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집트서 도입한 스커드 역설계…이란-헤즈볼라에 수출北 장거리 미사일 수출 시도…성공해도 실패해도 모두 문제
  • 오는 4월 15일은 김정은 정권에게 가장 큰 명절 ‘태양절’이다. ‘태양절’이란 김일성의 생일이다. 2012년으로 100년이 되는 시기에 김정은 정권은 ‘대포동 3호’를 발사했고 실패했다. 문제는 이 ‘미사일’ 발사에 성공해도, 실패해도 모두 세계에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대포동 3호’인가 ‘광명성 3호’인가

    김정은 정권은 오는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 ‘은하 2호(대포동 3호)’ 로켓에 극궤도 지구관측위성을 실어 발사할 것이라고 사전에 여러 차례 밝혀왔다.

  • ▲ 2012년 일본위성을 통해 쏘아 올리는 '아리랑3호'의 모습. 극궤도 지구관측 위성이다. 개발비용만 2억 달러가 넘는다.
    ▲ 2012년 일본위성을 통해 쏘아 올리는 '아리랑3호'의 모습. 극궤도 지구관측 위성이다. 개발비용만 2억 달러가 넘는다.

    극궤도 인공위성이란 위도를 공전하는 인공위성과 달리 남극과 북극을 도는 위성이다. 적도면에서 보면 90도 각도를 도는 탓에 지구의 자전운동에 따라 같은 지역을 12시간 주기로 지나면서 지구 전체를 관측할 수 있다. 일반적인 극궤도 위성은 이 같은 공전 주기를 활용해 자원을 탐사하고 해양상태와 기상상태를 관측한다.

    종북세력과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 점을 내세우며 “북조선에서 발표한 극궤도 위성이라는 전제에 따르면 광명성 3호에는 지구자원탐측장비나 해양관측장비 또는 기상관측장비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남쪽으로 쏜다는 그럴싸한 주장도 곁들인다.

    하지만 나머지 전 세계는 이들의 이런 주장을 믿지 않는다. 대포동 3호 발사는 3단 추진의 ICBM 실험이라고 보고 있다. 서방 세계 대부분은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가 UN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 위반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일본의 경우 총리가 방위성 장관에게 명령을 내려 “만약 북한 미사일이 영공을 침범하거나 잔해가 떨어질 조짐이 보이면 즉각 격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자위대는 이 명령에 따라 이지스구축함을 북한의 미사일 궤도 인근에 배치하고,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도 오키나와에 대기시켰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서해 변산반도 서남쪽 140km에 1단 추진로켓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해당 해역에서 로켓 잔해를 수거하는 한편, 발사와 함께 궤도를 추적했다. 미군은 이를 위해 평소 태평양을 항해하는 특수추적선도 한반도 인근으로 급파했다.

    우리 군도 이지스함 3척을 동원해 북한이 대포동 3호를 발사하는 순간부터 3단계 추진체 분리 때까지를 추적했다. 만약 미사일 발사가 실패해 우리 영공으로 떨어질 때를 대비해 ‘묘종의 수단’으로 요격할 것이라는 계획까지도 세웠다고 한다.

  • ▲ 북한군의 사열에 등장한 장거리 미사일. 탄도 미사일은 지구궤도 재돌입을 거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다.
    ▲ 북한군의 사열에 등장한 장거리 미사일. 탄도 미사일은 지구궤도 재돌입을 거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다.

    지금까지 파키스탄이나 인도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시험에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서방세계가 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촉각을 곤두세울까. 이유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김정은 정권의 ‘수출품목’이라는 점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사

    북한은 김정일 정권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수출을 해왔다. 북한은 이집트로부터 수입한 스커드 미사일을 역설계해 자체 생산을 시도했다. 1987년 평양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서 ‘북한제 스커드 미사일’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북한군이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은 사정거리 300km 가량인 스커드B와 500km인 스커드 C가 있다. 이들은 1970년대 중반부터 실전배치 돼 있으며 수량은 300~500기 가량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MAZ 543형 이동 발사대 27기로 인민무력부 직속의 미사일 여단을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북한산 스커드 미사일’은 1990년대부터 주로 중동 지역으로 팔려 나갔다. 이때는 이미 세계가 탄도 미사일 수출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중국도 미사일을 판매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중동의 반미국가들은 북한이 만든 미사일을 사는 데 상당한 돈을 치렀다. 물론 이 돈은 고스란히 김정일에게 돌아갔다.

    1990년대 북한은 이 스커드 미사일을 개조해 만든 ‘노동 미사일’을 만들기 시작, 1993년 5월 29일 노동 1호 발사실험을, 1998년 8월 31일에는 노동 2호 발사실험을 했다.

    사정거리 1,300km인 노동 1호는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까지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이다. 이어 만든 ‘노동 2호’는 사정거리가 2,000km로 크게 늘었다.

  • ▲ 북한군의 미사일 개발 현황. '검증'을 마친 미사일은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 북한군의 미사일 개발 현황. '검증'을 마친 미사일은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북한은 실험에 성공한 노동 미사일을 1997년부터 실전배치함과 동시에 파키스탄, 이란, 이집트 등에 관련 기술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북한군은 노동 1호와 2호를 약 200기 가량 실전배치 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까지 만든 북한 미사일은 세계의 주목을 끌 정도는 아니었다. 사정거리 2,000km라 해도 미 본토를 공격하거나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었 때문이다. 실제 ‘노동 미사일’을 기초로 만든 파키스탄의 ‘가우리 2호’ 미사일은 인도에 위협이 될 수는 있었지만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공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하자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정거리 2,500km 가량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1호’는 1단 추진체는 노동 미사일, 2단 추진체는 스커드 미사일인 장거리 탄도탄이었다. 당시 북한은 ‘대포동 1호’ 시험발사를 하면서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발사하는 실험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북한의 주장은 이란이 이스라엘과 주변 중동국가를 위협하기 위해 만든 중거리 탄도탄(IRBM) ‘샤하브 3호 미사일’이 대포동 1호와 거의 같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거짓으로 드러나 국제사회의 맹비난을 받았다.

    파키스탄은 1998년 4월 가우리 미사일 실험을, 이란은 1998년 7월 사하브 3호 미사일의 실험발사에 성공하였다. 북한은 자체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자제하는 대신 이들 국가에 미사일을 수출하고 발사실험까지 도와주면서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북한은 멈추지 않았다. 2006년에는 사정거리를 더욱 늘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다. 2009년 4월에는 다른 형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때도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시험’이라고 주장하며 미사일을 날렸다.

    길이 32미터, 폭 2.2미터, 총 중량 70톤 내외, 3단 추진로켓을 가진 ‘신형 대포동 2호’의 사정거리는 1970년대 잠수함 발사 탄도탄(SLBM) 수준인 7,000km 내외로 추정됐다. 당시 한미 당국은 대포동 2호의 2단 추진체가 북한에서 3,846km 떨어진 곳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 실제 사정거리는 6,700km 수준일 것으로 추측했다. 예상했던 대륙간 탄도탄(ICBM) 수준인 1만km 이상은 아니었지만 북한이 알래스카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게 판명됐다.

    대포동 미사일과 ‘북한-이란-시리아-헤즈볼라 커넥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6년 11월 美의회조사국(CRS)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사정거리 2,700km 이상인 BM-25 미사일 18기 이상을 이란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 말은 중동 국가 중 가장 ‘제 정신이 아닌’ 체제라는 이란이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GCC 국가 등 서방세계와 친밀한 중동 국가들을 ‘신의 이름’을 내세워 공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 ▲ 美군사전문 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에서 작성한 북한의 신형 미사일 개발개념. 새로 발사체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의 미사일을 이리저리 갖다붙여 만드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 美군사전문 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에서 작성한 북한의 신형 미사일 개발개념. 새로 발사체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의 미사일을 이리저리 갖다붙여 만드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 정보당국은 이란이 새로 보유한 BM-25 미사일이 사실은 북한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수출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북한이 이란에 넘긴 공격용 무기의 규모가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정보당국의 추정이 맞다는 근거는 계속 드러나고 있다. UN의 제재를 받는 북한과 이란은 중국, 중앙아시아 국가 등의 비호 아래 육상과 공중, 해상을 통해 10년 넘게 무기거래를 해왔고, 이란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사들여 역설계한 ‘스퀄어뢰(배의 항적을 따라 추적하는 어뢰로 앞부분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초고속으로 돌진하는 어뢰)’와 어뢰 장착이 가능한 침투용 반잠수정 10여 척을 수입, 혁명수비대 해군이 보유하고 있다는 걸 공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방 정보당국이 밝혀낸 북한과 이란의 무기거래 커넥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7년 4월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중거리 미사일 원조 요청을 한다. 용도는 이스라엘 공격이었다.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도 “2006년 일어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미사일 교전에 앞서 북한이 헤즈볼라에 미사일 부품을 공급했으며, 이란이 헤즈볼라에 제공한 미사일도 북한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방 정보 소식통들 또한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와 이브라힘 아킬, 무스타파 바즈레닌 등이 1980년대부터 북한에서 테러 교육을 받은 바 있으며, 2000년에는 북한 교관이 헤즈볼라를 방문해 땅굴파는 법까지 교육시켰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이 오는 발사한 ‘대포동 3호’ 또한 발사실험을 마친 뒤 수출품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포동 3호 발사, 성공해도, 실패해도 한반도-전세계 위협

    그렇다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데 드는 돈은 어느 정도일까.

    군 관계자는 “대포동 3호의 발사체 제작비용이 3억 달러 가량, 1회 발사에 드는 소모성 비용이 1억5,000만 달러~2억 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정일 또한 “한 발에 2~3억 달러가 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한다. 동창리 발사기지 건설비용은 4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모두 북한 실정에 맞춰 실제 드는 비용이다.

    이 정도 금액이면 북한 주민들이 1년 동안 먹을 식량을 구하고도 남을 돈이다. 그럼에도 김정은 정권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이유는 ‘돈(비자금)’ 때문이다. 북한과 이란의 무기거래 품목 중 가장 비싼 건 대포동 미사일이다. 

  • ▲ 대포동 2호 발사장면. 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한 번에 드는 돈이면 북한 주민들이 1년 동안 배곯지 않을 수 있다.
    ▲ 대포동 2호 발사장면. 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한 번에 드는 돈이면 북한 주민들이 1년 동안 배곯지 않을 수 있다.

    스커드 미사일의 경우에는 사거리가 500km 미만인데다 구식이기 때문에 1기 당 가격이 200만 달러 내외다. 반면 북한이 만든 노동 미사일의 가격은 사정거리가 2,000km를 넘는데다 민간용 GPS까지 달아 정확도를 높였기 때문에 판매가격이 ‘천만 달러’ 단위를 넘어 간다. 대포동 미사일부터는 ‘억 달러’ 단위가 된다. 1기 당 ‘억 달러’인 대포동 미사일 몇 개면 ‘핵볕정책(Nuclear shine policy)’으로 남한 정권에게서 받은 돈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GPS교란장비다.

    지난 2011년 12월 4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포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2월 9일 ‘포획’한 무인 정찰기를 공개했다. 기종은 RQ-170 센티넬, 일명 ‘칸다하르의 야수’라 불리는 스텔스 무인정찰기였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에도 투입된 기종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이던 이 무인정찰기의 GPS 코드를 교란시켜 이란에 착륙시켰다고 주장했다. 미군 측은 즉각 사실 확인에 나서는 한편 스텔스 기체를 돌려받기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3월 4일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GPS 장치 교란상태가 생겼다. 군 당국은 이후 “북한 해주․개성 지역에서 쏜 GPS 교란 전파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RQ-170 센티넬의 추락을 북한의 GPS 교란장비와 연계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 ▲ 이란 혁명수비대가 '노획'했다고 주장하는 RQ-170. 이란군은 GPS교란으로 '강제착륙'시켰다고 주장했다.
    ▲ 이란 혁명수비대가 '노획'했다고 주장하는 RQ-170. 이란군은 GPS교란으로 '강제착륙'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다른 나라라면 수출은 생각도 하지 않을 장비를 마구 판매하는 게 북한이다.

    북한이 오늘 발사했다 실패한 ‘대포동 3호’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고체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3단 추진체로 사정거리는 1만km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한미 정보당국은 전한다.

    ‘대포동 3호’ 발사시험이 성공할 경우 북한은 이 대륙간 탄도탄(ICBM)급 미사일을 이란은 물론 세계 곳곳에 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 유럽 각국은 반서방 국가나 테러 조직들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핵 테러의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해도 문제다. 보통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는 데 받는 돈은 2억 달러 수준. 북한은 더 싼 값에 쏘아 주겠다고 할 수 있다. 이때 반서방 국가들은 우주에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무기'를 올려 놓을 수도 있다.

  • ▲ 2011년 3월 4일 북한군은 경기도 서북부 일대에 GPS교란전파를 발사했다. 만약 이런 무기를 테러조직에 판매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2011년 3월 4일 북한군은 경기도 서북부 일대에 GPS교란전파를 발사했다. 만약 이런 무기를 테러조직에 판매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한이 ‘대포동 3호’로 돈벌이를 시도하면 서방 세계는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한국에 대한 대북지원 중단 압력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종북세력들은 북한의 ‘대포동 3호’ 발사실험의 위험성에도 아랑곳 않고 “4월 20일은 인류 자주화를 선포하는 날, 위대한 인류의 이상을 실현하는 인류의 태양 조선민족과 지도부 동지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도 인터넷에서 ‘인공위성 발사’라고 찬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