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시도’ 安, 친노 진영 에둘러 비판하자 민주통합당 반격 조짐
  • ‘안철수-문재인’ 두 야권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사활을 건 혈투에 돌입했다.

    안철수 후보가 정당 개혁을 빌미로 연일 민주통합당을 비난하자 문재인 후보가 작심한 듯 정면으로 맞받아치는 양상이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문재인 후보가 밀리면 민주통합당은 정당 해체 위기에 몰리게 된다. 반면 안철수 후보가 패하면 ‘안철수 현상’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사즉생(死卽生)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안철수 후보는 지난 7일 회견에서 “정치인은 모든 이권과 단절하고 조직화된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물론 문재인 후보가 이끄는 민주통합당의 주류 세력인 친노 진영을 겨냥한 셈이다.

    그는 8일 대구대 강연에서도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정당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친노 진영은 지난 4.11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의 공천권을 쥐고 있었다.

    안철수 후보가 친노 진영을 두드리자 민주통합당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는 9일 라디오 교섭단체 연설에서 “전 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으며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문재인 후보도 8일 원외 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정당 밖에서 정치를 바꿔야겠다고 말하기는 쉽다”며 안철수 후보를 꼬집었다.

    그러자 다시 안철수 후보 캠프의 정연순 대변인은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왜 안철수 후보가 출마했는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재반박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국민은 민주당의 쇄신을 보고 싶어 한다”며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다.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지지층 결집 전략과 무관치 않다. 일단 여론조사 지지율을 끌어올려 대선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작될 후보단일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5일과 8일 이틀간 전국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야권단일후보 선호도에서 안철수 후보는 43.5%로 전주(40.6%)보다 2.9%p 상승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36.0%로 전주(37.3%)보다 1.3%p 감소하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7.5%p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평소 안철수 후보와 가깝게 지내던 송호창 의원도 민주통합당을 전격 탈당, 안철수 캠프에 합류했다.

    민주통합당은 즉각적인 입장발표를 자제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또 다시 추가이탈자가 발생하면 문재인 후보의 대선가도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송호창 의원은 안철수 캠프 합류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낡은 정치세력에게 맡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안철수 캠프의 ‘민주당 죽이기’가 시작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