• 북한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아파트 붕괴 진실

    시멘트 대용으로 쓰이는 것 알고보니…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 ▲ 완성되지 않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북한 주민 (자료사진)
    ▲ 완성되지 않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북한 주민 (자료사진)
    지난 13일 북한 수도 평양에서 23층 아파트가 붕괴되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이번 사고에 대한 북한 요직 간부의 사과 모습이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언론에 공개되었다.

    북한 언론매체는 모든 것을 속속들이 밝히는 남한 언론과는 다르다.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오직 김씨일가의 우상화 선전에만 매달려있다.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자기 지방이 아닌 타지방에서 사고가 나도 전혀 모른 채 살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를 접한 탈북자들의 심정과 북한에서 살 때 목격했던
    크고 작은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자.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는 미완성 아파트가 주민들에게 분양된다고 한다. 주민들 사이에서 일명 '뼈다귀아파트'로 불리는 이 집은 미장도 하지 않고 벽체만 세워져있다고 한다.

    남한은 아파트를 지을 때 모든 것이 완성되어야 국민들에게 분양한다.
    반대로 북한은 형태만 지어놓고 기둥만 세워놓은 아파트를 주민들에게 분양한다. 

    2013년 북한을 탈출한 혜산출신 이광철씨는 "북한에서 아파트 붕괴는 평양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7년 전 혜산에서 고층아파트가 붕괴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무너진 아파트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아파트이라는 점이다."고 증언했다.

    "6.18돌격대가 지은 이 아파트는 기초를 세울 때부터 자재가 계산보다 적게 들어갔다. 질 좋은 시멘트는 돌격대 간부들과 직접 창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뒤로 빼돌려 시장에 내다 팔았다. 대신 식료공장에서 나온 재를 시멘트 대용으로 이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대충 뼈다귀만 세워놓고 주민들에게 배정했다. 사람들은 형체만 있는 빈집에 들어와 본인들이 시멘트 모래를 사서 미장도 하고 문짝도 달면서 집을 완성했다. 어떤 세대들은 아파트 내부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아 구조도 변경시키다보니 아파트 원체에 변형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겉을 번듯하게 미장해도 기둥이 든든하지 못한 아파트다보니 오래 견디기는 불가능하다. 기초 작업에 들어가야 할 시멘트 대신 굳으면 부실 부실 떨어지는 재가 들어가고, 기둥에 들어가는 철근은 건설에 동원된 사람들이 고철 값으로 중국에 팔아먹었다."고 했다.

    그는 "돌격대원들은 아무리 국가 일에 충실해도 배급이나 월급이 전혀 보장받지 못하다나니 결국은 건설용 자재를 팔아 가정을 유지해야 했던 것이다. 사고가 난 후 중국노동자들이 들어와서 그 자리에 다시 아파트를 건설했는데 그들은 무너진 아파트 벽체를 보고 재만 가득한 벽체가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버틴 것도 다행이라고 혀를 찼다."고 한다.

    2012년에 탈북한 청진출신 강기철씨는 제대군관 출신이다. "북한군관은 중도에서 제대되면 살아갈 길이 막막한 사람이다. 40살에 제대발령을 받고 고향으로 왔지만 당장 가족이 살 집도 마련되어 있지 않는 상태였다."고 했다.

    "임시로 부모님 집에 이삿짐을 풀고 집 배정신청을 했다. 다행히 제대군관은 정권에서 집을 배정해준다는 규정이 있다. 그런데 건설하는 아파트는 적고 제대군관은 해마다 늘어나다 보니 언제 집이 차려질 지는 한정 없이 기다려봐야 할 일이었다."고 했다.

    강씨는 "제대할 당시에 아내가 임신중이였는데 그 애가 9살이 되는 해에야 집이 배정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일단 배정한 아파트를 찾아가보니 너무도 황당했다. 우리가 살 집은 아직 시멘트 냄새가 물씬 풍기고 벽체미장도 하지 않은, 그야말로 기둥만 세워놓은 상태였다."고 했다.

    "문도 달지 않은 상태였고 베란다 창문틀도 없었다. 그대로 표현한다면 순전히 뼈다귀만 서있다고 말할 수 있다. 주택관리소에 찾아가서 항의하자 담당자는 가기 싫으면 다른 사람에게 배정하겠다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고 말했다.

    기철씨는 "뼈다귀아파트를 받는 것도 10년 세월이 흘렀는데 완성된 집을 기다리다가는 늙어 죽을 때까지도 받지 못할 것 같았다. 우선 있는 돈으로 문짝부터 사서 끼우고 다음에 돈이 생기면 베란다 창문틀을 사서 끼우면서 거의 3년을 대충 집모양이 나게 완성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장 못한 바닥에 박스를 깔고 자면 아침에는 이불에 시멘트 부스러기가 가득 묻어나오던 생각이 난다. 그래도 이런 뼈다귀아파트라도 배정받은 것은 천행 중 다행으로 여길 만큼 운이 좋은 편이다."고 했다.

    2011년에 탈북한 혜산출신 지연옥씨는 "연풍동 도로 옆에 새집을 짓고 10호 가족(항일연고자)이나 영예군인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했다. 그런데 자재부족으로 형체만 덩그렇게 보이고 지붕도 올리지 않은 뼈다귀 집을 대상자들에게 공급했다."고 증언했다.

    "집을 완성할 힘이 없는 10호 가족이 개인에게 배정된 뼈다귀 집을 헐값에 팔았다. 형식상으로는 바꾸었다고 위조하고 돈 있는 집에서 이사를 왔다. 연풍동은 지리상 압록강이 가까워 밀수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고 전했다.

    연옥씨는 "아무리 영예군인 가족들을 우선적으로 위하는 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그들은 집 꾸리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 때문에 그들은 어쩌다 차려진 새집도 정부가 꾸려주지 않아 돈 많은 사람에게 팔고 자신들은 기울여져가는 집에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고 전했다.

    "기둥만 서있는 아파트를 완성할 시멘트나 자재가 없다고 정부에서 말하는데 실제로 시장에 가면 자재들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국가창고에 없는 자재가 시장에 있다는 것은 자재를 쥐고 있는 간부들이 뒷문으로 팔아먹어 자신들이 이익을 챙기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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