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인권연구소 제9차 월례조찬세미나] 한국 안보 현실과 과제 발표"북한의 국지도발 미국이 쉽게 안 도울 것… 우리 스스로 전쟁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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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17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물망초 조찬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뉴데일리
    ▲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17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물망초 조찬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뉴데일리

     

    "미국이 동맹국을 3개 등급(A, B, C)으로 분류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 우리나라는 거기에 들어있지 않았다.

    미국이 한국을 동맹국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이명박 정부 때 철저히 복구됐다."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회고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반미적이고 정신이 나갔다](anti-American and probably a little crazy)라고
    쓴 데 대해  17일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물망초 인권연구소 조찬세미나에서다.

    "우리가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는데
    이만큼 오는데 미국 기여가 정말 대단했다.

    미국 병사들이 이태원에서 사고치는 것은
    정말 밉고,
    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우리가 미국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날 한국은 있을 수가 없다."


    김 전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해

    우리를 쉽게 돕지 않을 것"
    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군이 자주 국방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군이) 전쟁을 할 수 있을만큼 준비해야
    북한의 국지도발을 막을 수 있다.

    압도적으로 준비해서
    정말 박살내겠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군사 체제를 바꿔나가야 한다.

    이스라엘의 응징 단계를 보면,
    1단계에서 현장지휘관이 교전규칙에 의거해 대응하며,
    2단계에서는 국가통수기구에 의한 준비된 응징,
    3단계는 전쟁이다. 우리도 1단계는 하고 있다.

    1단계는 현장 지휘관들이 다 하고 있고,
    2단계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군이 그런 준비가 너무 소홀하다.

    단순하게 미국의 도움을 받기만 하면,
    미국은 국방 예산 감축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어려워
    전쟁으로 휘말려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가 전쟁을 할 수 있을만큼 준비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
    .

    "국회의원들이 왜 당장 공격하지 않았냐고
    절 비겁한 놈으로 몰아갔는데,

    이미 현지 지휘관이 1단계 대응을 함으로써
    더 이상 북한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했을 땐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굉장히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미국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북한의 정전협정위반으로
    유엔에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2단계 대응을 할 수 없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임무(DUTY)]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썼다.

    "한국 정부는
    원래 전투기와 포대를 동원하는 등

    과도하게 공격적인 보복을 준비했다.
    (disproportionately aggressive)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그리고 나는

    각자 한국 측 파트너를 상대로
    며칠간 전화기에 매달렸다.

    그 결과 한국은 포대 공격만 했다."


    "딱 한번 2단계에 간 적이 있다"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을 소개했다.

    이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사건을 말한다.

    "3일 뒤 미국이 그 나무를 잘라냈는데
    사실 어마어마한 준비를 했다.

    얼마나 동원이 됐나.

    미군은
    F-111 전폭기 20대를 포함한 항공기 5대를 한국에 증파하고,
    항공모함 미드웨이호(함재기 65대)를 한국해역으로 항진시켰으며,
    코브라 무장헬기 7대, 전투병력 탑승 UH-1 헬기 20대,
    B-52 폭격기, F-4 전폭기, 한국공군 F-5 전투기 등을 출동시키고,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해병 1개 사단 1,800명 한국으로 이동시켰다.

    결국 (나무를 자르고) 4시간 뒤
    김일성은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해
    2단계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한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걸 하려면 DMZ에 있는 지뢰를 제거해야 하는데
    남북한이 그만큼 관계가 개선됐는지 모르겠다.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앞으로 하겠다는 얘긴 할 수 있는데
    그걸 지금 당장 400억의 예산을 탔다.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병 군복무기간 18개월 축소]에 대해서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최근 통일에 대한 기사들을 소개하며
    "너무 장밋빛 환상을 쓰고 있다"
    비판하기도 했다.

    "통일이 만만한 것이 아니다.
    독일과 우리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독일은 분단 자체가 패전에 의한 것이며,
    자기들끼리 전쟁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6.25 전쟁을 했고
    어마어마한 국가적 피해를 입었다.

    1953년 이후에는
    3,000회 가까운 도발도 있었다.

    국제환경을 보면 과거 독일 통일 땐
    평화와 군비통제 분위기로 전환하고 있었다.

    소련은 당시 미국과 체제경쟁에서 실패하며
    WTO체제 종주국 위치를 포기했다.

    우리는
    현재 큰소리 못치던 중국이 어마어마하게 커져
    미국과 긴장관계에 있다.

    군사력을 비교해도
    서독군은 49만여명 정도였고, 동독군은 18만여명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군은 64만여명이고, 북한군은 120만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