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남북녀를 꿈꾸시나요
    아는 만큼 가까워 진다
    염미화 기자 /뉴포커스

    대중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북한출신 가수이자 배우였던 김혜영이 오래전 2번째 이혼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번에는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라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그녀는 처음에 고부간의 갈등과 아이 문제로 이혼하였고 이번에는 경제적 문제와 성격 차이 등의 이유 때문에 싱글맘의 길을 선택했다. 그녀의 남편은 둘 다 한국 사람이었다.

    북한출신 여성들은 남남북녀라는 인식 때문인지 꾸준히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전통적인 가정관과 유교적 사고방식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기에 아들을 가진 부모님에게 인기가 있으며, 젊은 한국남자들은 그녀들의 순수한 모습에 반해 호감을 두곤 한다.

    그러나 '사랑과 전쟁 ‘이라는 TV 방송을 보면 한국부부들이 수많은 이유 때문에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온 사람 간의 결혼생활도 힘든 것인데 하물며 체제가 다른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남녀의 만남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남북녀라는 결혼소개업체를 운영하는 김지옥(39. 가명) 씨는 “한국남자들의 가장 큰 착각은 북한여자들이 순종적이라 남자들을 꼼꼼하게 챙겨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라고 첫마디를 전했다.

    그녀는 "결혼해서 살다 보면 오히려 남자들이 한국 실정에 어두운 북한여자들을 세심하게 챙겨줘야 할 일들이 많이 생긴다"면서 "그렇게 해줄 자신이 없다면 북한여자와의 만남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남남북녀 커플들에게서 발생하는 문제 중에 한국부부와는 다른 사항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물어보았다.

    그녀는 “북한에서는 거주지역을 벗어나려면 여행증명서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금방 나오지도 않고 받기조차 쉽지 않다"면서 "집안의 경조사가 있을 때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집안 모임 때 해야 할 예법을 익히지 못한 여성들도 많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녀는 "결혼한 북한여성중에는 한국남편 집안의 경조사를 챙기지 못하거나, 모임 시 해야 할 일에 서툰사람이 많은데 남한 사람들은 이런 점을 이해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여성과의 만남에 있어서의 준비된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남한사람들은 북한출신이라면 70년대 한국사람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그들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사회 구조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사람들"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그녀는 "대부분 한국남성이 ‘같은 민족인데 문제 될 것이 뭐가 있겠나’ 라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남북 간의 차이점을 찾아 인정한 후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 만남은 힘들어져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곳 소개소를 통해 결혼한 탈북녀 이소영( 33. 가명) 씨는 탈북자 아내로서 한국인 남편과 살며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씨는 “혼자 한국에 온 후 외롭게 살던 중 듬직해 보이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알고 보니 신랑은 북한사정에 대해 전혀 모르더라"며 "이로 인해 갈수록 대화할 횟수가 적어졌으나 어느 날 함께 탈북자 관련 모임에 다녀온 후부터는 북한에 대해 관심을 두더니 북한과 탈북자에 대해 자주 물어봐 대화가 끊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결혼 후 남편이 변화된 경우가 있지만 북한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연애 시절부터 북한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경우도 있었다.

    최근 남남북녀가 된 김진우(38. 가명) 씨는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은 사연을 들려줬다.

    처음 탈북 여성을 만난 김 씨는 그녀에게 호감이 많았지만 솔직히 북한에 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를 만나고 있던 탈북 여성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이후 그녀의 환심을 사고자 북한에 대한 뉴스나 책자를 보며 관심을 가지고 그녀에게 질문도 하며 공감대를 가지다 보니 다시 그녀와 가까워 질 수 있어 결혼까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넘어온 탈북자들에 대한 포용과 이해는 통일을 대비하는 우리에게 미리 내려준 예습과제와 같다. 목숨을 걸고 탈북한 후 남한행을 선택하고 더구나 한국 남자와 결혼까지 결심한 탈북녀들의 심정조차 우리가 헤아리지 못한다면 차후 다가올 통일의 시기에 풀어야 할 숙제는 더욱 더 많아질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www.newfocus.co.kr=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