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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장병 두번 죽이는 '악플' 더이상 방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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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문객들이 순국장병들을 애도하기 위해 국화꽃을 받아 들고 합동 분향소로 향하고 있다. ⓒ 김상엽 기자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천안함 희생장병 46명의 영결식이 유족들의 오열 속에 29일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애도기간인 닷새동안 전국 51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50만 명 이상이 조문을 다녀갔고 희생장병의 유족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 수백억 원에 이르는 성금이 모이기도 했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은 자체적으로 예능프로그램의 결방을 추진,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양지가 있는 곳엔 언제나 음지가 있는 법. 전국 각지에서 천안함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희생자 및 유가족에게 힘에 담기조차 힘든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찰청은 천안함 희생장병들의 시신이 수습되기 전, 한 네티즌이 이재민 병장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방문해 "열흘이 넘어 지금은 아마도 바닷물에 시체가 불었을 것"이라면서 "바다에 빠져 또 한 번 이재민이 되는군"이라는 악성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 네티즌은 다른 장병들의 미니홈피에도 들어가 "희망이 없어 보인다. 미리 애도한다"는 막말을 늘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해당 네티즌의 게시물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보고, 유가족의 고소가 있을 시 입건·처벌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피해자 측이 일일이 직접 고소를 해야 수사가 이뤄지는 친고죄 성격을 띠고 있어 피해자 측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을 경우 관련 수사나 처벌이 어렵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네티즌 스스로 '악플 달기' 자제해야"
따라서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 스스로 모니터링 강화를 꾀하는 한편 사용자(네티즌) 역시 자발적으로 '악플 달기'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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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모 사진전을 보며 오열하는 추모객 ⓒ 박지현 기자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국내 인터넷 환경은 최첨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이를 즐기는 문화는 점점 저급한 햐향 평준화의 길로 가고 있다"며 "성숙되지 못한 인터넷 문화의 고착은 결국 나라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규제나 제재의 필요성만 가중시켜 네티즌 스스로를 옭아매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회피 연아' 동영상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인터넷 발달로 인한 폐단을 지적, 국내 인터넷 문화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유 장관은 "천안함과 관련 쓸데없는 악플과 괴소문이 등장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인터넷 강국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인터넷이 아주 나쁜 쪽으로만 강국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사이버모욕죄를 대표 발의해 주목을 받은 나경원 의원도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인터넷 문화는 건강하지 않은 측면이 많다"며 "개인에 대한 악성 루머의 유포와 비인격적 비난은 지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나 의원은 "인터넷이 법치주의의 예외 공간이 아닌 만큼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건강한 인터넷 문화 조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티즌의 자정 노력이지만 개인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법치주의의 확립을 통한 사이버모욕죄의 도입은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모욕죄,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그러나 사이버모욕죄가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규제장치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하는 반대의 소리도 높다. 특히 모욕죄의 경우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욕설 외에도 완곡한 표현이나 풍자적인 말도 다분히 범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네티즌간 자유로운 '사이버 소통'을 억누르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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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연예인 미니홈피에 남겨진 각종 댓글. ⓒ 뉴데일리
하지만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자유방임주의가 각종 사회적 병폐를 야기했듯이 적절한 규제와 통제가 배제된 인터넷 환경은 '표현의 자유' 이전에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살상무기 제조공장'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정보로 네티즌들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악성 루머를 퍼뜨려 시세차익을 챙기는 이른바 '사이버 애널리스트'처럼 인터넷 상에 무분별하게 퍼져있는, 거짓되고 과장된 정보들이 제대로 여과되지 않을시 개인의 인격 훼손은 물론 경제적인 손실을 발생시켜 사회적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국소적' 커뮤니티에서 돌던 '광우병 괴담'은 병든 소가 도축장에서 쓰러지는 화면을 반복 편집해 보여주며 시청자 감정을 자극한 방송과 만나, 기름에 불 붙은 격으로 삽시간에 퍼지며 많은 국민들의 손에 "MB 타도"라는 서슬퍼런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거머쥐게 하는 웃지 못할 사태로까지 비화됐었다.
당시 인터넷에는 검증되지 않은 각양각색의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며 마치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인체에 심각한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네티즌 사이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처럼 인터넷 상에 퍼진 '거짓된 이야기'는 어느새 진실로 둔갑, 국민들을 감성을 자극하고 현혹시켰다. 나아가 광우병 사태는 국론 마저 분열, 자신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펴는 네티즌과 특정인을 무차별 공격하는 이른바 '사이버 테러'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민병철 교수 "악플로 받은 고통…선플로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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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병철 교수(우측 두번째). ⓒ 뉴데일리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최근 일련의 인터넷 악플들은 장병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고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가족과 국민들에게 또 한번 고통을 안겨주었다"며 "고 최진실씨 뿐 아니라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던 인터넷 악플은 많은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인 익명성과 무한 복제 가능성으로 인해 별 생각없이 쓴 악플이 폭발적인 살상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막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배려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선플 운동'을 많이 확산 시키는 것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지난 2007년 가수 유니가 자살한 소식에 충격을 받고 (자신의)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선플(선한 댓글)'을 달도록 하는 과제를 내 준 것이 이같은 운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는 2007년 5월 민 교수에 의해 발족된 민간단체로 탤런트 이순재, 영화배우 안성기, 국회의원 변웅전 등 사회 저명 인사들이 참여, 전 국민적인 선플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11월 첫째 금요일을 '선플의 날'로 지정, 네이트 커버스토리를 통해 칭찬이나 감사의 내용을 담은 5자 이상의 '선플달기'를 유도하는 한편 '선플강사 양성교육'을 실시해 수십명에 달하는 선플지도요원을 배출하는 등 선플의 사회적 확산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