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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대응? 김정은 동선(動線) 공개하라!”

전략적 사고 부족한 정부 대응과 언론 보도, 北김정은 의도에 놀아나는 꼴

전경웅·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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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5 12:43 수정 2014-04-07 10:25

▲ 허문도 前통일부 장관. ⓒ이미화 뉴데일리 기자.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의 기본 성격은
‘IT 시대의 스마트판(版) 김신조 청와대 강습 사건’이다.

우리도 여기에 대응해 김정은의 동선(動線)을 공개해야 한다.”


5일 오전 9시, 광화문에서 만난 허문도 前통일부 장관의 일성(一聲)이었다.

허문도 前통일부 장관은
지난 3월 24일 경기 파주시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3월 31일 백령도에 떨어진 무인기는
하나의 군사적 도발행위,
즉 무력위협으로서 우리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려는
일종의 ‘정치전략적 수단’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허문도 前장관은 “이번 무인기 추락원인에 대해 국방부가 뭐라고 했나”라고 물었다.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 중 한 대는 연료부족, 한 대는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답을 들은 허문도 前장관은 “그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사실 떨어진 무인기를 보면 진짜 고장이 난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추락시킨 건지
알 수 있지만 국방부가 보안 문제로 밝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저들이 눈감고 있는 우리한테 위협의 존재를 알리고자 추락시켰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가능성을 배제한다면 우리 당국은 전략사고의 결핍을 우려해야 할 것이다.

추락한 무인기의 낙하산을 여러 번 펼쳤다 접은 흔적도 있고,
지금까지 여러 차례를 비행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나.
그렇다면 이건 강력한 군사적 도발, 스마트판(版) 무력도발로 봐야 한다.”


허문도 前장관은 “이번 무인기 추락은 분명 북한이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통해 실행한,
일종의 무력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무인기 사건은 단순한 정찰 목적이 아니라 매우 강도 높은, 스마트 방식의 도발이다.
이번 무인기 사건을 보자. 청와대 위로 여러 차례 오갔다는 말은
‘당신네(남한) 수뇌부의 목은 우리 손에 있다’는 걸 말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떨어뜨린 것으로 본다.

우리가 변했듯 북한도 변했다.
무인기로 우리에게 겁을 주면 어떤 이점이 있느냐?
1968년 김신조 사건 때처럼 거추장스럽고 위험하게 사람을 직접 보내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없게 하면서도
‘언제든지 당신네 수뇌부의 목을 딸 수 있다’고 말하는, IT시대의 협박이다.”


허문도 前장관은 “이번 무인기 사건은 스마트형 김신조 사건”이라며
이 개념을 먼저 알아야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문도 前장관은 또한 북한 무인기 추락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무언의 협박’이라고 단정했다.

▲ 허문도 前통일부 장관. ⓒ이미화 뉴데일리 기자.



“다시 말하지만 북한이 무인기를 날려 청와대 상공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일부러 떨어뜨려
‘우리는 언제든지 당신네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것이다. 이게 뭐냐?

안보전략에서 위협이란 기본적으로 상대방 수뇌부의 ‘의지’를 공격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 ‘의지’를 공격당한 것이다.
그래서 정치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우리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은 집어치워라. 우리가 당신네들 목을 쥐고 있다’는
무언의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북한 정권은 진짜 우파 대통령이 들어서면 반드시 목숨을 노린다.
박정희 대통령 때도, 전두환 대통령 때도 그랬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항상 상대방 수뇌부의 목숨을 노린다는 목표 아래 대남 전략을 세운다.
우리가 이런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허문도 前장관은 또한 북한 무인기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도
북한의 의도대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3월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와 3월 24일 경기 파주시에 추락한 무인기. [사진: 국방부 제공]



“북한 무인기 사건을 두고 청와대를 찍었다는 것 갖고 야단들인데
기본적으로 남쪽으로 오는 모든 비행체는
휴전선에서 막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청와대고 백령도고
뭐가 넘어올 수 있었겠느냐.

게다가 지금 우리 사회는 북한 무인기 사건을 놓고
너무 정치적인 부분에 집중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잘 아는 북한이 무인기를 일부러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적이 생각 못했던 수단을 일부러 보여줌으로써 충격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의지를 꺾으려는 시도다. 이게 김신조 사건 이상의 효과가 있다.
이런 북한 측의 ‘콘텍스트’를 읽고 대응해야 한다.”


허문도 前장관은 북한 무인기 사건을 단순히 북한의 신무기, 비대칭 전력 사용 등으로만
판단하고 신형 장비를 도입하려는 안보 관계자들과
북한 무인기의 제원, 형태 등을 보도하는 데 급급한 국내 언론들의 보도행태도 비판했다.

“지금 우리나라 국방부와 언론들의 반응을 보면서 북한 김정은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번 사건으로 그자들은 웃고 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아, 장난감 같은 무인기 하나로 남조선 전체를 뒤집어 놓았다’고
쾌재를 부를 것이다.

북한이 미국 때문에 우리를 건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바닥 위에 우리를 올려놓고 놀리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신형 장비 도입한다, 새 요격무기 도입한다 하는 주장이야말로
전략의 ABC도 모르는 행태인데 그게 지금 우리나라 국방부와 언론 입에서 나오고 있다.
이건 우리에게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다는 걸 적에게 고스란히 알린 것이다.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책도 청와대 주변을 지키는 데 급급하지 말고,
아예 휴전선을 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번 무인기 사건은 당국자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일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대북경계에 구멍이 난 게 드러났는데 이걸 무슨 애들 장난감 놀이하듯이
제원이 어떠니 하는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된다.”


허문도 前장관은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전략적 사고’가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 허문도 前통일부 장관. ⓒ이미화 뉴데일리 기자.



“오늘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까
북한 무인기를 막으려면 무슨 요격무기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언론, 국방부, 조야(朝野)도 조선일보와 거의 비슷하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정말 위험하다. 고도의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해 대응해야 한다.

즉 우리 수뇌부의 의지가 북한의 ‘무인기 협박’ 따위에 감쇄되거나 동요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도의 정치 전략적인 제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허문도 前장관이 생각하는 대응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는 “당신네 수뇌부 목숨도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고 알려줬다.

“북한의 무인기 사건은 정찰총국에서 주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즉 대남공작부서가 저지른 일이다.

북한의 대남공작 요원들은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기 때문에
없는 자원을 활용해 최대의 효과를 보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하는 인력들이다.
그들에게 맞서고 있다는 걸 떠올려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도 ‘당신네 수뇌부의 목도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청와대 방어가 아니라 비슷한 수단을 동원해 같은 방식으로 보여주자는 말이다.

전술적인 응급 대응책으로는 김정은의 동선을 낱낱이 공개하는 방법도 있다.
일주일 정도라도 좋다. 김정은의 동선을 다 보여주면 저들도 겁먹을 것이다.
이것은 현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물타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정원의 ‘휴민트(HUMINT)’ 능력이 와해됐다고 비난받는 상황에서
가능할까? 허문도 前장관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 해맑게 웃고 있는 김정은. 북한은 김정은의 신변안전 때문에 그에 관한 보도를 며칠 정도 미뤘다 전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가 5공 때 미국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CIA에 갔더니 김일성의 24시간 행적을 추적한 자료를 나한테 브리핑해 줬다.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의 능력이라면 김정은 동선 정도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우리 당국과 동맹국의 정보 수준이 높다.

그 다음 단계에서
김정은의 도발이 우리 정부에 아무런 영향도 못주고,
오히려 대북 억제의지가 강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역제안으로 전략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허문도 前장관은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청와대 습격 사건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을 언급하면서 일종의 ‘무력시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허문도 前통일부 장관. ⓒ이미화 뉴데일리 기자.



“김신조 사건 이후 박정희 정부가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하는가. 군사적 행동이다.
전략적으로 보는 군사적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직접 대응 공격, 다른 하나는 위력시위를 하는 것이다.
위력시위도 하나의 군사행위다.

한 나라가 핵을 개발하는 것을 알리는 것도
사용을 하지 않고 보유를 하는 것만으로
치명적 위력시위인 것이다. 

즉 북한 무인기 사건과 같은 도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우리도 북한과 똑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방공망을 강화하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이 기습적으로 무인기를 내려 보내도 아무런 효과도 없고,
오히려 우리의 경각심을 높여준다는 것을 보여야 북한의 의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
그렇게 고도의 정치 전략적 수단으로 막아야지
무슨 무기로 막아야 한다고 모든 언론이 떠드는 건 잘못이다.”


허문도 前장관은 전두환 정부 시절
북한 김일성 정권의 KAL858기 폭파사건, 버마 아웅산 테러 사건 당시
왜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1년, 서울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뒤
북한은 올림픽을 열지 못하게 하려고 각종 테러를 자행했다.
1983년 10월 9일 일어난 아웅산 테러는 국가 수뇌부를 직접 노린 것이었다.

그때 우리 정부가 인내한 건 고도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겁이 나서 참은 게 아니었다.

당시 정부 안에서는 북한의 테러에 대응공격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굉장히 강했지만,
어떻게든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꾹 참았다.
우리가 고도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인내하고 있다는 걸 상대방이 느끼면
그때는 그들의 태도가 달라진다.”

▲ 국방부가 공개한 무인기 사진. 일반적인 RC(무선조종) 비행기보다 조금 더 크다. [사진: 국방부 제공]

허문도 前장관은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 때문에
우리 나라 수뇌부의 ‘전략적 사고와 시각’이 부족한 게 드러났고
이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북한 무인기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과 대응책을 내놓은 정부 관계자를 보면서
‘전략적인 사고와 시각’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아니 우리 국민들 전체적으로 전략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게 지금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는 증거다.

언론은 평소에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전략적인 시각을 길러야 한다.

군 수뇌부도 그렇다.
작전 잘 하고, 야전 지휘관으로 유능하다고 전략을 잘 아는 게 아니다.
전략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군사와 정치가 연계된 분야다.
이는 공학적인 게 아니라 사회과학적인 사안이다.

정부의 안보 수뇌부 중에서 북한 무인기 사건을 스마트 도발로 보는, 그
런 시각이 없으니까 언론도 그 뒤를 따르고, 결국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허문도 前장관은
우리 사회의 전략적 사고 부족이
일본 아베 정권의 끊임없는 도발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순진하게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오늘 아침, 언론들에 독도 문제, 일본 교과서 문제가 크게 났더라.
이게 단순한 교과서 표현 문제가 아니다.
이건 일본 지배층이 미래 세대들에게도 한일 갈등을 계속 이어가도록 만들겠다는
지의 표현이다.

미래 세대들에게 역사를 왜곡해 가르친다는 것은
독도 문제로 한국과 오랫동안 다투겠다는 뜻이다.

이번 일본의 행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문제를 제기해 온
일본 지도층의 역사인식 문제가 맞다는 게 확인됐다.

독도 문제는 역사인식의 문제다.
일본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뒤 독도를 군사기지로 사용하려 했었다.
그때부터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일본은 이때를 시작으로 한반도를 점령한 뒤 러시아, 중국을 침략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침략의 유산’인데도
그런 역사인식을 자기들 미래세대에게까지 가르치면서
겉으로는 평화국가를 표방하고 우리나라 대통령을 만나자고 제안했던 것은
한일 관계가 허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허문도 前장관은
“이번 교과서 역사 왜곡으로 독도 문제는 차원이 달라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전략적 시각에서
국민들의 정당한 분노를 십분 활용해 대일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 지난 3.1절 서울 중구 순화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우파단체들이 아베 내각의 망언에 항의해 벌인 퍼포먼스. ⓒ뉴데일리.



“지금 일본에서는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문제에
전 국민이 다 달려드는 분위기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이 정당한 분노를 표시하지 않을까.
국민들의 분노가 반영되지 않고 무슨 외교를 한다는 것인가.

일각에서는 일본과의 관계가 너무 거칠어지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던데 그렇지 않다.

국민들의 정당한 애국심, 민족주의, 정당한 분노가 나오는 걸 정부는 말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 국민들의 분노를 외교당국이 활용하고 나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외교부 혼자 떠들어서는 지금의 한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허문도 前장관은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도
“국가 수뇌부, 안보 수뇌부의 전략적 사고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무인기 추락 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전혀 다른 듯 하면서도 같은 열쇠를 지닌 문제로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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