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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 등 장차관급 인사를 포함한 8명의 1차 영입 명단을 15일 발표했다. 여당의 인재영입 명단 발표가 나오자 마자 곧바로 '철새' 논란이 불거졌다.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은 "관료출신들이 정권의 권유로 해서 출마했던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과 틀리는게 없다. 당을 여러 번 옮겨 다니거나 하는 것이 철새지 이 분들은 철새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일부 영입인사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절반 가량이 '친노'전력을 갖고 있다. 최홍건 전 중소기업특위 위원장은 2002년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산업정책특보를 지낸 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산업노동팀 위원을 거쳤다. 2003년초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부터 입당, 11월에는 중앙위원까지 지냈다. 2004년 8월부터 2006년 9월까지는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위 위원장이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노무현의 종자'라고 불렀던 인물이다. 2008년 2월 25일 퇴임한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향하기 위해 내린 밀양역에는 엄 시장이 마련한 환영식이 열렸고, 노 전 대통령은 "경남에 노무현 종자들 가운데 딱 한 사람, 엄 시장만 당선됐다. 이 종자도 괜찮은 종자니까 여러분이 잘 키워주시라"고 당부했다. 엄 시장이 열우당 후보로 당선되던 시절, 그에게 '정치적 지도자는 노 전 대통령'이라는 의미가 부여됐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열우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한 천사령 함양군수는 당선 소감에서 "한나라당보다 무소속, 무소속보다 열우당이 더 불리한 줄 알지만 정부로부터 덕을 본 입장에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영남권에서의 한나라당 승리에 대해 "바람몰이라고 해서 무조건 한나라당만 찍은 선거에 대해 걱정이 든다"고 평가했다.
친노직계로 불린 염동연 전 의원의 측근인 서장원 포천시장도 영입됐다. 그는 2006년 염 전 의원의 지원을 받아 열우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이밖에 임좌순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당적 변경 외에도 과거 한나라당 지도부로부터 맹렬한 비난을 받은 인물로 주목된다. 임 전 총장은 노무현 정권에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지냈다. 임명 당시 한나라당은 '낙하산인사조사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그를 비난했다. 임 전 총장은 2005년 4월 재선거 때 열우당 후보로 충남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식의 공천으로 과연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겠는가"라고 비판했으며, "충절의 고장 충청도가 철새 도래지로 변모했다"(맹형규 정책위의장), "자신의 선거를 위해 비현실적 법개정한 사람"(김무성 사무총장) 등 지적이 이어졌었다.한나라당은 15일 정몽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발표된 영입인사 환영간담회를 열었다. "오늘 영입되신 분들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명망을 얻고 있는 분"(정병국 사무총장), "오늘 이렇게 8명의 능력 있는 분들을 영입하게 되어서 너무나 기쁘게 생각한다"(남경필 위원장) 등 낯 뜨거운 발언이 나왔다.
정 대표의 환영사가 눈에 띈다. 그는 "이것저것을 그리면서 미술물감을 많이 섞으면 검정물감이 된다. 빛은 많이 섞으면 흰빛이 된다고 한다"고 했다. 거부할 수 없는 '철새' 영입으로 한나라당이 어떤 색으로 변할 지 두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