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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5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마산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도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정수장학회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창원, 마산=최유경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15일 경남 마산에 위치한 경남대학교를 찾아 이 지역 창신대·창원대·가야대 등 총학생회장들과 야외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학생들이 직면한 대학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군 가산점제 등 현안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박 후보의 이날 행보는 지지율 하락에서 촉발된 인적쇄신 논란을 중앙선대위 발족으로 매듭지은 만큼 본격적인 민생행보에 나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당초 경남 방문은 지난 12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중앙선대위 출범과 맞물리면서 한주 미뤄졌다.
첫 발을 자신이 취약한 '청년층'인 대학생들과 열린공간에서 간담회로 진행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박 후보는 캠퍼스 잔디밭에 반원형으로 둘러앉아 '박근혜와 빙고'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빙고'는 박 후보의 애창곡 제목이고 동시에 '좋다', '옳다'는 뜻도 지닌다.
◈ "이대호 빠진 롯데, 플레이오프 진출엔…"
박 후보는 PK(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에 둔 롯데 프로야구팀이 스타플레이어가 빠졌음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저력을 높게 평가하며 국가발전을 이에 빗대며 대화를 풀어갔다.
"내일부터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이대호 선수가 일본으로 진출해서 롯데가 힘이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뚜껑을 열어보니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한 선수의 공백을 충분히 메꿨고,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국가 발전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맡은 위치에서 열정적으로 함으로써 국가가 발전했다. 지도자 역할도 팀워크를 이끌고 각자 일에 자부심을 갖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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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경남 창원 경남대학교에서 가진 경남지역 총학생회장단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후보는 자신의 교육 철학으로 "돈 때문에 교육에 대해서 걱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를 거론하며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북돋았다.
"누구나 처음에 성공할 수는 없듯이 실패를 해도 그것이 좌절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 창의력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는 "청년들의 마음놓고 도전을 해서 꿈을 펼쳐보고 잘 안되더라도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학생들 열정과 끼, 소질이 발휘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실행해야 한다. (시행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약속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軍 가산점제 부활? "국가가 보답할 필요 있다"
박 후보는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들 평소가 갖고 있던 생각에 대해 말해달라. 제가 멘토역할을 해 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학생들은 관심사인 반값등록금, 취업 등에 어려움을 밝히며 정부 정책의 우려감을 내비쳤다. 한 학생은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기 위한 세금을 많이 내 결국은 국민부담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박 후보는 "그런 식으로 하면 누구든 못하겠느냐. 정책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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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경남 창원 경남대학교에서 경남지역 총학생회장단들과 간담회를 마친 후 학생들과 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재 정부의 든든장학금(ICL) 대출이자가 4.9%에서 3.9%로 내렸다. 앞으로 계속 낮춰 실질 이자가 0%가 되도록 하겠다. 군 복무 중에는 대출이자를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1조원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후보가 추진하는 등록금 부담 완화정책이 공립대학 우선으로 실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거의 다 사립대인데, 빼놓으면 반값등록금 얘기가 안된다. 사립대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 가산점제' 부활에 대해서는 "인생에 소중한 시절을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데 국가가 보답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서 조정이 되도록 국회에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 朴 "가장 영향 끼친 사람은 부모님"
박 후보는 자신을 대통령 후보 자리에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부모님을 꼽았다.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시각, 관(觀)이 중요하다고 했다.
"부모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버지는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 안보 영역에 영향을 많이 주셨고, 어머니는 소외된 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남을 배려하는 등 근검절약 이런 부분에 영향을 주셨다."
또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경제관·외교관·세계관·안보관 등이 정리가 돼 있어야 한다. 이것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국가관은 변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의혹이 일면서 국가관·안보관 논란을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어릴 적부터 퍼스트레이드 경험 등을 통해 외교관·세계관 등을 자연스럽게 갖췄다는 '준비된 후보'론을 뒷받침 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이후 학생들과 캠퍼스를 둘러보며 국어국문학과·사회복지학과 등 세미나실을 둘러보며 학생들을 만나 관련 정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국어국문학과 학생들과는 '인문학의 위기'를 공감하며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하는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글날을 국경일로 다시 제정해, 의미를 기려야 한다고 말했다.
◈ 朴 "부마항쟁 희생ㆍ피해자가족에 깊은 위로"
박 후보는 부마민주항쟁 33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창원시 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도당 대통령선대위 출범식에서 "아직 정리 안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저와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경남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상징적인 지역으로 우리가 기적적인 경제성장의 역사를 써갈 때 경남은 산업화의 전진기지였다. 우리가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갈 때 경남은 민주화의 성지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때도 산업화의 주역이자 민주화의 성지인 경남이 그 역사적 과제를 실현하는 국민 대장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산업화 세대, 민주화 세대의 갈등과 차이는 해소되지 않고 있고 과거 어느 정권도 그 갈등을 치유하지 못했다. 야당은 그런 국민들을 또 나누고 있는데 이제 그런 정치를 끝내야 하지 않겠는가. 각자의 처지를 인정하고 상처를 보듬어 안는 공감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로 국민대통합이 지금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이자 필연"이라며 "저는 이 역사적 과제를 맡아 얽힌 매듭을 풀고 화합의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해 1979년 10월 부산 및 마산 지역을 기점으로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당시 정부는 계엄령과 위수령을 발동해 시위에 참석한 100여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박 전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유신체제의 종식을 이끌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