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사실 알고 발언했으면...이번에도 뻔뻔한 해명 늘어 놓을건가?
  • ▲ 강규형 교수ⓒ
    ▲ 강규형 교수ⓒ
    지난 6월 24일 <CBS>에서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과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이
    <백년전쟁>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토론을 했다.
    사회자인 정관용씨가 방송 서두에 서로 만나 본 사이냐고 물어봤다.



    ◇ <정관용> 만나보신 적은?

    ◆ <박성현> 이 일 때문에
                     며칠 전에 여기 CBS에서 한번 인사드렸죠.
                     만나서.

    ◇ <정관용> 이 토론 준비를 위해서?

    ◆ <박한용> 네, 저는 그 전부터 관심이 없었어요.

    ◇ <정관용> 왜요?

    ◆ <박한용> 저는 정식 뉴스만 보기도 바빠서.

    ◇ <정관용> 네?

    ◆ <박한용> 일반적인 뉴스 보기에도 바쁜데.
                     나중에 <뉴데일리>라는 게 있다는 거는
                     나중에 알았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박 주필님한테 관심이 없었다?

    ◆ <박한용> 그렇죠.

    ◇ <정관용> 초반부터 신경전을 펼치시고 있는 것 같네요.

    ◆ <박한용> 사실을 정직하게 얘기해야 되니까요.




    한마디로 매우 무례한 발언이었다.
    그렇게 “사실을 정직하게 얘기”한다는 박한용 실장이
    의도적인지 아니면 진짜 헷갈려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 방송에서 거짓을 얘기했다.

    7월 5일 <EBS>에서 방송 된 국사교육토론에서
    공교롭게도 <박성현>과 <박한용>은 상대패널로 출연했다.
    이명희 공주대 교수와 도면회 대전대 교수가 다른 패널로 참여했다.
    <박성현> 주필이
    일제강점기 시절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인생경로를 대단히 단순화한
    한 한국사 교과서의 삽화를 보이면서,
    이 교과서의 논리적 허점을 설명을 했다.


  • ▲ 미래엔이 펴낸 고교 한국사 교과서 269 페이지에 수록된 삽화.ⓒ
    ▲ 미래엔이 펴낸 고교 한국사 교과서 269 페이지에 수록된 삽화.ⓒ

    박 주필이, 
    나치 당원이었지만 유태인들을 많이 구한 오스카 쉰들러 같은 사람은,
    이 구도(위 교과서 삽화)에서 아무런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자,
    박한용 실장은 발언에 끼어들며
    “쉰들러는 다시 명예가 취소가 됐습니다. ...
    이번 보도에 (따르면) 다 취소됐어요.
    그 이후에 더 나쁜 일을 했어요...
    며칠 전에 나온 뉴스에 나왔어요"
    라는
    반박을 했다.

    그런가?

    <쉰들러>에게 여러 문제가 많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유태인을 살린 그의 명예가 취소됐다는 뉴스는 본 적이 없었다.

    박한용 실장이 얘기한 그 <쉰들러>는 <오스카 쉰들러>가 아니라
    바로 [이탈리아 판 쉰들러]라 불리어진 <지오반니 팔라투치>(Giovanni Palatucci)였다.
    <팔라투치>는
    1940∼1944년까지 크로아티아의 리예카(당시는 이탈리아령)의 경찰 총책임자로 있으면서
    유대인을 많이 구한 것으로 그동안 알려졌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기록이 공개되면서,
    그의 공적이 조작됐다는 것이 밝혀져서
    미국 워싱턴에 있는 홀로코스트박물관은
    박물관에 전시된 팔라투치 관련 전시물을 최근 모조리 철거했다는 기사가 며칠 전 나왔었다.

    자 그러면 박한용 실장의 방송에서의 왜곡발언은 의도된 왜곡일까,
    아니면 사실에 정확치 않은 실수였을까?
    그것은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 속에는
    <오스카 쉰들러>와 같은 회색지대에 살았던 사람,
    그러나 인간적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한 사람의 위치는 아마도 없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무조건 반박하고 싶어서
    그런 무리한(그리고 결과적으로 틀린) 반론이 나오지 않았을까?

    씁쓸한 발언이었다.
    어쨌든 틀린 발언이었기에 청취자들은 박한용 실장 본인의 해명을 듣고 싶을 것이다.

    “내가 언제 ’독일 쉰들러‘라고 했어요?”라는 식의
    어이없는 답변은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