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한 마리가 ‘평범하게 생긴 차를’ 운전한다. 그 양이 주차장에 차를 넣는다. 미국에서 가장 큰 광고 기간인 슈퍼 볼(Super Bowl) 기간을 맞아 집행되기 시작한 엘란트라(우리나라의 뉴아반테에 해당)의 광고다. 사이사이에 튀어나오는 자막을 이어 읽으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된다.

    “자동차 회사들이 따분한 차를 사는 건 사람들이 자꾸 그런 차를 사기 때문”

    도대체 따분한 차와 양과 무슨 관계란 말인가?

     

    양은 영미권 문화에서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개성 없는 사람’을 말한다. 양들은 모이기를 좋아하고 다른 양을 따라 하기도 잘한다. 영미권 사람들이 잠이 오지 않을 때 “양 한 마리가 울타리를 넘는다, 양 두 마리가 울타리를 넘는다, 양 세 마리가…. (One little sheep jumping the fence, two little sheep jumping the fence, three….)"라고 헤아리는 건, 양들의 그런 ‘따라 하는’ 습성이 참으로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반영된 풍습이다.

    이 광고는 남이 하는 데로 따라 하는 양의 속성을 빌어, 남들 하는 데로 평범하고 따분한 일제 차(!)를 사지 말고 현대 뉴 엘란트라를 사라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일종의 비난 광고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양의 탈을 쓴 귀여운 이미지 때문인지,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커다란 자막 때문에 양이 모는 차가 잘 보이지 않아 그런지 별로 거부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광고 말미의 엘란트라 모습이 잠이 달아날 만큼 신선한 건 사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대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