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의 위험한 생각                                                

    경기도지사 선거에 국민참여당- 민주당- 민노당의 단일후보로 입후보한 유시민씨는 15일 새벽에 방영된 SBS-TV의 시사토론에서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경기 북부지역의 발전이 불가능함으로 경기 북부지역의 개발을 위해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 취했던 대북정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비핵 3천’(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전제로 한 대북경제지원 확대정책)을 엉터리라고 비난하면서 경기 북부지역 발전을 위해 노무현 정권이 북한과 합의했던 ‘서해안 평화협력 특별지역’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김·노정권이 선전했던 시베리아횡단철도 및 중국횡단철도와 남북한의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대북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김·노정권이 북한과의 화해 평화를 실현한다면서 전개한 대북경제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북으로 들어간 남한의 현금과 물자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유씨의 발언을 분석하게 되면, 그의 발언에는 대한민국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김·노정권이 북한과의 화해 평화를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현금과 물자를 북한에 제공하는 대북경제지원을 실행하고, ‘서해안 평화협력 특별지역’ 프로젝트를 북한과 합의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 및 중국 횡단철도와 남북한의 철도를 연결하는 구상을 선전할 때는, 선의로 해석하자면 그들 두 정권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사실을 몰랐고 남에서 북으로 간 현금과 물자가 김정일 정권의 핵무기 개발에 유용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렇게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북한은 2009년 5월 하순에 고위력 핵폭발 실험을 실시하여 자기들의 핵무기 보유사실을 외부에 알렸고, 국제사회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사실을 과학적으로는 인정하고 있다. 북한은 2009년 4월 초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실험을 실시하여 머지않아 핵폭탄의 소형화에 성공하여 대한민국을 표적으로 하는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는 많은 외화가 투입되었으며, 그 외화의 상당 부분이 남한에서 제공한 달러와 남한에서 제공한 물자를 이용하여 확보한 달러였다는 점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핵무기 보유사실이 명백해졌고, 김·노정권이 북한에 현금과 물자를 제공해온 지난 10년 동안 북한은 그것을 이용하여 대한민국 국민을 대량 학살하려는 핵무기를 개발해온 것이 드러난 현 시점에서 유씨가 북한의 핵무기폐기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대북경제지원정책을 비판하고, 북한에 현금과 물자를 대대적으로 쏟아 붓게 될 ‘서해안 특별지역’ 프로젝트, 시베리아 횡단철도 및 중국 횡단철도와의 연결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거 김·노정권이 북한의 핵무기관련 사실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러한 프로젝트를 북한과 합의하고 선전한 것과는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진다. 

    김·노정권의 경우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다거나 도우려는 의도가 없이 그런 합의를 하고 선전을 했다고 해석될 수 있지만, 유씨의 경우는 그렇게 해석될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한이 이미 자기들의 핵무기 보유를 공표했을 뿐만 아니라 고위력 핵실험을 실시하여 핵무기 보유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까지 했으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남한에서 제공한 현금과 물자가 악용되었음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다 알려진 상태에서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은 채 북한에 막대한 현금과 물자를 쏟아 붓게 될 대북 프로젝트를 실행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대한민국 국민을 대량 학살할 핵무기를 보유한 것을 용인하고 향후로도 그런 무기를 더욱 많이 만들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동반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을 막기 어렵다. 

    유씨의 발언이 그렇게 해석되어도 반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가상적인 사례를 한 가지 들어 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총기 난사범이 대중을 향하여 무차별 총격을 가하여 많은 사람을 살해했는데 총기 난사범의 총격 사실을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이 범행 현장에 나타나서 총기 난사범의 범행을 비난하지 않고 그 범인에게 총과 탄약을 제공하자고 주장했다고 하자. 그런 경우 그의 주장에 그 총기 난사범의 범행을 용인하고 나아가서 그로 하여금 총기 난사를 더 자행하도록 도와주려는 의도가 없다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인가?

    유씨는 최근 천안함 침몰의 원인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선전을 도와주는 발언을 했다.
    유씨는 지난 11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이 어뢰나 기뢰에 의해 침몰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증거가 단 하나도 없는’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조사단은 이미 4월 하순에 천안함이 외부폭발(곧, 어뢰나 기뢰의 공격)에 의해 침몰되었다고 판단하면서, 그 증거로 △천안함의 절단면 형태가 선박이 외부폭발로 인해 절단될 때 형성된 절단면의 형태라는 점, △천안함의 연돌과 알루미늄 파편들에서 어뢰에 사용되는 화약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유씨의 발언이 있기 5일전인 5월 6일에는 이 나라의 정보당국이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정찰총국이 자행했다는 복수의 정황증거들을 확보했다고 확인했다.

    한편, 북한은 4월 중순부터 대한민국이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북한의 공격 때문인 것으로 날조하고 있다고 선전해왔으며, 남한의 사상적 정체가 수상한 인사들은 그야 말로 아무 근거제시 없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외부폭발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선전을 해왔다. 남한의 수상한 인사들의 그런 선전은 의도했건 안했건 북한의 선전을 도와주는 것이다. 천안함이 어뢰나 기뢰의 공격에 의해 격침되었을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나 기뢰의 공격을 받아 침몰되었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단의 조사발표, 천안함 격침은 북한 정보총국의 소행이라는 대한민국 정보당국의 확인, 북한의 선전, 남한의 수상한 세력들의 선전 등이 모두 알려진 상태에서 유씨는 조사단의 발표와 대한민국 정보당국의 확인을 무시하고 북한의 선전에 도움을 주는 효과를 가지는 남한의 수상한 인사들의 선전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유씨가 SBS-TV 토론에서 한 발언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그가 대한민국에게 매우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