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의 핵심은 '중도' 구호가 아니라 ‘정상적인 나라’ 만들기 돼야우파적 가치의 바탕은 ‘애국심’과 ‘淸富’ ‘시민의 의무와 책임’ 임을 기억해야
  • 최근 한나라당은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나섰다. 여권 대선주자들 또한 ‘중도개혁’적인 구호를 내걸고 활동 중이다. 한편 야권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색깔’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우 진영 또한 이런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과 구호를 보면 뭔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민 60%의 ‘색깔’은 ‘무관심’?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은 누가 봐도 2012년 대선을 향한 것이다. 그들은 분명 여의도의 ’유명 컨설팅 업체’에 의뢰, 각종 여론조사와 언론의 목소리를 취합한 뒤 ‘지금까지와 같은 모습으로는 대선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을 했으리라. 하지만 정치권의 이 같은 계산에 정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빠져 있다. 바로 국민의 시각이다.

    한나라당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지난 10월 한국정책과학연구원(KSPI)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대선에서는 다른 정당으로 (정권이) 바뀌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61.6%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국대학신문>이 지난 9월 200여 개 대학 2001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50.8%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다수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대답한다.

    한편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비판과 반대여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언론과 정치권 주변에서는 ‘현 정권이 부자 정권이라서’ ‘천안함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4대강을 억지로 추진해서’ ‘빈부 격차를 해소하지 못해서’ 등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인다.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무관심해서’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아는 게 없어서’라는 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대다수 국민의 바람은 ‘정상적인 나라’

    하지만 이런 해석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다. 정치인이나 혹은 고위관료들의 눈에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무지렁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진짜 국민들’은 교육도 충분히 받았고, 보고 듣는 것 또한 적지 않기에 그들의 생각만큼 ‘무식하지 않다.’

    이런 국민들이 바라는 건 ‘정상적인 나라’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적의 어뢰에 아군 호위함이 폭침(爆枕)되어도, 외국인이 우리나라 수도에서 난동을 부려도 똑 부러진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는 나라, ‘서민 정책’이라면서도 정작 ‘서민’은 정책결정과정에서 배제된 나라, 각종 혜택과 부동산 개발정보 사전입수, 불법 사업으로 부자가 된 이들이 대를 이어 부자로 사는 나라, 공권력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나라, 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기회조차 없는 나라가 부끄럽고 답답한 것이다. 때문에 항상 여당과 정부에 불만이 많은 것이다.

    이런 국민들의 의견에는 ‘좌우’가 없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그 주변에서는 계속 ‘좌우’ 논쟁만 벌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그 사이에서 어떻게 줄을 타야 표를 더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계산만 하고 있다. 어떤 단체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주변 국가에 도움을 호소하는 영상을 배포하는 사대주의적 작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자들이 ‘오피니언 리더’라며 젠체 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사회정의'는 우파의 주장이 '몸통'

    이런 문제에서 우파 진영 또한 100%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 ‘우파’에게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애국심’이다. ‘애국심’이 있다면 병역, 납세 등의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바로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의 우월성을 입증할 ‘청부(淸富)’와 ‘성공한 애국자’ 모델들을 발굴하고 제시해야 한다. 이 말은 ‘우파적 가치’에 ‘사회정의’도 포함된다는 말이다(혹자는 ‘사회정의’가 좌파의 주장이라고 하나 그 바탕이 된 존 롤스의 ‘사회정의론’은 우파적 주장에 좌파의 주장을 양념처럼 뿌린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파 진영은 이런 모델을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우파 진영은 지난 15년 간 좌파 진영의 무차별적 공격을 막느라 대기업과 안보기관을 무조건 감싸주기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우파 진영이 먼저 우파적 가치에 맞춰 자기 혁신하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치려 노력해야 한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우파’라면 ‘인권’ 운운하며 ‘범죄자’를 봐주거나 자국민을 역차별하지 않는다. 부정축재자나 불법사업으로 돈 번 자도 용서치 않는다. 좌우 진영에 줄을 대고 권력 눈치나 보면서 국민들 주머니 터는 기업을 ‘자유시장경제’의 모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비굴한 자세로 '평화'를 '구걸'하는 정치인을 인정하지 않는다. ‘안보’를 내세워 혈세를 낭비한 자들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 모두에 대한 처분은 '떼법'이 아니라, 철저히 합법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우리나라 정치권 중 '우파 정치인'은 몇이나 될까, 여·야 중 우파 정당이 있을까.

    ‘정상적인 나라’를 만드는 데 우파가 앞장서고, 젊은이들과 서민을 위해 우파 진영이 나선다면, 국민들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우파가 힘쓴다면 누가 우파를 경원시하겠는가. 우파 진영이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대비한다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우파 본연의 가치를 내세우려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