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논의로 정국 전환 막자…'민생 VS. 이벤트' 구도 내세워박근혜 "文-安 회동 민생과 무관한 정치 이벤트" 직접 비판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에 대해 "민생과 무관한 정치 이벤트"라고 평가절하했다. ⓒ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에 대해 "민생과 무관한 정치 이벤트"라고 평가절하했다. ⓒ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에 대해 "민생과 무관한 정치 이벤트"라고 평가절하했다.

    박 후보가 문-안 단일화 논의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후보가 6일 단독회담을 갖고 대선후보 등록일(25~26일) 전까지 단일후보를 내기로 합의하자 정국이 '단일화'로 급속 전환되는 데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후보는 이날 가는 곳마다 단일화가 국민 생활과 무관한 '정치 이벤트'라는 점을 계속 부각시켰다. 여기에 '경제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워 '민생이냐, 이벤트냐'라고 맞불을 놨다.

    그는 이날 오전 국책자문위 필승결의대회에서 "내년 세계사에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퍼펙트 스톰'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고 한반도 정세는 주변국 갈등으로 초긴장 상태"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박 후보가 '경제위기론'을 단일화 대응 카드로 꺼낸 데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로 자신이 주력하고 있는 민생행보와 연장선에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에 쏠린 국민의 눈길을 '경제 위기'로 옮겨와 그 효과를 반감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의 주 요인으로 '경제안정화'가 꼽힌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극적인 재선은 일자리 증가와 건강보험개혁, 세금인상, 재정적자균형 등에 대해 유권자들이 강한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지난 2008년도 리만사태보다 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핵심의제에서 일자리, 민생이 배제돼 있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느냐.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결국은 경제가 답이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31일 가슴에 '등록금', '일자리'를 직접 쓴 옷을 입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31일 가슴에 '등록금', '일자리'를 직접 쓴 옷을 입고 있다. ⓒ 정상윤 기자

    즉 박 후보는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국민생활과 무관한 정치적인 '이벤트'인 점을 계속 부각시키며 자신은 경제위기론에 집중해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보 단일화에 대해 "표를 위해 갈등을 조장하면 우리 모두가 공멸한다"고 비난했다. "국민들이 판단하고 검증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국이 단일화 논의에 함몰돼 후보의 정책을 살피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됐다는 비판이다.

    박 후보는 "적어도 대선이 아닌가, 대선 결과에 따라 나라의 방향이나 운명도 바뀔 수 있는데 이런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아직도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참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에 이정현 공보단장은 "지금까지 단일화가 떠도는 풍문이었다면, 어제 회동으로 엄연한 현실이 되자 박근혜 후보가 단호하고 분명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일 안으로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정치쇼를 벌이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그 자체가 쇄신 대상이다, 정치발전에 역행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박 후보는 여기에 외교·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이날 "북방한계선(NLL)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세력에 우리 안전과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정권 교체기에 주변의 영토 분쟁까지 겹치면서 우리 외교 안보 상황 역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여성대통령론(論)을 강조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그는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성유권자연맹 해피바이러스 콘서트'에서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흑백갈등을 무너트리고 사회통합에 앞장선 지도자. 우리나라에도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그 자체가 쇄신"이라고 했다.

    나아가 "(제가 당선되면) 여성 인재를 정부 요직에 참여시키고 여성 고위직이 많은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