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에서 소리 집중 ..커지는 불안감같은 연립주택서도 동마다 크기 달라...
  • 폭음에 놀라 넘어져 허리 다친 주민도
    소리 못들은 주민 “괜한 소란이다” 불평


    남양주 화도읍 천마산스키장 인근의 폭음이 취재결과 지난 1월부터가 아니라 지난해 12월부터 들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 일대에 울리는 폭음이 ‘북한 남침땅굴’ ‘엽총소리’ ‘얼음 깨지는 소리’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13일 밤 9시에도 청취됐다.

    최근 일부 매체에서 녹음된 소리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지하 폭음이 아니고 땅굴 관련성이 적다는 견해도 나왔지만 현장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 ▲ 폭음 소리가 집중적으로 들린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다.
    ▲ 폭음 소리가 집중적으로 들린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다.

    주민들의 반응은 두가지로 갈렸다. 폭음소리를 직접들은 주민들은 “북한이 이곳까지 땅굴을 뚫은 거냐” “땅굴이건 뭐건 빨리 원인이 밝혀달라”며 매우 불안해했다. 그렇지 않은 주민들은 “괜한 소리를 해서 언론에 나가 마을이 시끄럽다” “사람들 오는 것도 달갑지 않다”며 시큰둥하거나 불쾌해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 폭음을 들은 주민들도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했다.

    직접 폭음을 들은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폭음은 특정지역에서 크게 들리고, 그 중심에서 멀리 갈수록 작게 들리는 특성이 있다.

  • ▲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정해 본 소리의 진원지. 매우 크게 들리거나 놀라서 쓰러졌다고 한 주민의 거주지역은 작은 적색원이고, 약하게 들렸다고 증언하는 주민들이 사는 집은 작은 확색 원이다. 동심원 중 가운데 붉은 부분은 아주 크게 들린 지역으로 진원지로 추정되는 곳이고, 바깥은 노란색 원은 약 60~70 떨어진 곳이다.
    ▲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정해 본 소리의 진원지. 매우 크게 들리거나 놀라서 쓰러졌다고 한 주민의 거주지역은 작은 적색원이고, 약하게 들렸다고 증언하는 주민들이 사는 집은 작은 확색 원이다. 동심원 중 가운데 붉은 부분은 아주 크게 들린 지역으로 진원지로 추정되는 곳이고, 바깥은 노란색 원은 약 60~70 떨어진 곳이다.

    소리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곳은 C연립주택(주택 이름은 익명 처리)에서 30m떨어진 곳이다. (지도 참조)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특정지역에서 잘 들리고 뒤로 갈수록 작게 들리거나 안 들린다는 것이다. 소리가 매우 크게 들리는 구간은 반경이 약 30m정도로 추정된다.

    소리가 시작된 곳으로 주민들이 추정하는 지점엔 수개월 전 신축한 집과, 수십년 전에 지은 는 슬레이트 지붕 단층집이 있었다.
    이 단층집의 주인은 김 모씨(82)로 취재차 외지인이 자주 방문하는데 대해 극도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김 씨의 부인(75)은 “지난해 12월부터 폭음이 들렸다. 하루 8~12차례 들린다. 소리나는 시각을 딸이 적어두기도 했다. 밤에도 들리지만 낮 11시에도 들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설날 연휴기간엔 소리가 안나 ‘얘들도 명절엔 쉬나보다’라고 했고, 그게 더 이상했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부인은 또 “지난 1월 눈이 왔을 때 눈을 쓸던 도중 갑자기 소리가 나 남편이 주저앉아 허리를 다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역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할머니(84세)는 “C연립 다동에 사는데, 소리가 날 때는 옥상에서 드럼통을 던져 떨어뜨리는 소리와 비슷하다. 낮에도 두번이나 들었다. 한번은 ‘꽝~꽝’ 하고 연달아 폭음이 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뒷 동에 사는 사람들은 소리가 덜 들린다고 하더라”고 전해줬다. 이름을 묻자 할머니는 “누가 물어보면 땅굴의 ‘땅’소리도, ‘꽝’소리도 내지말고, 이름도 말하지 말라고 자식들이 신신당부했다”고 밝히기를 거부했다.

  • ▲ 폭음에 놀라 쓰러져 허리를 다쳤다는 김 모씨가 사는 집.
    ▲ 폭음에 놀라 쓰러져 허리를 다쳤다는 김 모씨가 사는 집.

    역시 같은 연립주택 2층에 사는 한종기 군(남양주공고 건설정보과3년)은 “이곳에서 떨어진 할머니 댁에서 자는 적이 많아 자주 듣지는 못했다. 11일 밤엔 집에서 자려고 왔는데 땅속에서 울리는 소리로 들렸다. 포탄 터지는 소리보다는 작다. ‘쿵’소리가 아주 묵직했다”고 말했다.
    공기 중으로 들리는 소리가 아니냐고 재차 묻자 “분명히 땅속에 발로 진동이 전해지는 소리같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증언을 취재하던 도중, 50대 주부 2명도 다가와 “고개 너머 마을에 사는데 듣지 못했지만 별일이다”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잘 들린다는 C연립주택 다동 뒤 나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74)은 “12월부터 소리가 났다. '다'동처럼 크게 들리지 않지만 소리가 자꾸 나니 걱정돼 죽겠다. C주택에 17년째 사는데 집 고친사람도 없다. 처음엔 폭음이 난다고 다른 이웃들이 C주택을 신고했다더라.”고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 주민은 “포사격 훈련소리도 들어봤지만 그보다 컸다. 얼마나 큰지 꽝소리가 나면 걷다가도 움찔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다는 C주택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60m정도 떨어진 슈퍼 건물 2층에 사는 심모씨는 “부녀회장이라 평소에 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떤 주민들은 외지인에게 괜한 소리를 해 언론에서 자꾸 북한 땅굴이라고 단정해 걱정스럽다”며 “외지인에게 말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집에서 임대한 1층의 슈퍼 주인은 소리를 크게 들었다고 하더라”며 “아래층은 더 크게 들리고 높은데서는 작게 들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 ▲ 폭음이 집중적으로 들리는 지점의 골목. 뒷쪽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소리를 매우 크게 들었다고 증언했고, 앞의 오래된 집에는 한때 경찰이 폭음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잠복했던 곳이다. 붉은 옷을 입은 전민준 군은 폭죽은 아니라고 말했다.
    ▲ 폭음이 집중적으로 들리는 지점의 골목. 뒷쪽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소리를 매우 크게 들었다고 증언했고, 앞의 오래된 집에는 한때 경찰이 폭음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잠복했던 곳이다. 붉은 옷을 입은 전민준 군은 폭죽은 아니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소리가 집중적으로 크게 청취되는 지역 주민들은 몹시 불안해했지만, 일부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작게 들은 주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노인회장인 구종회 씨는 “12월부터 들렸고 날이 따뜻하면 안나왔다. 땅굴이건 뭐건 마을사람들은 동요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축주택 옹벽 갈라지는 소리나 지각변동하는 소리로 추측된다”고 조심스런 예측을 했다.
    노인회의 진 모씨는 “집안의 거실탁자 위에 깐 유리가 금갔다. 폭음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가 약간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묵현2리 이장 유인식씨는 “언론이나 외지에서 자꾸 전화가 와 괴롭다”며 말을 삼갔다.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굴사)대표인 김진철 목사는 12일 현장을 방문 “소리는 여러가지로 나타날 수 있지만, 땅굴 굴착 가능성도 높다. 일부 주장만 가지고 아니라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땅굴이 아니라는 것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