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의석 두 배로 늘어, 6석→13석으로 경기동부연합 주도 통진당, 민주당 좌클릭 견인 심화
  •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당직자들이 4.11 총선에서 당선한 후보자들의 명단에 꽃을 붙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당직자들이 4.11 총선에서 당선한 후보자들의 명단에 꽃을 붙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민통당과 한명숙은 울었고 통진당과 이정희는 숨어서 웃었다.

    11일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양당 연대를 성사시키며 원내 제1당에 사활을 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기대를 크게 벗어난 결과에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연대의 한쪽 당사자인 통합진보당의 표정은 딴판이다. 개표결과를 지켜보는 통진당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민통당은 원내 과반은 고사하고 1당 탈환에도 실패, 새누리당과의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급격히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통진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모두 13석을 확보, 6석에 불과했던 의석수를 100% 이상 늘리며 원내 3당이 됐다.

    민주당의 패배가 통진당의 힘을 키워주는 모순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통진당의 핵심 계파는 이정희, 강기갑 전 의원 등이 이끄는 구 민주노동당과 유시민 대표가 중심이 된 국민참여당 세력이다.

    합당 전 민노당의 의석수는 지역구와 비례를 포함해 모두 6석, 국참당은 한 석도 없는 원외 정당이었다.

    과거 민노당은 불과 6석의 초미니 정당이면서도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는 저력을 보였다. 친노 직계가 결집한 국참당은 단 한 석도 없는 원외에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눈치보기에 급급하도록 만들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계기로 두 세력이 합친 통진당의 힘은 엄청나게 증폭됐다.

    통진당의 힘이 키지면서 주목되는 것이 바로 민통당의 ‘좌클릭’이다. 경기동부연합 등 종북주의자들이 최대계파인 통진당이 총선 패배로 궁지에 몰린 민통당을 압박, 더욱 왼쪽으로 끌어당길 것이란 분석이다.

    원내 과반을 확보한 새누리당에 맞서 민통당이 쓸 수 있는 카드는 통진당과의 연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결국 민통당의 ‘통진당 눈치보기’는 지금보다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미사일 위기나 대북 식량지원 등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통진당을 통한 종북주의자들의 입김은 거욱 거세질 전망이다.

    때문에 좌파세력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암초를 만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