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적으로 개발 제한... 손님 줄어박물관․문화교실 등 관광형으로 변신“유적보다 시장이 볼게 더 많대요”
  • ▲ 수원 팔달문시장 조정호 상인회장 ⓒ 정상윤 기자
    ▲ 수원 팔달문시장 조정호 상인회장 ⓒ 정상윤 기자
     

    수원 팔달문시장은 팔달문(남문)일대에 몰려 있는 9개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로 경기남부 최대의 ‘남문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250여개 점포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의류를 전문으로 판매한다.

    최근 대형 쇼핑과 마트의 득세로 상권이 많이 위축되고, 화성 성곽 주변에 자리 잡은 탓에 개발도 제한되어 전철도 들어오지지 않아, 손님의 발길이 줄었다. 약점이 곧 강점일 수도 있다. 팔달문시장은 최근 수원 문화유적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관광코스 개발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조정호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은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돼 다시 태어나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팔달문시장은 화성과 행궁 등 문화관광 유적들과 연계성을 고려해 선정됐다. 이후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사업단이 구성됐고, 작년 8월부터 시작해 모두 12억원이 투자됐다.

    “전통시장의 시설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소비자나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춰 보자는 게 취지였어요. 수원에 문화관광 유적들이 많아서 우리 시장 인근에는 유동인구가 많거든요. 그래서 문화와 관광 또 전통시장을 접목하면 대형마트와 차별화를 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맡은 (주)브랜드스토리와 팔달문 시장 상인회는 ‘정조 대왕이 만든 시장’이라는 이야기를 담아 시장을 문화관광형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일단 소비자들이 장도 보고 문화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빈 점포를 찾기 바빴죠. 건물주와 협의 끝에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하고 5년 무상임대도 얻어 상인 방송국과 상인·주민 대상 문화교실을 입주시켰죠. 고객지원센터 2층에는 팔달문 시장의 내력과 상인들의 얘기를 담아낸 ‘유상 박물관’도 만들었어요.”

    직접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과 공간이 생기면서 팔달문 시장에는 활력이 넘치게 됐다. 덩달아 시장을 찾는 유동인구가 40% 정도 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시장은 수시로 공연 등 문화행사를 해요. ‘팔달문 시장 대학가요제’‘어린이·청소년 대상 체험 팸 투어’, ‘외국인가요제’가 대표적이죠.” 문화 공연은 젊은 세대에게 전통시장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다문화 가정들이 시장으로 발걸음을 하게 되어 더 활기가 생겼다.

    조 회장은 “중기청의 1차년도 사업 평가에서 우수시장으로 선정돼 올해 다시 6억원을 지원받게 됐다”며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 변화 교육, 예술단 구성, 문화센터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2차 사업이 마무리되면 문화와 관광자원이 연계된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형마트와 차별화된 인간 중심의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