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육군에 준다더니… 물량 제때 못 맞춰넉 달간 68만개 필요한데 제조업체에 단독 위탁
  • 올해 국군의 날부터 전 육군에 대해 구형 전투모 대신 베레모를 쓰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52만 육군 병력 전체의 베레모 제작을 계급장을 만드는 업체에 위탁 생산토록 하는 등 국방부의 주먹구구식 납품 계약 탓이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신학용(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10월1일 국군의 날에 맞춰 52만여명에 달하는 전 육군에 베레모를 씌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납품 업체 선정 과정에서 미숙한 일처리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6월 베레모 생산 입찰 공고에 참여한 6개 업체 중 한 곳인 군복 계급장 제조업체에 68만개(41억7000만원)의 베레모 생산을 단독으로 위탁했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의 조달 판단서에는 현재 국내 방산 업체별 월 모자 생산량이 1만~10만개 정도에 그쳐 한 개 업체로는 납품이 불가능하다고 돼 있다.

    계급장 제조업체가 정해진 물량을 제 때 생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육군은 지난달 추가 입찰을 통해 모자 전문업체에 11만개(7억6000만원)의 베레모 생산을 위탁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국군의 날까지는 전 군에 베레모를 지급하기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최근 육군본부 주관으로 실시된 품질회의 결과 계급장 제조업체가 만든 베레모가 품질 불량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난맥상을 빚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10월 1일에 전군 동시 착용할 것을 2월에 결정한 것 자체가 무리으며 장병들에게 베레모 하나 제대로 씌워주지 못하는 군 당국의 허술한 일 처리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신 의원 명의로 ‘현재 계약업체는 제때 납품이 어려우니 군납 비리가 없도록 철저한 감사를 해달라’는 괴편지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으로 발송된 것으로 나타나 신 의원 측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