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당지도부는 당 전체를 종북세력에 팔아넘기려 한다"
  • ▲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과 축사자로 참석한 박세일 선진통일연합 상임의장ⓒ
    ▲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과 축사자로 참석한 박세일 선진통일연합 상임의장ⓒ
    민주당 일부 대의원이 시민통합당과의 합당을 결의한 임시전국대의원대회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신청이 22일 법원에서 결국 기각됐다. 이렇게 해서 민주당이란 당명은 다시 한 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한쪽에선 오히려 민주당 정통성 회복을 외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주간 <미디어워치>와 인터넷신문 <뉴데일리>가 국민일보 CCMM빌딩 코스모스홀에서 공동주최한 ‘민주당 정통성,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 토론회를 통해서다.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발제를 통해 “민주당의 뿌리는 김성수, 송진우 등이 참여한 한국민주당(한민당)”이라며 “한국민주당은 조선인민공화국의 타도를 기치로 내걸었고, 대한민국 건국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건국을 주도한 신익희 초대 국회부의장, 경무대장 조병옥 등이 합류해 1949년 민주국민당으로 통합한 뒤 1955년 민주당으로 확대됐다. 민주당 초대 대표가 바로 해공 신익희 선생이고 후임이 유석 조병옥 선생”이라며 “민주당 한민당과 신익희, 조병옥 등이 건설한 정당인 민주당이야말로 엄연한 대한민국 건국세력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반민주적 처사에 맞서 싸운 정통 민주 야당”이라고 역설했다.

    김경재 “당 전체를 종북세력에 팔아넘기려는 지도부와 단호히 결별해야”

    김경재 전 최고위원은 “김대중 정부의 외환위기 극복방식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극 수용해 관치금융과 관치경제를 과감히 개혁, 개방경제로 전환하는 방식이었고,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가 연구해온 FTA를 과감하게 추진, 성공적으로 타결지은 정부였다”면서 “한미FTA는 보수우파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추진한 개혁과 개방 정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의 목소리는 종북좌파진영의 볼모로 잡힌 민주당이 본연의 모습을 잃고 있는 현실을 언급할 때 가장 높았다. 그는 “민주당이 국정운영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거리투쟁에 끌려 나가자 진짜 거리투쟁세력인 민주노동당과 좌파시민사회세력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이동했다”면서 “반이명박 기치를 내걸고 촛불투쟁 하겠다면 민주당보다는 민노당과 좌파운동권세력이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후보단일화와 합당을 통해 민주당은 소멸단계로 들어서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정통성이야말로 2012년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통성은 해방정국과 같은 극심한 정치적 혼란기인 2012년, 국민통합과 경제선진화, 국민복지, 더 나아가 민족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절대적 시대정신”이라며 “이에 민주당의 정통성을 변질시키며 당 전체를 종북세력에 팔아넘기려는 당 지도부와 단호히 결별하고 국민 모두가 바라는 중도와 중원으로 민주당 당원들은 뻗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통성의 실체인 중립의 가치를 세워 전혀 새로운 정치방향, 즉 현재의 박근혜당과 노무현 당을 배제한 제3의 정치세력, 종북과 극우를 제외한 정치세력이 대동단결한다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일 “민주당은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 해온 정당”

    이날 토론회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민주당 정통성 회복 촉구와 함께 현 정치권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당창당을 모색 중인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1945년 직후 좌우 극한 갈등과 대립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면서 “그 때 제대로 상황을 다루지 못해 6.25 민족상잔이라는 비극을 겪게 됐다. 이렇게 안팎의 어려운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안팎으로 달려드는 도전이 아니라 현재 정치의 주체, 역사의 주체가 없는 것이 아닌가가 더 큰 문제”라며 “역사, 정치의 주체가 스스로 해체되고 있는 것, 이게 바로 진정한 대한민국의 위기” “대한민국 정당들이 정체성의 위기, 이념과 가치의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친노세력과 좌파운동권세력에 결국 포로로 잡힌 형국인 민주당의 위기에 대해서도 개탄했다. 그는 “1954년 사사오입 개헌에 반발 민주인사들이 집결해 호헌동지회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정당이 민주당이다. 신익희, 조병옥 선생 이분들이 지혜와 정열을 가지고 공산독재와 싸워 건국을 이뤄내고 자유민주주의적 대한민국으로 만들려고 싸운 것이 바로 민주당이다. 제가 볼 때 민주당 출발점은 대한민국 그 자체”라며 “그런데 이 모든 찬란한 전통들이 과거 역사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시대착오적인 정치세력이 대한민국을 거부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희롱하고, 세계화와 개방을 거부하는 반세계화 세력에 의해 지난 60년간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민주당이 무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역사적 현실을 보고 있다”고 거듭 개탄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이걸 막기 위해 여러분이 함께 모여 있다 생각한다”면서 “여러분의 노력은 대단히 어렵고, 외롭고, 고독한 투쟁이 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신익희, 조병옥,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시 노력이 어렵고 힘든 투쟁이었지만 결국 성공했던 것처럼 여러분이 승리의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저는 오늘 이 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여러분의 그런 투쟁을 지지하고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한다”고 격려했다.

    박찬종 “스스로 정치적 모델을 실천적으로 마련해야 될 시점”

    박찬종 변호사도 축사를 통해 “현직 국회의원이 말 그대로 똥값이 된 상황”이라며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철수 바람에 제도권 정당인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도 추풍낙엽이 됐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북한의 변화도 있고, 이제 우리 대한민국 스스로 정치적 모델을 실천적으로 마련해야 될 절박한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대기자를 지낸 원로 주섭일 언론인은 “현재 한나라당은 박근혜당이라는 옛날 것으로, 야당은 노무현당이라는 옛날 것으로 우리 정치가 전체적으로 퇴행한 모양새” “정치가 제대로 현실 문제를 타파할 수 없다면 무정부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딱 그 꼴에서 헤매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새로운 인재, 전문성 있는 정치인이 새로 나와 진보와 보수가 대화와 타협으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나의 요청”이라고 격려했다.

    박명서 전 민주당 의원도 “미국도 공화당과 민주당이고 일본도 자민당과 민주당으로 계속 가는 시스템이다. 왜 한국만 정당을 이리 자주 바꾸나. 정당 바꾼다고 국민들이 모르나”라고 반문한 뒤 “민주당을 지키는 여러분이 바로 민주당의 주인”이라며 “건전하게 정도를 지키면서도 열심히 싸운다면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고 민주당 사수파들을 격려했다.

    이날 토론회에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서 유일하게 참석해 축사를 건넨 전여옥 의원은 “많은 정치학자들이 2040년에 정당이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정당이라는 구조 자체가 크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한국에선 정당의 존재가 크게 한번 포효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한나라당은 영남당, 민주당은 호남당 이런 이미지에 묶여 있었던 것은 서로에게 안타까운 일”이라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올바른 아젠다 세팅을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발제와 축사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 박종덕 뉴데일리 호남본부장, 이현주 민주당 대구 북구갑 위원장, 박성현 시사평론가가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