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 돋친 방패를 두른 7억년 전 미생물 화석이 발견돼 이런 생물로는 최고(最古)의 기록을 세우게 됐을 뿐 아니라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7일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와 하버드 대학 과학자들은 알래스카-캐나다 접경 지역의 암석 속에 극도로 잘 보존된 고대 미생물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이 미생물이 마치 달팽이처럼 자신이 분비하는 광물질 갑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지올로지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미생물은 카라코딕티온 속(屬)에 속하며 8억1천200만~7억1천7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기는 기온이 급속히 떨어져 지구 전체가 얼음에 덮였던 이른바 최초의 `눈덩이 지구' 시기 직전에 단세포 생물들이 번성했던 때인데 연구진은 이런 기온 급강하 사태로 이들 미생물이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전자 현미경을 사용해 구성한 화석의 입체 영상을 보면 이 미생물은 폭 20미크론(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 정도)의 벌집 모양 둥근 판들로 덮여 있고 이들 판의 중간과 둘레에는 마치 이빨처럼 생긴 가시들이 돋아 있다.

    이들 판의 모양은 오늘날 전세계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석회비늘편모류의 장갑판처럼 생겼다. 이들 해조류는 액포 안에서 광물질 판을 만들어낸 뒤 이를 몸 표면에 압출 성형해 보호막을 형성하는데 연구진은 새로 발견된 미생물도 같은 방식으로 장갑판을 만들어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에너지,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바이오매스(생물질)가 필요하다"면서 이처럼 단순한 미생물에서 무슨 이유로 이처럼 복잡한 과정이 일어나는지는 새로운 숙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마도 가시와 장갑판이 미생물을 물에 떠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 바다의 유광층(有光層: 해수 표면에서 빛이 닿는 가장 깊은 곳까지의 영역)에는 석회비늘편모류가 살고 있는데 고대 미생물도 역시 유광층에서 번성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다.

    장갑판은 또 포식자들을 멀리 하는 방어 역할도 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당시 이미 복잡한 먹이사슬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