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이산가족 재회 같다"…金 "싸우다 정든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박 후보는 24일 당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한 4인의 비박(非朴·비박근혜) 경선주자들을 만나 정권재창출을 위한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 한 달 간의 경선레이스에서 날선 비판을 주고 받으며 쌓인 앙금을 모두 털고 함께 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박 후보는 김문수 경기지사,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러한 입장을 뜻을 전달했다.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네 분이 힘이 돼주시고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국민행복이 아니냐. 정권재창출을 해야 우리의 약속을 다 실천하고 국민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으니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특히 박 후보는 경선레이스를 마친 뒤 처음 마주하는 네 인사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 "매일 뵙다가 며칠 만에 보니까 이산가족 재회하는 것 같다. 폭염 속에서 (경선을) 했는데 어떻게 휴식을 취했는지 모르겠다. 지사님은 그동안 못한 도정 때문에 바쁘셨고…."

김문수 경기지사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

이번 경선에서 박 후보를 향해 가장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던 김 지사의 화답이었다.

박 후보는 "정치를 하는 목적, 우리가 경선을 해서 (대선) 후보를 뽑는다는 모든 과정이 사실 개인보다 국민에게 더 편안하고 삶이 좋아지도록 하는 국민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태호 의원은 "경선 때 박 후보가 미워서 한 얘기가 아니고 실제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한 것이다. 오늘은 경선 때 쏟아진 얘기를 박 후보가 다 끌어안고 가겠다는 표시의 자리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의 취약점으로 2040세대가 꼽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김문수 지사는 박 후보의 '참배정치·예방정치'로 요약되는 '파격행보'에 대해 "용기가 필요하고, 생각이 맑다는 것"이라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특히 노무현·김대중 前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영삼 前 대통령에게 인사하신 것은 참 잘하신 것이다. 그간 거리가 있다고 알려진 쪽을 먼저 찾아뵙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생각이 맑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실행하는 것은 상당히 결단력이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아주 평이 좋다."

황우여 대표는 "주마등같이 지나가는 (경선) 장면 장면이 굉장히 좋았고 유익했다"며 "당이 생각도 못한 얘기도 나오고, 그런 게 대선 필승의 큰 디딤돌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식사자리를 겸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음식부터 시작해 경선 회고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고 한다. 박 후보가 화합과 단합을 이야기하자 다른 후보들도 '대선에서 필승하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박 후보가 경선에서 각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을 당에 대선공약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번주내 발표될 예정인 대선기획단에 이들이 역할을 맡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