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설문조사 결과‘학교폭력’ 바라보는 학부모, 교사 시각차 뚜렷원인, 해법에 대한 인식도 간극 매우 커
  • ▲ 대구의 고등학교 1학년 일진 학생들이 작성한 학교폭력 예방 다짐서.ⓒ 사진 연합뉴스
    ▲ 대구의 고등학교 1학년 일진 학생들이 작성한 학교폭력 예방 다짐서.ⓒ 사진 연합뉴스


    학교폭력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인식차가 상당히 크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10일 공개한 ‘학교폭력 및 학교문화에 대한 학부모·교사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학부모의 64.8%는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답했으나 교사는 48.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심각한 학교폭력 유형을 묻는 질문에서도 두 집단의 선택이 달랐다.

    학부모는 ‘집단따돌림’을 가장 심각한 폭력유형으로 봤으나 교사는 ‘언어폭력과 괴롭힘’이라고 답해 미묘한 온도차를 나타냈다.

    학부모가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꼽은 유형은 집단따돌림 35%, 언어폭력 21%, 괴롭힘 17%, 신체폭행 11.4% 등이었다.

    반면 교사는 언어폭력 29.4%, 괴롭힘 28.4%, 집단따돌림 19%, 신체폭행 11.2%의 순으로 답했다.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교사(39.4%)와 학부모(32.4%) 모두 ‘가정환경 및 부모의 무관심’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학부모는 ‘친구나 주변의 영향(26%)’, 교사는 ‘학생 개인의 심리와 정서적 문제(19.9%)’를 꼽아 두 집단의 시각차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학부모와 교사의 상호 역할 수행에 대한 평가는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자신의 학생지도에 스스로 만족한다고 답한 교사의 응답률은 무려 86.6%였으나, 학부모는 39%만이 교사가 학생을 적절히 지도한다고 답했다.

    반면 학부모의 76.8%는 학교에 대한 자신의 협조도가 비교적 높다고 답했으나, 학부모가 잘 협력해 준다고 응답한 교사는 59.1%에 그쳤다.

    학교폭력 지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은 엇갈렸다.

    학부모는 ‘교사의 소통교감능력과 방법 부족’을 이유로 들었으나 교사는 ‘학생지도 시간의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학교폭력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차가 나타났다.

    학부모는 ‘청소년 활동 활성화’, ‘폭력 예방 프로그램’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교사는 ‘행정 업무 경감’, ‘대규모 학교와 과밀 학급 해소’ 등을 강조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 방안으로 학부모는 ‘소통과 배려의 학교 문화 정착’을, 교사는 ‘학생 처벌 등 지도권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특히 ‘학교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0.4%로 절대다수가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으나, 교사는 14%가 심각하지 않다고 답해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초중고 학부모 500명과 교사 53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4일부터 11일간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