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탈출 17주년,
    김대중 정권과 싸우던 시절의 黃長燁 선생 추억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의 진실을 이야기하면


  • 反김정일 운동이 불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착각이었습니다."

    趙甲濟    
      

       오늘은 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가 북경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요구한 지 17주년이 되는 날이다.
    김영삼 정부는 황장엽과 김덕홍 씨를 받아들이고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지원을 해주었지만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등장, 對北 굴종정책을 펴기 시작한 뒤부터

    국정원의 견제와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다.
    黃 선생은 그런 가운데서도 끈질기게 언론 활동을 이어가면서 김대중을 비판하였다.
    자유를 찾아 가족을 死地로 보내고 한국에 온 황장엽 선생을
    탄압한 자들에겐 저주가 내릴 것이란 예감이 든다.
    김대중 정권과 싸우던 시설의 황장엽 선생과 관련된 글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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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의 황장엽 면담요청도 묵살한 김대중의 국정원 
          
       2000년 8월3일 오전 金泳三 전 대통령은 대변인 역할을 하는 朴鍾雄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서 중요한 발표를 했다. 자신이 대통령으로 在任할 때 망명한 黃長燁 전 북한노동당 비서를 만나고싶다는 요청을 국가정보원에 두 차례 했는데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거절 이유로 보안문제와 黃長燁씨의 면담 거부 의사를 들더라는 것이다.
       나는 이날 오후 黃長燁씨와 통화할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 문화일보를 읽고 그 일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누구로부터도 金泳三 전 대통령이 나를 만나고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습니다"
       나는 黃長燁씨에게 우리 사회 일각에는 그가 사실상 연금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고 "선생께선 과연 자유로운가"란 질문을 던졌다. 그는 명쾌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자유롭다거나 자유롭지 않다거나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고···"
       국가정보원이 전직 대통령의 면담요청을 黃長燁 본인한테 전하지 않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 동안 國情院은 黃씨에 대한 취재, 인터뷰, 강연 요청을 받아 그에게 전달하고 성사시켜주는 역할을 비교적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러다가 지난 4월 南北頂上회담이 발표되면서 그와 접촉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그의 잦았던 외부 강연은 중단되었다. 金正日이 黃長燁씨의 발언에 대하여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黃씨의 입을 막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었다.
       國情院이 黃長燁씨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전직 대통령의 면담 요청을 본인 의사도 확인하지 않고 『그가 만나지 않으려 한다』고 말을 만들어 거절했다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국가기관의 정직성 문제와 黃長燁씨의 자유 문제이다.
       國情院에선 黃씨의 안전문제를 들기도 했다지만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경호실에서 잘
       지켜주므로 金泳三씨가 사는 곳은 일단 안전한 경호지역으로 봐야 한다.
       國情院이 黃長燁씨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金 전 대통령의 면담요청을 거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다음날(8월4일) 그는 자필 서신을 각 정당과 언론사에 보냈다.
       <김 전 대통령이 우리의 망명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신 데 대해 늘 감사히 여기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정세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黃씨는 國情院이 관리하는 건물 안에서 경호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國情院의 영향권 아래 있다. 그는 이날 다른 기자가 8월4일자 조선일보 보도(자신의 의사를 묻지 않고 국정원이 황씨와 김 전 대통령의 면담을 거절했다는 내용)를 확인하자 그 보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날 黃씨의 친필 서신에도 불구하고 國情院이 黃長燁씨에게 전직 대통령의 말을 전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이는 黃씨가 외부 세계와 자유롭게 접촉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제약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외부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친필 서신중의 '지금 정세에서는···'란 말의 뜻에 대해서 黃長燁씨는 "정치문제에 휩쓸려 들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했다. 정치문제란 국정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면담요청을 거절하고 김 전 대통령측에서 항의한 뒤에 생긴 문제이다. 따라서 金泳三 전 대통령이 면담을 요청했던 7월 중순과 8월 초의 정세에서는 黃씨가 金 전 대통령을 만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黃씨는 남북정상회담에 비판적인 자신의 의견이 제대로 발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갑갑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黃씨의 친필 서신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국정원의 과오를 덮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자유를 찾아 反金正日 운동을 벌이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 수십명을 강제수용소, 또는 死地로 보내는 '독한 결행'을 한 黃長燁씨가 처한 상황이다.
       金正日의 反범인류적 범죄를 온 세계에 폭로하여 북한정권을 붕괴시키고 북한동포들을 구출하겠다는 꿈을 안고서, 수많은 가족-親知들을 희생시키며 부귀영화의 기득권도 버리고 탈출한 70대 老철학자의 언론자유를 제한하려는 자가 있다면 그는 천벌을 받을 것이다. 金正日과 싸우고 북한동포들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黃씨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입과 펜이다. 이것이 그의 언론이다. 그의 언론을 제한하는 자들은 그가 아무리 권력자라고 해도 민족의 심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런 말이 생각났다. 直筆은 사람이 죽이고 曲筆은 하늘이 죽인다. 자유를 위해 목숨 건 탈출을 감행했던 黃씨가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곳은 과연 민주국가인가. 黃長燁씨의 자유를 제한하는 자들에겐 역사의 저주가 함께 할 것이다. (조갑제닷컴 2000년 8월5일)
          
       "김정일은 절대로 개혁 개방하지 못한다."
          
       黃長燁 전 노동당 비서는 2000년 6월 이후 행동의 자유가 제한된 가운데 탈북자동지회에서 발간하는 '민족통일'이란 잡지를 통해서 김정일에게 속지말라는 경고를 계속해서 보냈다. 2000년 10월호 머리에는 추석 때 탈북자들과 만나서 한 담화내용이 실려 있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저 먹고 자고 이렇게만 한다면 그 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들 개인은 죽어도 민족은 죽지 않습니다. 우리가 민족을 위해서 얼마나 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죽는가 하는 데 따라 우리의 일생이 규정된다고 봅니다. 김정일 독재자에게는 수백만 우리 인민의 생명이 자기 아버지의 屍身만도 못합니다. 수백만 인민이 굶어죽어갔지만 아버지의 屍身을 보존하는 데 8억 달러나 들였습니다. 이보더 철저한 이기주의가 어디 있습니까.
       그들이 다른 사람들은 속여도 우리만은 못속입니다. 그들은 곧 잘 '민족주의'란 간판을 쓰고 우리 민족을 속여보려고 하지만 그들의 민족주의란 우리 민족을 수령의 노예로 만들려는 민족주의입니다. 김정일 독재집단이 지금 그 무슨 개혁, 개방으로 나가는 것 같이 연막을 치고 있지만 수령절대주의적인 개인독재를 부인하는 개혁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도, 베트남도, 쿠바도 수령절대주의 독재는 아니었습니다. 김정일은 수령절대주의 독재를 유지하는 한도안에서 뭔가 하자고 하는데 그러니 속임수밖에 더 나오겠습니까.
       지금까지 代를 이어서 사람들을 속여왔기 때문에 속임수만은 발전되었습니다. 김정일이 그렇지 그 부하들도 속임수에서는 꼭 1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러나 그렇게 오래 속지는 않습니다. 김정일 독재집단이 아무리 발악해도 세계는 발전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간에 즉 정세가 좋아지면 싸우고 나빠지면 싸우지 않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길을 믿고 우리의 힘을 가지고 계속 싸워나가야 합니다."
       그는 또 김정일이 히틀러를 좋아하였다고 폭로하였다.
       <평화적 통일의 기본전략은 북측의 전쟁능력을 부단히 약화시키는 한편 남한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북한을 경제적으로 남한에 예속시키는 것이다. 북한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의 본질을 잘 모르는 일부 사람들은 대화의 방법이야말로 평화통일의 기본방법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북한은 오로지 무력통일을 확고부동한 방침으로 견지하고 있으며 대화는 다만 남한을 고립시키고 평화통일 간판 밑에 무력침공을 준비하는 자기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술책으로만 인정하고 있다. 정치적 대화와 정치적 조직사업에서 북한은 남한보다 더 발전되어 있다.
       어떤 전략과 전술이든지 명백한 것은 북한의 수령절대주의를 종식시켜야 평화공존도, 평화통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체제를 조기 붕괴시킬 수 있는 결정적 여건은 북한내에 있다. 북한체제 붕괴의 최대 변수는 김정일 독재자에게 있다. 그는 일찍이 독일의 히틀러를 숭배하고 그와 같은 독재자가 될 것을 희망하였으며 히틀러의 본을 따서 전격전이란 말을 쓰기 좋아하였다. 한반도의 평화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한수령절대주의 체제의 왕초인 김정일을 제거하는 외의 다른 길이란 없다>
       황장엽씨의 말 가운데 김정일은 수령절대주의를 변경시키는 개혁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한 점이 주목되었다. 鄧小平 정도의 독재이면 개혁도 개방도 할 수 있지만 수령절대주의는 속임수(6.25가 북침이고 김일성과 김정일을 온 세계가 흠모하고 있고, 북한은 지상천국이며, 남한에선 거지떼가 우걸그린다단지)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절대로 개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장엽씨는 북한체제의 본질을 김정일 수령절대주의로 보면서 이 체제가 근거하고 있는 허위를 무너뜨리면 무너진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개방은 외부정보가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허위가 무너지기 때문에 김정일은 한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정도의 개혁만 하지 체제를 바꾸려는 노력은 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속임수의 천재인 김정일을 더 크게 속이는 사람이 나오든지 우리의 정직으로써 그의 굽은 곳을 치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조갑제닷컴 2000년 10월28일) 
          
       "나는 착각하였다."
          
       2000년 10월30일 오전 기자는 부자유한 黃長燁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黃선생님께서는 북한이 수령지배체제란 점을 항상 강조하고 계시는데요?
       "아무리 독재를 강화해도 물질적 기반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것을 김정일도 알게 된 것입니다. 金正日이 외부로부터 돈을 뜯어와서 경제를 지금식으로 수습한 뒤에 2단계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그는 언제까지나 수령지배체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중국 수준의 개혁 개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김정일 정권이 개방 못하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이 정권이 날조된 역사 등 허위에 기초하고 있어 진실과 사실이 들어오면 무너지기 때문이 아닌가요?
       "수령, 당, 혁명의 역사를 날조했죠. 사상에서 黨이 나오고, 黨에서 대중이 나오고, 대중에서 독재정권이 나오고, 거기서 사회제도가 나오기 때문에 사상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黃長燁씨는 김정일 수령지배체제에 변화가 올려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선거제, 임기제의 도입, 우상화 기념물의 철거가 되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人權사상이 들어가야 하고 물자와 인간의 내왕이 있어야 합니다."
       黃씨는 북한이 물자의 내왕은 허용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내왕은 제약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일 정권이 잘 무너지지 않는 것은 지배층내의 狂信性과 共犯집단으로서의 결속력 때문이 아닌가요?
       "그래서 그 한 사람 처벌로 그쳐야 합니다. 다른 사람은 김정일에 반대할 재간이 없습니다. 年前의 논문 '조선문제'에서도 썼지만 김정일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용서해준다고 해야 합니다."
       黃씨는 "북한은 소련붕괴의 원인을 흐루시초프에 의한 개인숭배 철폐로 본다. 중국은 소련이 경제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는데 반해. 김일성 시절 땐 그래도 기본 생활 걱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黃長燁씨는 자신이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오려고 했을 때 정세를 잘못 판단한 점이 있다고 했다.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의 진실을 이야기하면 反김정일 운동이 불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착각이었습니다. 1996년엔 북한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출구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고 남침 전쟁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았습니다."
       黃씨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더 이야기합시다"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11월8일 아침 기자는 黃長燁씨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북한도 남한과 미국이 쳐들어오지 않나 하는, 일종의 안보위협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팀 스피리트 훈련을 이쪽에서 하면 북한에선 한달 동안 총동원령을 내려서 대비하곤 했지 않습니까.
       "그건 주민들을 긴장시키기 위한 전술적인 조치지요. 그리고 남쪽에서 북한을 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이 잘 압니다. 치지 못합니다. 치게 되면 북한의 보복이 보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李光耀 싱가포르 전 수상도 黃선생님과 비슷한 말씀을 하셨더군요. 즉, 북한의 지배체제가 변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지원을 하면 남한에 대한 위협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요?
       "경제원조의 방향 문제이지요. 정권의 힘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용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가,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입니다." 
          
       國情院에 선전포고
          
       黃長燁 선생은 김대중-김정일 회담 이후 자신의 활동을 사사건건 간섭하기 시작한 국정원을 상대로 싸웠다. 남북한 정권이 다 黃 선생에게 敵對的이었으나 그는 품위를 지키면서 할 말을 하였다. 아래 글은 黃長燁 金德弘씨가 2000년 11월21일짜로 발표한 '남북통일에 대한 우리의 입장' 이라는 성명서 全文이다. 황장엽씨와 김덕홍씨는 언론사에 배포한 이 성명서에서 "국정원이 우리에게 가하고 있는 언론자유 제한조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앞으로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우리 소신대로 하겠다"는 요지의 뜻을 밝혔다. 이 사건의 발단이 된 黃長燁씨의 비공개 논문('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하여-독재와 민주주의는 양보할 수 없다')는 月刊朝鮮 2000년 12월호에 그 全文이 실렸다. 月刊朝鮮은 黃 선생의 발언을 세상으로 연결해준 한 窓口였다. 
          
       *성명서 全文
      
       우리는 민족통일에 다소나마 이바지할 목적으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왔다. 우리의 입장은 조국통일을 위하여 한 목숨 바치는 것이다.그러나 민족통일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하여 왜곡되고 있으며 적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 잘못 이해되고 있다.
       심지어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탈북자들 속에서도 통일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상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우리는 금년 6월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몇가지 문제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탈북자 동지회 소식지인 '민족통일'에 발표하였다. 이때에 국정원의 반대로 이름을 밝히지 못하고 편집부 이름으로 발표하였다.
       그 이후에도 탈북자들 속에서 통일문제에 대한 견해를 정리하지 못하여 많은 질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하여 책임을 절감한 우리는 금년 10월에 다시 11개의 제목에 대한 질문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밝히는 글을 만들었으며 국정원 측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하여 '탈북자 동지회 대내 교양자료'의 형식으로 250부를 출판하였다.
       그러나 이 문건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정감사 문제가 제기된 관계로 탈북자 동지회 성원들에게 다 배포하지 못하고 배포를 중단하였다.
       그러나 이 글의 요지가 일본 신문에 발표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국정원측은 11월 16일 우리를 불러놓고 이 글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이 비판하였다고 하면서 우리를 호되게 비판하였으며 우리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더욱 강화할 데 대한 방침을 선포하였다. 제한조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을 만나서는 안된다.
       2.외부강연에 출연할 수 없다.
       3.책을 출판할 수 없다.
       4.탈북자동지회 소식지 '민족통일'을 내보내서는 안된다.
       5.민간차원의 대북 민주화사업에도 참가하여서는 안된다.
      
       이에 대하여 우리는 11월17일 국정원 임동원 원장에게 우리의 진정을 담아 정중하게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탄원서에서 우리는 글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탈북자 동지회 성원들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 글의 대상도 아닌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평가는 부당하다는 것.
       우리는 시종일관 현 정부의 정책에는 참견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하여 왔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입장을 고수하였다는 것.
       우리에게서 민간차원의 대북사업에 참가하는 자유마저 제한하는 것은 우리 생명의 존재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11월 16일 발표한 제한조치를 취소하지 않으면 우리가 스스로 자기의 행동방향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밝혔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를 극진히 보호하여 준 국정원측과 의견차이를 가져오게된 데 대하여 유감스럽게 여기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답답한 심정을 헤아리는 국정원의 일부 간부들은 그 원인이 환경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으니 참아야 한다고 설득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무슨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태가 이렇게 조성된 조건에서 우리는 문제의 글인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하여'를 공개하고 우리 국민의 공정한 심판을 받기로 결심하였다. 우리는 앞으로도 현 정부정책에 참견하지 않은 것이며 정치투쟁에 말려들지 않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민간차원에서 진행되는 민주주의적 운동에는 힘자라는 것 자체의 결심으로 참가하려고 한다.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생명이다.
       우리는 제기된 문제와 관련하여 언론기관들과의 상봉을 종전과 같이 사절하지않고 진지하게 응할 것이다.
      
       황장엽. 김덕홍 2000년 11월 21일.
        
       
       '젖비린내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김대중의 국정원과 맞선 황장엽, 김덕홍 두 사람은 2001년 7월23일 '최근의 비판 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언론사에 돌렸다. 어용 언론과 識者들이 자신들의 訪美 문제에 대하여 비판적 입장을 보이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우리에 대한 미국 측의 방미초청을 둘러싸고 비판 기사와 기고문들이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기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 미국방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
      
       우리는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미국방문을 요청한 일이 없고 더구나 미국 측에 초청해 줄 것을 요구하는 문제는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다.
       이번에 나와 나의 동지인 김덕홍을 초청한다는 초청장을 간접적으로 전달받았으며 우리는 감사히 접수한다는 인사를 역시 간접적 방법으로 상대방에 전달하였을 뿐이다. 이것이 미국방문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관여한 전부이며 이것으로써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 끝난 것이라고 본다.
      
       미국방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우리의 방미가 국가의 이익 즉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수락했다.
       *우리는 외국을 찾은 망명객이 아니라 조국에 돌아온 한국인이다. 따라서 일반국민들과 같은 헌법상의 기본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에 대한 정부의 대우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물질적 대우와 우리의 신념, 양심을 바꿀 수는 없다.
       *지금 다수의 국민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의 행동이 건전한 남북관계 발전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2) 최근 비판글들이 노리는 목적
      
       비판기사의 필자는 현 시기 북한문제의 최고 권위자로서 연일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는 인사인 만큼 우리가 그 누구의 지시나 압력에 따라 자기의 원칙적 입장을 바꿀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값있는 충고를 주려는 것이 진심이라면 직접 찾아올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편지를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비판기사를 썼겠는가, 누구를 위하여, 누구를 대상으로 썼겠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것은 우리의 미국방문을 저지시키는 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하여, 국민대중을 상대로 우리의 미국방문의 부당성을 널리 선전함으로써 우리의 미국방문을 반대하는 것을 여론화하려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여기에는 아마 기사의 필자가 우리를 아무리 공격하여도 언론의 자유가 없는 무력한 존재인 우리로부터 반격을 받을 염려는 전혀 없다는 필승불패의 자신감도 작용하였을 수 있을 것이다.
      
       (3)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
      
       기사의 필자는 우리의 미국방문의 부당성의 근거로서 다음의 몇 가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우리의 미국방문은 국가의 이익에 배치되기 때문에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둘째, 우리가 엄청난 고급한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국가 공무원과 같은 자세로 정부의 의사에 무조건 순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며
       셋째, 특수관리를 받고 있는 「망명자」에게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미국방문과 관련하여 우리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는 전체 국민의 국가이지 일부 사람들만의 국가가 아니다. 기사의 필자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만이 국가의 이익을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한국 국민들 속에는 기사의 필자와 국익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애국자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보장해주는 높은 물질적 대우에 대해서는 언제나 감사히 생각하고 있으며 조국통일 위업에 헌신하는 것으로써 반드시 보답해야 하겠다고 결의 다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결의는 우리에 대한 대우를 처음으로 결정한 前 정권시기에서나 그러한 대우를 계속 보장해 주고 있는 현 정권에서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기사의 필자가 우리에 대한 정부의 대우문제를 우리의 원칙적 입장과 직접 결부시키는 데는 경멸감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
       북한 노동당중앙위원회 비서의 물질적 대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설사 그보다 더 높은 물질적 대우가 있다고 하여 그것과 자기의 가족, 그리고 한생을 바쳐 성취한 모든 소중한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아마 비인간적인 정신의 소유자만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의 필자는 자신이 前 정권당국으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투쟁한 민주투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으며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이 필요한 외교적 절차를 무시하고 우리를 초청하였다 하여 우리의 주권을 조롱하는 행위라고 애국적 울분을 토하였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청렴결백하고 투철한 애국심을 간직한 양심의 화신으로 자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묻고 싶다. 당신은 자기가 자랑하는 그 양심을 높은 물질적 대우와 바꾸겠는가고!
       자기의 양심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남의 양심도 존중하는 법이다.
       우리야말로 대의명분과 도덕적 의리를 생명보다 더 귀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탁상공론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비방하는 것을 탓하지 않는다.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으로 사선을 넘어 양심을 지킨 사람들은 반드시 우리의 입장, 우리의 심정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은 많은 경우에 자기만 양심이 있고 다른 사람은 양심이 없으며 자기만이 권력 앞에서 아부굴종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유아독존만을 아는 철부지든가, 아니면 권력의 압잡이로서의 자기 정체를 가리우기 위하여 교활하게 책동하는 위선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사의 필자는 미국에 망명한 장승길씨의 실례까지 들면서 특수관리를 받는 망명객에게는 민주주의적 자유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해 보려고 애쓰고 있다. 즉 특수관리를 받고 있는 망명자에게 민주주의적 자유를 보장해 주지 않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인된 보편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부터 출발하여 그는 『이러한 반민주적 작태가 지금 선생님의 자유와 권리를 외치는 사람들이 정부를 운영할 때 일어났습니다』라고 하면서 오늘 날 우리의 민주주의적 자유를 옹호하고 있는 인사들을 오히려 반민주인사로 낙인찍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지 체험을 통하여 우리의 민주주의적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참다운 수호자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우리는 김영삼 대통령 정권시기에 한번도 언론의 자유와 활동의 자유에 대하여 호소한 적이 없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특수관리 대상이었다.
       현정권 하에서도 우리를 관리하는 기관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그리고 조건과 구실이 달라질 때마다 우리의 민주주의적 처지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것은 특수관리를 받고 있는 「망명자」에 대한 처지가 누가 어떤 입장에서 관리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여 준다.
       그런데 특수관리를 받는 「망명자」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보편적 원칙이라는 주장이 얼마나 한심한 궤변인가 하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미국에 망명한 어떤 작은 나라 사람이 아니다.
       조국의 품에 안긴 한국인이다.
       대국을 찾아가 생명의 안전을 구하는 망명객과 애국투사를 제대로 구별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조국에로의 「망명」이 가능하단 말인가.
      
       어떤 사람은 개인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국익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인권문제가 어떻게 한 개인의 문제로만 되겠는가. 국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인권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이 독재의 논리가 아닌가.
       개인의 언론자유와 인권을 유린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초석을 허무는 것으로서 국익 가운데서도 가장 큰 국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된다.
       우리가 특수관리를 받는 이유는 오직 신변안전문제 때문이지 여기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으며 또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망명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이다.
      
       (4) 동맹국에 대한 태도문제
      
       기사의 필자는 미국 공화당의 강경보수파 의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풀어보려는 움직임을 결렬시키고 긴장을 고조시켜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에서 우리를 초청하는 것이니 여기에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를 초청한 미국회 의원들이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고조시켜 정파적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상식을 벗어난 거짓말이다. 누가 이런 거짓말을 곧이 듣겠는가.
       우리는 강경파이건 온건파이건,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할 것 없이 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해야 하겠다는 완전히 같은 목적을 추구하고 있으며, 다만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에서 당근과 채찍을 어떻게 배합할 것인가 하는 견해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려고 한다는 기사 집필자의 주장은 동맹국 국회의원에 대한 터무니없는 중상비방이다.
       만일 우리를 초청한 미국의 국회의원들이 필요한 외교절차를 지키는 데서 부족점을 발로시켰다면 그것은 외교경로를 통하여 바로 잡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동맹국의 국회의원들의 호의를 믿는가, 믿지 않는가 하는 것은 한미동맹 관계와 관련된 원칙적 문제이다. 절차상의 부족점을 가지고 주권을 조롱하는 오만한 태도이니 뭐니 하며 큰 일인 것처럼 떠드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들 속에서 반미감정을 고취하려는 행동으로 밖에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한미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한미 양국 인민들의 친선협조정신을 강화발전시키는 것은 한국의 운명과 관련된 근본문제이다.
       여기에서 6·25 전쟁 때 미국 국민과 군대가 한국을 수호하기 위하여 세운 불멸의 위훈과 전후 한반도 평화와 한국의 번영발전을 보장하는 데 역사적 기여를 하여 온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하여서는 아무리 높이 평가하여도 과대평가로 될 수 없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북의 판이한 두 체제가 계속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귀중히 여기는가, 귀중히 여기지 않는가 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끝까지 수호할 의지가 있는가, 없는가를 가르는 시금석으로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으로부터 출발하여 미국 국회의원들이 우리를 초청한 것은 어디까지나 한미 양국인민들의 친선과 협조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려는 동맹자로서의 선의의 표현이라고 본다. 또 이번에 우리가 미국을 방문하려는 가장 주되는 목적도 한미양국의 친선과 동맹을 가일층 강화하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려는 데 있다.
      
       우리는 우리를 초청해 준 인사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자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에 이용당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만일 우리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남북문제해결에서 한미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는 목적을 위하여 이용당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커다란 영광으로 될 것이다.
       이종석 선생의 공개편지 기사를 통하여 한국 사회의 복잡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부족에 대하여 다시금 절실히 깨닫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너무 늙어서 냉전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이제는 이용가치가 없는 애물단지로 전환되었다고 비방하고 있다. 내가 늙은 것만은 사실이고 또 애물단지로 멸시당하고 있는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뼈대는 아직 남아있다.
       나는 북한에 있을 때 세상에는 절대적인 천재가 한 사람밖에 없다는 주장을 반대해 보려고 헛되이 많은 애를 썼지만 여기 남한에 와서는 천재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들이 풍기는 냄새 때문이다. 아마도 젖비린내인 것 같다.
      
       2001년 7월23일    
       황장엽 김덕홍>
       
          "김대중은 협잡꾼"
          
       黃長燁 선생은 김정일만큼 김대중을 싫어하였다. 평양에 있을 때 바라본 김대중의 본질을 직설적으로 털어놓기도 하였다. 2006년 노무현 정권 시절 그는 데일리엔케이에 실린 논문을 통하여 김대중을 혹독하게 비판하였다. 자신을 괴롭힌 그에 대한 일종의 筆誅(필주)였다. 
       
          <김대중씨는 김정일 독재집단과의 민족공조를 주장하는 데서 충실한 민족주의자, 평화주의자, 민주주의자의 간판을 서슴없이 내걸었다.
       ① 김대중씨는 김정일도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민족적으로 공조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6.25 남침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은 같은 민족이 아니었으며 남으로 진격하여 온 인민군대와 그와 싸운 한국의 국군은 같은 민족이 아니었던가?
       공산주의자들은 바로 같은 민족 안에서 자산계급과 무산계급은 한 하늘을 쓰고 살 수 없는 원수이기 때문에 무자비하게 타도하고 죽여야 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지주, 자본가, 부농들은 러시아의 무산계급에 의하여 계급적 원수로서 처단되었으며, 중국의 자산계급은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무산계급에 의하여 처참하게 숙청되었다.
       김정일이 수백만 북한 동포들을 굶겨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고 온갖 불행과 고통을 들씌운 민족반역자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민족반역자와 민족공조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살인강도와 협조, 협력하는 자가 공범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최악의 민족반역집단인 김정일과의 민족적 협조 협력을 감행한 사람들도 민족반역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② 김대중씨는 김정일과의 민족공조를 통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자화자찬한다. 전쟁을 계급투쟁의 형태로 인정하는 공산주의자들의 본래의 계급적 입장은 이길 수만 있다면 주저함이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쟁을 하라는 것이다.
       수백만 인민을 굶겨죽이고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 철석같은 심장을 가진 김정일이 전쟁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왜 전쟁을 안 하겠는가? 김정일은 지금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6.25 전쟁에서 공산침략군을 격파한 미국이 김정일의 남침전쟁을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평화적 경제건설을 기본 국가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는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도 김정일의 무모한 남침전쟁을 절대 반대한다.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상태에서 김정일이 평화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것은 남한 사람들을 평화적 기분에 사로잡히게 한 다음 좌파친북 정권수립을 적극 도와주려는 목적을 노리고 있을 뿐이다.
       '비범한 재능'을 지닌 남과 북의 민족적 형제가 힘을 합치다 보니 기대를 훨씬 초월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6󈸟 공동 선언을 발표한 후 불과 5년 동안에 남한의 민주주의 사상진지를 무너뜨리고 친북반미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하게 만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승리에 도취하여 득의만면한 김대중씨는 국민을 향해 외친다. “이전에는 군사분계선에서 한방의 총소리만 나도 사람들이 당황하였으나 이제 와서는 북한이 핵무장을 한다고 선포하여도 끄덕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천양지차의 변화인가”라고.
       적을 벗으로 보고 안심하게 되며 아픔을 잊어버리고 잠들게 하는 마취약이 과연 명약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③ 김대중씨는 김정일을 적극 원조해주는 것이 북한을 자본주의화 하는 최상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김대중씨는 말한다. “공산주의자들과는 힘으로 싸워 이긴 실례가 없다, 대화와 협조를 통하여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아마 이것이 스스로 옷을 벗게 한다는 그가 창안한 요술 같은 정책의 진수인 것 같다.
       공산주의자들이야말로 폭력혁명을 신성화하는 폭력제일주의자들이다.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이 소련으로 하여금 감히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한 것이 냉전에서 자유진영의 위대한 승리를 담보한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겠는가.
       6.25 전쟁 때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스스로 문을 활짝 열고 남쪽으로 처내려 왔는데 김대중씨라면 대화와 협조의 방법으로 인민군대의 진격을 저지시킬 수 있었단 말인가.
       김대중씨는 대한민국의 존엄 있는 대통령으로서 대담하게도 국민들까지 속이면서 막대한 외화를 김정일에게 넘겨주었다. 남한의 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해외의 사심 없는 인사들은 그것이 다 김정일의 핵무장을 강화하고 남한 인민에게 더 큰 군사적 위협을 주는데 기여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씨와 그의 추종자들만은 그것이 북한을 자유민주주의 방향으로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5년간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모범을 통하여 김정일에게 개혁개방을 같이 할 것을 호소하여 왔다. 그러나 김정일은 계속 단호히 거절하고 수령유일독재의 길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식 개혁개방마저 반대하는 김정일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김대중씨와 그의 추종자들은 마땅히 중국도 북한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참고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굴레 벗은 망아지처럼 제멋대로만 하려는 김정일을 계속 붙들고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식 자유민주주의가 압록강까지 다가오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쓸모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초강국으로 발전하였다. 이면에서는 미국의 위협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침습은 13억 다민족 국가의 정치적 통일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것은 중국식 사회주의건설을 위태롭게 하는 기본요인으로 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의 수령유일독재체제는 중국인민들로 하여금 낡은 중국의 고통과 불행을 연상시키는 실례로 되어 오히려 중국의 현 체제의 우월성을 믿게 하는데 도움으로 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은 체제상 큰 차이가 있지만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반대하는 점에서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으며, 이것이 양자를 계속 접근시키는 기본요인으로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일이 원래 자유민주주의의 침습에 치명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는 조건에서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받다 보니 이면에서 양보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김대중씨가 몸도 불편한 것 같은데 다시 김정일과 만나기 위하여 북한을 찾아간다 하니, 아마 거기에는 우리 범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오묘한' 전략적 이익이 타산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구태여 이런 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속임수의 大家들과 직접 맞서 싸우려고 할 필요가 없다. 이들 수단쟁이들은 감언이설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직 민주주의 원칙만을 지키려는 정직한 사람들을 제일 속이기 힘든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협잡꾼과의 투쟁에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원칙은 간단하고 명백하며 또 평범한 진리인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확고히 고수하고 미국과의 민주주의적 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며 한미일 3국의 민주주의적 공조체계를 계속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건국역사가 뚜렷이 실증하여 주고 있는 필승불패의 민주주의적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대중씨는 세계적으로 가장 악명 높은 김정일을 이용하여 세계적인 영광을 쟁취하였다는 점에서 '전무후무한 재능'을 지닌 위인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그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불세출의 속임수의 대가도 절대로 역사를 속일 수는 없으며,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지나친 욕심은 능히 바랄 수 있는 것도 바랄 수 없게 만들고 얻었던 것 까지 잃어버리게 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2006. 5. 10)
      
       황장엽/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출처: 데일리엔케이/http://www.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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