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림사건' 관련자들과 영화 '변호인' 관람처음엔 눈치보다..영화 '대박' 나자, 대놓고 '홍보전략' 활용

  • 영화 <변호인> 속 <부림사건(釜林事件)>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본격적으로 이 영화를 정치적 재기(再起)의 발판으로 삼을 모양이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3일 부림사건 관련자 1백여명과 함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아 영화 <변호인>을 관람했다.

    이날 회동에는
    송병곤 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설동일 전 민주공원 관장, 김하기 소설가 등
    <부림사건> 당사자들은 물론,
    부산민주시민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주항쟁기념사업회, 노무현재단 등
    다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1981년 부산에서 발생한 <부림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 

    <부림사건>은 80년대 대표적인 [공안사건]으로,
    당시 교사와 학생 등 19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구속 수감되면서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문재인 의원은 영화 상영 전
    "<변호인>은 감회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영화"라며
    "33년 전 <부림사건>은 과거의 일만은 아니며,
    또 다시 우리에게 [안녕들 하십니까?]란 질문을 던진다"는 하수상한 말을 꺼냈다.

    관람 후에도 문재인 의원은
    "부당한 시대에 지식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들에게 묻는 것 같다"면서
    "당시와 지금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생각하게 된 영화"라고 평했다.

    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노무현]과 [자신]을
    동일선상에 올려놓는 명백한 [정치적 발언].

    처음엔 눈치보다..영화 대박나자,
    대놓고 변호인 코스프레

    그동안 문재인 의원은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영화 <변호인> 관람을 자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와 관련된 코멘트를 요청하는 질문에도
    [단답형]의 대답으로 속내를 밝히는 것을 주저해왔다.

    이 영화가 실존 인물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후 [친노(親盧) 세력]을 등에 업고 정치계로 뛰어든 문재인에게 있어서
    <노무현>이란 존재는 [롤모델] 이상의 절대가치를 지닌다.

    이렇듯 [노무현의 그림자]로까지 불리는 문재인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화(美化)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영화의 등장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따라서 문재인 의원은
    <변호인>에 대한 관심 표명이 자칫 [정치적 행보]로 비쳐질 것을 우려,
    공식적인 언행을 삼가해왔다.

    그러나 문재인 의원은 <변호인>이 7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흥행성적을 거두자,
    [자신감을 얻은 듯]
    본격적인 [변호인 코스프레]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재인 의원 측은 이날 단체 관람을 위해
    140석 규모의 상영관을 통째로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가 끝난 뒤엔 참석자들을 데리고
    인근 <돼지국밥> 집으로 가 의미심장한 뒤풀이를 했다.

    <돼지국밥>은 영화 <변호인>에서 주인공 송우석을 상징하는 핵심 코드로 작용한다.

    이같은 문 의원의 행보에선
    이젠 남의 눈치 안보고,
    [대놓고] 영화 <변호인>을 자신의 [홍보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읽혀진다.

    영화 <변호인>과 자신을 연결짓는 모습은
    지난 1일 <봉하마을> 방문 행사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측근들과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뭐라고 조언했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뜸
    "요즘 영화 <변호인> 열풍이 불고 있다.."는 말로 선수를 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박 대통령에게 뭐라고 조언하셨을까요?

    요즘 영화 <변호인>이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잖아요?

    오늘 날씨도 추운데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아마도 고인께서도 매우 고마워하실 겁니다.
    작년 한 해에 대해선 참으로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 같네요.
    앞으로는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그런 정치를 해주십사
    간곡하게 부탁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기자가 묻지도 않은, <변호인>을 굳이 거론한 것은
    문재인 스스로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의원의 이같은 언행을
    [정치적인 언사]로 받아들이는 인물은 또 있다.

    바로 문재인 의원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안철수 의원이다.

    안 의원 측에선
    문 의원의 노골적인 [변호인 코스프레]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치.

    측근 인사 중 한 명인 이계안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최근 "영화는 영화여야 한다"며
    상업영화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미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 뿐 아니라
    각종 언론에서도 문재인으로 대변되는 [친노(親盧) 세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변호인>을,
    [대여공세] 및 [정치적 돌파구]의 핵심카드로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이 누적관객 700만명을 돌파하는 [흥행돌풍]을 일으키자,
    한동안 죄인처럼 [숨 죽이고] 살았던 친노(親盧)계에서
    이를 [사면복권(赦免復權)의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친노(親盧)계를 형성하는 주류 인사들은
    <학림-부림사건>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이다.
    따라서 이 영화를 통해
    <부림사건> 당사자들이 공권력에 억울한 피해를 입은 [희생자]로 치부될 경우,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다수의 국민들은 아직도
    문재인 의원이 변호사 시절 <부림사건>을 담당했던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특히 두산백과사전에는 여전히
    [노무현·김광일·문재인 등이 당시 부림사건을 무료 변론했다]는
    허위 사실이 게재돼 있다.

    당시 변론은 부산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김광일·문재인 등이 무료로 맡았는데,
    특히 노무현은 고문당한 학생들을 접견하고
    권력의 횡포에 분노하여
    이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 두산백과사전 중에서


    82년 8월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한 문재인 의원은
    당시 <부림사건>을 맡을 수 있는 자격조차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도
    <부림사건>이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
    82년 부산에서 합동법률사무소를 차리면서 시작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림사건>을 맡았던 대표 변호사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 속 <송우석>이란 인물처럼
    혼자 총대를 매고 뛰어든 적은 없다.
    당시 <부림사건>은
    부산지역의 [대 선배]격인 이흥록씨가 대표 변호사를 맡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에 속한 일개 변호사일 뿐이었다.

    당시 부림사건을 수사했던 고영주 변호사는 
    "문재인 변호사가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무료 변론]을 했다는 얘기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당시 문재인 변호사는 변호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았었고,
    김광일 변호사 역시 아내 분의 반대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는
    "팩트가 틀린 얘기였지만,
    최근 문재인 의원 스스로
    [자신은 이 사건 변호를 맡은 적이 없다]고 밝히기 전까지는
    모두가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였다"며
    부풀려진 허구의 이야기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수년 동안 문재인 의원을 [미화]하는 미담(美談)으로 활용돼 왔음을 지적했다.

    ■ 취재진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가 된 계기가
    이 사건의 [무료 변론]을 맡으면서부터라고 하는데요.
    문재인 변호사도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무료 변론]을 했었나요?

    ■ 고영주 : 훗날 문재인 변호사가
    <부림사건> 변호를 맡았었다는 얘기가 널리 퍼졌었죠.
    [저쪽 동네]에서 먼저 불거진 얘기입니다.
    그래서 청와대 인맥이 전부
    [부림사건 인맥]이라는 말까지 나온거구요.
    저도 그런 얘기들이 하도 많이 나오길래 그런 줄 알았죠.
    하지만 문재인 의원은 그 당시 변호인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에 참여했었는지도 몰랐어요.
    이 사건은 워낙 규모가 컸기 때문에 부산지역 대 선배들이 관여했습니다.
    이흥록씨가 당시 대표 변호사였을 거예요.
    저희들은 어차피 법정에서
    이들의 유죄를 입증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변호사가 누구인지 관심이 없었어요.
    그 뒤로 "노무현과 문재인의 운명적인 첫만남"이라면서
    두 사람이 <부림사건> 변호를 맡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회자됐어요.
    팩트가 틀린 얘기였지만,
    최근 문재인 의원 스스로
    [자신은 이 사건 변호를 맡은 적이 없다]고 밝히기 전까지는
    모두가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무료 변론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진 김광일 변호사도
    사실은 부인이 반대해 변론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 취재진 :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했던 변론, 기억나십니까?

    ■ 고영주 : 부산 지역 거물 변호사들이 나섰는데
    옆에 있는 신참 변호사들에게 발언 기회나 있었겠습니까?

     - <부림사건>을 수사했던 고영주(당시 공안검사) 변호사와의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