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노래...결혼식, 뮤지컬을 입었다"

갑자기 흘러나오는 음악, 깜짝 등장한 6명의 뮤지컬 배우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순간 내가 있는 곳이 결혼식이 맞나? 라는 의심이 든다.

10분동안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가 신부와 신랑의 러브스토리를 한편의 공연의 만들었다. 공연이 끝나자 하객들의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예식이 끝나고 나가는 하객들의 얼굴은 마치 한편의 공연을 본 듯한 환한 미소와 즐거운 모습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었다. "러브~러브~러브~"

결혼식하면 떠오르는 모습? 시장통 같은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부조를 내고 사람들이 덜 붐비는 틈을 타 밥을 먹고자 바로 연회장으로 향하는 하객, 길고 긴 주례사, 서로 모르는 하객들 사이에 어색한 기운..등

이 땅에 웨딩드레스가 등장하고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루면서 자리잡힌 천편일률적인 모습의 결혼식.

여기서 좀더 새롭게 시도하려는 결혹식은 형식만 점차 화려해지고 있을 뿐 내용의 참신한 변화를 발견하긴 어렵다.

머물고 싶은 결혼식, 끝까지 축하해주고 또 축하를 받는 결혼식 문화는 언제부턴가 사라졌다.

이런 결혼식 문화에 '뮤지컬 축가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뮤지컬축가'는 아마 처음 들어본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뮤지컬 축가'는 결혼식에서 축가를 뮤지컬 형태로 표현해 한편의 공연같이 연출하는 것을 말한다. 

축가팀의 총 감독인 김인형 씨는 결혼식은 일생 일대 한번인 아주 특별한 날이라고 말한다.

"제가 갔던 결혼식 너무 똑같았어요, 항상. 그래서 뭐 색다른게 없을까?하다가 만든게 '뮤지컬축가'였어요. 신랑 신부의 첫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토리를 뮤지컬 형태에 담아 결혼 축하 공연을 펼치는 거죠, 신랑 신부에게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하객에게도 보다 의미 있는 결혼식을 만들고 싶었어요"

김 씨는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일본 극단 '시키'에서 활동한 실력있는 배우였다. 일본에서 공연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일본 친구들의 결혼식에서 이번 뮤지컬축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일본 결혼식은 정말 신선했어요. 하루종일 정말 친한 친지들과 함께 결혼식 주인공 신랑 신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거든요. 사실 우리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보단 '보여주기'위한 결혼식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게 단 10분이라고 '스토리가 있는 결혼식을 만들자'였어요. 예비부부들에게도 오신 하객들에게도 다 뜻깊은 순간을 전하는거에요" 

김 씨는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학교 후배와 친구들과 함께 '뮤지컬축가'라는 팀을 만들었다. 팀원들은 현재 총 10명, 다들 극단, 영화, 뮤지컬 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다. 그래서 일까? 모두들 열정이 대단하다.

"사실 후배, 친구들이 한번에 확 모여질꺼라는 생각을 안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이야기를 하고 뮤지컬로 축가를 해보는건 어떨까 라고 제안하니깐 다들 결혼식에서 받았던 느낌이 같았는지 바로 'yes' 하던걸요? 하하, 지금까지 10번 정도 공연을 했는데 다들 진짜 공연 무대에 설 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던거 같아요"

그래서 일까? 지난 5월 시작한 뮤지컬축가팀은 한번 공연을 할때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뮤지컬 축가팀의 레파토리는 무궁무진하다. 기본으로는 뮤지컬, 음악, 스토리, 연기 이 세 박자를 맞춰 대중음악 축가, 재즈팝 축가, 뮤지컬 축가 등이 있다.

하지만 만약 예비 신혼부부가 색다르거나 특별한 자신들의 축가를 원한다면 이들에 맞춰 같이 구상해 한편의 공연을 만든다.  단순히 축가를 부른다는 느낌보다는 예비 신혼부부에게 평생 남을 추억을 만들어 주려는 준비가 돼 있다. 직접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신랑,신부는 공연에 참여할 수도 있다. 

결혼, 신랑 신부에게는 하객들에게 평생의 약속을 알리고 축하받는 축제다. 

그동안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 짧지만 강한 공연으로 모두가 기억하는 결혼식을 만들어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