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박근혜 역할론'에 '재신임' 받겠다는 뜻朴 "정책 쇄신 집중하고 그 다음에 정치 쇄신 해야"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밝혔다.

    홍 대표는 29일 열린 당 쇄신 연찬회에서 "여러분의 뜻이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해서 쇄신을 이끌고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정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쇄신파를 중심으로 '박근혜 역할론'에 힘이 실리자 홍 대표는 사실상 재신임이라는 '정면돌파'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 ▲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쇄신파 중심 의원들은 현 홍 대표 체제로는 당 변화는 물론 내년 총-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지도부를 교체, 박 전 대표가 어떤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는 "5개월 전 당 대표가 될 때 내년 총선을 책임지고 이끌어 달라는 역사적 책무를 22만 당원에게 받았다. 내년 총선을 대표직 수행의 시한으로 여기고 모든 역량을 사심없이 바쳐왔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7.4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도 끊임없이 세력없는 당 대표 흔들기가 있었고, 서울시장 패배 후에는 일부에서 지도부 교체도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공직생활 30년 간 자리에 연연해서 제 소신을 꺾어나 직무수행을 주저해 본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 대다수의 뜻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해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정되면 대권-당권 분리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개정을 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공천권을 두고 내분에 휘말려서도 안되고 당이 대동단결해 질풍노도 같이 당을 혁신하는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철수 현상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혁신, 쇄신으로 내년 총선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열린 마음으로 모두가 참여해서 끝장토론을 하자. 오늘 쇄신 연찬회 주도는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여러분의 뜻을 흔쾌히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론이 '박근혜 역할론'으로 모아지더라도 박 전 대표가 직접 당 전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1일 "지금은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쇄신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정치쇄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취업, 복지 등 국민의 고통을 해결할 정책 쇄신이 먼저라는 뜻이다. '박근혜 역할론' 등으로 상징되는 당 쇄신 방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당 쇄신 연찬회에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