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인플루엔자(AI) 최초 발병지인 전북 고창 오리 농장 인근 저수지에서 폐사한 야생오리떼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AI가 야생 오리떼의 이동경로를 타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긴급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20일 자정을 기해 전남북·광주 광역시에 발동한 '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을 해제키로 했다. 최근 3일간 추가 감염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AI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판단이 작용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AI 발병지 인근의 동림저수지에서 폐사한 야생오리(가창오리) 사체를 수거해 정밀분석한 결과 고창 씨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확진되지는 않았지만 야생오리에서 검출된 AI 가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고창과 부안에서 발생한 오리농장의 고병원성 AI는 야생철새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일단 가창오리의 주요 이동경로를 따라 영암호, 동림저수지, 금강호 등 전남·북 주요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집중 예찰을 시행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키로 했다.

    또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 37곳과 그 주변을 소독하고 인근농가에도 소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환경부는 전국 22개 철새도래지에서 활동 조류 종, 개체 수 추이, 이상행동 여부, 폐사체 존재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특이사항이 발견될 경우 분변검사, 폐사체 수거 등 정밀검사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창오리의 정확한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가창오리에 위성추적장치(GPS)를 부착하고, 철새도래지가 밀집한 전남북·경남의 수렵장 10곳은 당분간 운영을 중단하는 한편 철새 등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사를 금지키로 했다.

    지금까지 학술, 방역 등의 목적으로 GPS를 부착한 야생조류는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등 2종뿐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해제키로 한 데 대해 "추가 감염의심 신고 건이 없고 예찰 중인 24개 농장에서도 특이 증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축방역협의회에서 AI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고 정부의 일시 이동중지 조치가 목적을 달성한 만큼 예정대로 해제하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18일 이후 추가 감염 의심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19일 AI가 발병한 전북 고창·부안 오리 농장 인근을 예찰하던 중 AI 감염이 의심되는 오리 농장 3곳을 추가 확인해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 3만9천500마리를 예방차원에서 살처분했다.

    19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이번 AI 사태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총 19만5천200마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