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정치범수용소의 실체가 ‘살아 돌아온 자’들에 의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와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주최한 ‘북한정치범 수용소 수용 실태 증언’ 기자회견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김태진 대표와 정광진 사무국장, 북한민주화위원회 김영순 여성회장이 증언자로 나섰다. 이들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한 번 들어가면 죽어야만 나올 수 있는 완전통제구역과 혁명화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혁명화구역의 대표적인 곳이 요덕정치범 수용소라고 설명했다.

  • ▲ 북한정치범수용소 수용실태 증언 기자회견 ⓒ 뉴데일리
    ▲ 북한정치범수용소 수용실태 증언 기자회견 ⓒ 뉴데일리

    김태진 대표는 “혁명화구역에는 탈북자, 체제 비난자, 당의 권위를 훼손한자, 반정부음모자, 간첩행위와 반체제 행위 국가기밀을 누설한 자, 연좌제에 연루된 자 등이 수감돼 폭력, 굶주림, 처형의 위협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가장 “식량난으로 더 이상 북에 살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요덕정치범수용소의 생활은 처참했다”고 밝혔다. “인간으로 감당할 수 없는 노역량에 매 끼니에 제공되는 200그람의 옥수수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또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짐승처럼 하루하루 살아갔다”고 밝혔다.

  • ▲ 북한정치범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김영순 여성회장 ⓒ 뉴데일리
    ▲ 북한정치범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김영순 여성회장 ⓒ 뉴데일리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성혜림과 고교, 대학 동기라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에 구금됐다는 김영순 여성회장은 “9년간 수감됐지만 내가 왜, 수감됐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북에서 탈출하기까지 31년 간 보위부 감시 속에 살았다”며 “내가 출소할 때 비로소 내 형량이 9년인 걸 알았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내가 성혜림이 5호댁(김일성, 김정일 친인척 및 직계가족과 관련된 행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감된 것”이며 “김정일이 고영희와 살자, 89년 평양 고위부가 찾아와서 성혜림은 김정일의 처가 아니고 아들도 안 낳고 했으니 입 함부로 놀리지 말라는 일종의 제거작업을 펼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북인권선교사 로버트 박에 대해서는 “북한 주민들은 로버트 박이 북으로 왔는지도 모를 것”이라며 “미국인 신분이기 때문에 북한 국민들이 인식 못하도록 구금돼 있는 게 분명하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정 사무총장은 “요즘도 철제의자에 앉으면 한기가 느껴지며 다리와 허리가 아프다”며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지하철을 타면 바람이 나오는 게 피부에 스칠 때 마다 충격이 있다”고 전했다. “정치범수용소에서 나온 지 18년이 흘렀으나 아침에 혁명가를 부르며 일어날 때도 있다”며 “영문을 알 수 없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와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요덕관리소혁명화구역 수감자 25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