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녹조가 가장 먼저 심하게 발생한 곳은 4대강 지역이 아닌 북한강이었다”
  • ▲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 참석해 임종룡 국무총리실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 참석해 임종룡 국무총리실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4대강 사업의 핵심시설인 보(洑)의 안전-기능 문제에 대해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걱정과 우려가 잇따르자 권도엽 장관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한구 원내대표:
    “사실관계를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우택 최고위원:
    “만약 문제가 있다면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이정현 최고위원:
    “전문가-감사원 공동 조사를 통해 국민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이에 권도엽 장관은 “4대강 문제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바닥 보호공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일부 바닥 보호공 유실의 경우 대부분 보강을 마친 상태로 전혀 문제 없다.”

    “전체가 문제인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잘못된 것이다.
    4대강 보의 본체는 암반에 기초 건설했고 하부 침식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에 있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날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은 부실 투성이”라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보의 내구성 부족, 보강 공사 부실, 수질 악화를 비롯해 ‘총체적 부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4대강 사업의 기본 목적인 홍수 관리, 가뭄 대처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발표 의도와 배경을 놓고는 온갖 뒷말이 난무하고 있다.
    MB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눈 하나 깜짝 않던 감사원이 임기 말 정권이양 시기가 다가오자 손바닥 뒤집듯 다른 결과를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새 정부로 줄을 갈아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 ▲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4대강 관련 합동브리핑에서 보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4대강 관련 합동브리핑에서 보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상당히 괘씸해하는 분위기다.

    권도엽 장관은 이날 고위당정회의 직후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세종로 광화문 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갖고 감사원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감사원의 주장과는 달리 4대강은 안전과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원의 지적은 틀렸다는 반론 차원이었다.

    먼저 권도엽 장관의 설명이다.

    “보는 15m 이하의 규정이 적용됐다.
    4m 이하 기준이 적용됐다는 감사원 지적은 틀렸다.
    과도하게 강의 바닥을 팠다는 준설량 지적도 문제다.
    4대강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200년 빈도 이상의 홍수를 방어하고,
    이상가뭄에 충분한 여유를 갖는 계획을 반영했다.”


    준설한 하천에 다시 흙이 쌓여 헛돈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준설 초기에 재퇴적량이 많을 수 있지만 하상이 안정되면 대폭 감소할 것이며, 4대강 재퇴적도 점진적으로 축소돼 한강과 같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다.”


    감사원의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보완을 마쳤거나 보완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균열 누수와 보의 안전성은 큰 연관성이 없다.
    현재 에폭시 보강공법을 통해 보강을 끝냈고 앞으로도 보강을 계속해 갈 것이다.
    수문 안정성의 경우 물의 흐름에 의한 진동은 영향이 없는 것으로 실험 확인했지만, 수위조건은 잘못 적용된 부분이 있어 철판 보강재를 추가하는 등 4월까지 보강을 마칠 것이다.”

    “바닥 보호공은 세계적으로도 명확한 설계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아 시공 후 일부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2년간 홍수기를 거치며 보완했고 현재 낙단보, 칠곡보, 죽산보 등 3개 보는 보강이 완료되면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수질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작년에 녹조가 가장 먼저 심하게 발생한 곳은 4대강 지역이 아닌 북한강이었다.
    낙동강에서도 조류가 발생해 4대강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작년에는 일조량이 커 조류가 아주 번성하기 좋은 상태였던 영향이 크다.”

    “수질개선은 긴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대강 사업은 1년이 안 됐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수질은 기상상태나 오염원 변화 등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수질개선 사업 예산은 계획을 했다가 책정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
    앞으로 추가적으로 수질개선 대책 세우고 대안을 마련하겠다.”

     

    새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어떠한 입장 표명을 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인수위는 이 사안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매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인수위 차원에서 4대강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현장 방문을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