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4년 전 건설이 중단된 함경남도 금호지구(신포시 일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한국형 경수로 건설현장에 남겨뒀던 우리 업체 장비와 자재 455억원어치 중 대부분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북이 빼돌린 자재와 장비는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어 정부가 전략물자에 준해 관리해오던 중장비도 포함돼 있고 북이 빼돌린 자재·장비가 2006년과 올해의 두차례 북 핵실험때 이용된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물품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HEUP)으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사업이 종료되면서 건설 현장에 남겨 놓은 것이다.

  • ▲ <span style=북한이 함남 신포에 남겨놓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한국형 경수로 건설 현장에 남겨뒀던 자재와 장비 대부분을 무단으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997년 8월 경수로 건설부지 공사 착공식 ⓒ 연합뉴스" title="▲ 북한이 함남 신포에 남겨놓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한국형 경수로 건설 현장에 남겨뒀던 자재와 장비 대부분을 무단으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997년 8월 경수로 건설부지 공사 착공식 ⓒ 연합뉴스">
    북한이 함남 신포에 남겨놓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한국형 경수로 건설 현장에 남겨뒀던 자재와 장비 대부분을 무단으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997년 8월 경수로 건설부지 공사 착공식 ⓒ 연합뉴스

    이 신문은 통일부와 관계 당국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금호 지구에서 최근까지 트럭·버스 등 모두 190대의 차량을 빼내갔고 크레인과 굴착기 등 북한에 넘어갈 경우 군사용 등으로 전용될 수 있어 정부가 전략 물자에 준해 관리해오던 중장비 93대도 가져갔다고 전했다. 또 500t의 철근과 32t의 시멘트도 대부분 반출된 것으로 파악됐고 통신 설비와 의료 장비도 북측이 가져간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수로에서 한국 인력이 모두 철수한 2006년 1월 당시 노무현 정부는 “북한이 자재·장비를 잘 보관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이행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철수 직후부터 자재·장비에 손을 댔으며 최근까지 북한 당국과 군부가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2003년 11월 경수로 건설 중단에 따른 손실을 거론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금호지구에 들여온 장비·자재의 반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년 뒤 경수로 사업이 파국을 맞자 북한은 장비 반출을 금한 채 한국 근로자를 추방하듯 모두 내보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남측에 현장 접근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보상 문제 등에 대한 청산 절차를 밟기도 전에 장비를 무단 반출한 것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자 절도로 간주될 행위"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