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필두로 종북논란 재점화, 국회 특위 구성 검토 중긴장한 야권 무조건 색깔론으로 폄하..‘무시 작전’ 먹힐까?
  • 종북(從北)이란? 전쟁 중인 나라에서 적군의 편을 드는 세력.

    “민주통합당에 종북세력이 있다고? 종북백과사전은 괴문서, 언제까지 종북 타령만 할건가?”
      -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3선·광주 북구 갑)

    “대한민국의 주적인 북한정권이 좋아할 만한 일을 골라서 한 자들을 종북으로 분류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종북백과사전> 저자

    종북(從北)이란 단어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특별한 말을 드리지 않겠다(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고 하면서도 또 발끈한다.

    그러면서도 ‘왜 종북이 아닌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검증이 시작되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그래서 말을 섞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

    조갑제 대표가 펴낸 <종북백과사전>이 야권을 강타하고 있다.

    책에 담긴 대한민국의 심장부로 들어온 종북좌파의 인맥·정책·사건·조직·감별·퇴치법에 ‘종북 논란’의 당사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종북논란’에 대해서만큼은 그동안 몸을 사리던 새누리당도 이한구 원내대표를 필두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의 ‘김현희 가짜 만들기 시도’에 대해 국회 또는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이른바 '정권심판론'과 ‘1:99 편가르기’로 대선전략의 가닥을 잡은 야권이 또다시 자중지란에 빠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 누가누가 '평양것들'을 추종하나?

    “민주통합당 당선자의 35%, 통합진보당 당선자의 62%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전과자다.”

    “국회 전체로 봐서는 당선자의 20%가 전과자로 전과자 비율이 18대 국회에 비해 그 비율이 2.5배나 증가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의 신간 <종북 백과사전>을 들어 보이며 한 말이다. 새누리당은 150명 국회의원 중 7명이 전과가 있다.

    민주통합+통합진보 의원 140명 중 18%(26명)가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자들이다. 법원에서 반 국가단체, 이적단체로 규정된 조직 출신 국회의원들도 19명이나 된다.

    아무리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역 행위를 한 사람이 대한민국 1인 헌법기관이 됐다면 그 사람에게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이나 현재의 사상을 검증하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우리 모두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말로 새누리당은 물론 국회의원 전원에게 호통을 쳤다. '빨갱이가 어디 있느냐'는 대선 후보 지지율 2위를 달리는 누군가의 말에 대한 대답이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보의 문제’인 만큼 철저히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핵심은 어떻게 ‘종북 세력’을 가려내느냐는 점이다. 그동안 야권은 이 부분이 어려움을 핑계대며 논란을 피해왔다. 바꿔 말하면 ‘종북 감별법’을 제시한 <종북백과사전>에 야권이 움찔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쟁 중(휴전)인 대한민국에서 적군(북한)의 편을 드는 것을 ‘종북’이라고 정의한 상식이 국민 속에 널리 보급될 경우 통합진보당은 물론 민주통합당의 근간까지 무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 빨갱이가 없다고? 이게 빨갱이가 아니면 뭔가?

    →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2002년 6월29일 일어난 서해교전 당시 DJ 정권이 북한 경비정이 기습의도를 갖고 NLL을 침범한다는 국방부의 확증적 감청자료를 보고 받고도 이를 해군부대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계획적 도발’에 우리 해군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했다. 부정장 이희완 소령 등 19명이 부상당하고 참수리정은 침몰했다.

    아까운 젊은 군인들의 목숨이 물에 잠겼지만, DJ 정권은 이를 ‘우발적 사건’으로 은폐하고 북한을 옹호했다.

    참사가 일어난 와중에도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을 맘 편히 관람하고 돌아온 김 전 대통령은 삼일장으로 치러진 순국 장병들의 합동 장례식에 얼굴 한번 비추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도 마찬가지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부터 KAL 858기 폭파범인 김현희 씨의 실체(實體)를 ‘가짜’로 조작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참여정부는 ‘종북’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게 된다.

    “2003년 국가정보원이 저에게 이민 가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가 저를 해외로 추방하고 못 들어오게 한 뒤 ‘가짜라서 도망가려 했다’고 하려 했다.”

    KAL기 사건을 ‘김정일이 하지 않았다’고 조작하려 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노 정권이)김정일에게 면죄부를 주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을 가짜로 조작하려 했던 조직으로 국정원, 경찰청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테러 피해자인 조국을 반대로 테러국가로 만들려 한 반역'이란 표현말고는 달리 말할 길이 없다.

  • ▲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2002년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방문,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2002년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방문,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청출어람’ DJ ·노무현의 후예들

    그들의 후예인 민주통합당은 말할 것도 없다. 국무총리에 6선 의원을 자랑하고 다니는 이해찬 대표는 수백만명이 굶어죽고 수만명이 총살당하는 북한 동포를 보고도 “북한 인권 문제는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2005년 총리 시절에는 인공기를 태우는 국민들에게 ‘좌시하지 않겠다’고 북한 편을 들었다.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들에게 ‘변절자’라고 했다.

    자신의 조국을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으로 여기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음은 최근 민주통합당이 종북 논란을 자초한 주요 발언들이다.

    ① 비례대표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 백요셉 씨에게

    “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② 임 의원이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계정(우리민족)에 올라와 있는 글을 퍼 나르며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

    “리명박 패당은 입다물고 자기 앞날이나 생각하는 게 상책일 것이다.”는 글을 인용하며 “새해 덕담”이라고 하고 논평을 추가.

    “막다른 궁지에 빠져들 때마다 충격적인 반공화국모략사건조작으로 숨통을 부지해오던 너절한 악습 그대로 또다시 '해킹' 나발에 매달리는 보수패당이야말로 가긍하기 짝이 없는 패륜아 집단이다”는 글에 대해서는 “(남한 정부를)대신(해) 사과드립니다.”고 부연설명을 첨부.

    ③ 이해찬 의원이 PBC라디오에서

    “북한에 인권문제는 북한 스스로 알아서 해결할 문제.”

    “북한 인권법을 가지고 우리가 그렇게 논란을 할 필요는 없다. 정치적으로 말 한다면 다른 나라의 국내 정치 문제에 깊이 주장하거나 개입하는 건 외교적인 결례다.”

    “우리 헌법에는 북한이 국가로 규정돼 있지 않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그건 우리 헌법”이라며 “북한은 세계적으로 보면 유엔에 같이 가입한 국가다. 세계적으로 국가로 인정을 한다”고 일축

    ④ 민주통합당 전.현직 보좌관들의 모임인 민동포럼 초대 회장 홍성권 전 새시대전략연구소 대외협력위원장이 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체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뭘 기여했다고 혜택을 주는가.”

    “앞으로 탈북자 받지 맙시다. 인권은 따로 생각하고.”

  • ▲ 강기정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박용진 대변인 ⓒ 연합뉴스
    ▲ 강기정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박용진 대변인 ⓒ 연합뉴스

    ◆ 총대 맨 ‘색깔론’ 유경험자들…강기정

    이 같은 민주통합당의 ‘위기’에서 강기정 최고위원이 발끈하고 나선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 역시 과거 민주노동당을 향해 ‘색깔론’을 들이밀었던 경력이 있어서다.

    지난 2010년 강 최고위원은 7·28 재·보선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동당을 이렇게 표현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무조건적인 친미·숭미도 배격하지만, 민주노동당의 대안 없는 반미도 배격한다.”

    “민주노동당은 한·미동맹의 철폐를 주장하고 어떤 대안도 없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정당이다.”

    당시 선거가 벌어졌던 광주 남구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에게 고전하는 민주당 장병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기자회견이었다.

    하지만 강 최고위원은 “어디서 색깔론이냐”는 민주노동당의 반발에 밀려 선거가 끝난 이후 결국 사과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났다.

    이번 새누리당이 다시 지피는 종북 논란에 스스로 나선 것도 자신이 벌였던 ‘색깔론’과 같은 선상에서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강 최고위원은 종북 논란을 색깔론으로 재가공해 역공을 펼치는데 선봉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종북 색출을 외치는 새누리당이 독재정권이나 유신의 망령이 아니냐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분법적 주장이다.

    20일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의원이 한 말이다.

    “이런 종북 색깔 사회적 후퇴, 이런 것들이 박근혜 대세론과 그 그림자 때문에 생겨나는 병이라 보여서 박근혜 의원은 속히 국회 문을 여는 문제나 색깔론에 대해서 종북타령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입을 열어야 할 때이다.”

    “언제부터인가 조갑제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분이 새누리당의 멘토가 되고 있다.”


    Point!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택은 항상 유권자의 몫이자 권리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유권자의 알 권리를 어떻게 충족시키냐는 점이다.

    민주통합당이 유신의 망령이라며 폄훼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북한에 퍼줬던 쌀이 어떻게 됐는지 명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당시 정부에서 활약했던 문재인·이해찬·한명숙 등이 어떤 식으로 북한 편을 들었는지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소한 종북 논란을 ‘철지난 색깔론’으로 치부하고 싶다면 왜 자신들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는지를 생각해보고, 왜 자신들이 종북 세력이 아닌지를 유권자들에게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 ▲ 강기정 최고위원은 2010년 국회 경위 폭행 사건으로 입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 자료사진
    ▲ 강기정 최고위원은 2010년 국회 경위 폭행 사건으로 입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