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아하지 않지? 나도 당신 좋아하지 않아"
  • 유엔에 근무하는 최고위 중국 외교관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술주정을 부렸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최근 있었다고 국제 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9일 보도했다.

    사건의 장본인은 샤주캉(沙祖康) 유엔 경제사회국 사무차장.

    지난주 오스트리아 휴양지인 알프바흐에서 진행된 만찬 행사에 모인 관계자들이 건배할 때 샤 사무차장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고 유엔 관계자들이 증언했다.

    목격자들은 "샤 사무차장이 반 총장에게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나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샤 차장은 이미 몇 잔(a few drinks)을 마신 상황으로, FP는 그의 행동을 '술주정(intoxicated rant)'이라고 표현했다.

    샤 차장은 이어 반 총장이 자신을 제거하려 했으며 또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 차장은 뉴욕에 오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고 발언했다가 다시 유엔을 사랑하게 됐으며 반 총장에 대해 몇 가지는 존경하게 됐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샤 차장은 이어 "미국인들이 정말 싫다"고 발언, 또다시 물의를 빚었다.

    샤 차장이 다음날 아침 반 총장과 면담을 요청해 사과한 후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유엔 관계자들은 말했다.

    2007년 7월 유엔에 부임한 샤 차장은 '중국 외교부의 존 볼턴(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이라고 불릴 만큼 불 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서 발언권을 확대하고 반 총장을 밀었던 중국 입장에서 이 같은 해프닝은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해석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