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찍다보니 어느 새 '국가대표 드라마'가 됐더군요"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는 '노비 사냥꾼'이란 새로운 소재를 사용, 방영 전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드라마 '추노'에 대해 "한 마디로 국가대표급 드라마"란 자평을 내렸다.

    어찌보면 다소 오만하게 들릴 수 있는 소리지만 드라마를 찬찬히 뜯어보자면 길 대표의 주장이 그리 빈말도 아니다.

    첫 번째로 영화 '국가대표'의 주요 출연진이 추노의 알토란 같은 조역에 캐스팅 되며 자칫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사극에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것.

  • ▲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 ⓒ 뉴데일리
    ▲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 ⓒ 뉴데일리

    ◇'국가대표'와 '노비 사냥꾼'의 절묘한 만남 = 추노에서 좀도둑 출신으로 들치기와 날치기에선 조선 팔도 최고를 자부하는 추노패의 행동대장 '왕손이' 역할을 맡은 김지석은 영화 국가대표에선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불구, 스키점프란 비인기종목에 도전하는 '강칠구' 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바 있다.

    또 '한수 이북 최고의 추노꾼'이었으나 옛날  졸병이던 대길이가 '조선 최고의 추노꾼'이 되면서 자존심과 존대감이 바닥에 떨어진 조선 최고의 왈패 '천지호' 역을 맡은 성동일은 국가대표에서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 '방코치' 역으로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결국 영화 국가대표 출연진의 합류로 졸지에 '국가대표 드라마'가 됐다는 얘기지만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1200만 화소의 고화질 HD영상을 화면에 구현하고, 수원 화성 문경 익산 순천 완도 제주도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려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는 한편 영화 '7급 공무원'의 천성일 작가와 '한성별곡-正'을 연출한 곽정환 감독이 조우했다는 점에서 드라마의 규모와 퀄리티 역시 가히 '국가대표급'이라는 게 길 대표의 주장.

    특히 길 대표가 자랑하는 부분은 고속카메라 '레드원'을 국내 드라마 최초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길 대표에 따르면 레드원은 영화 국가대표에도 사용됐던, 고속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로 뛰어난 화질은 물론 역동적인 액션 장면을 담아내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카메라라고.

  • ▲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 ⓒ 뉴데일리
    ▲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 ⓒ 뉴데일리

    ◇'차세대 한류스타' 추노에 다 모였다? = 이외에도 장혁, 이다해, 오지호를 비롯 공형진, 이종혁, 한정수 등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출연배우들 역시 추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오지호씨는 이번 추노를 통해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기존 모습에서 벗어난 자기만의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청춘스타 장혁씨 역시 또 다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봅니다. 이다해씨는 방송 관계자분들 대다수가 선호하는 연기력과 외모가 출중한 뛰어난 배우죠. 게다가 국가대표 출신(?) 배우들까지 합류했으니 일단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길 대표는 "이 중에서 차세대 한류스타가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며 "이미 일본 측과 회당 8만달러(약 1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추노를 '선 판매'하는 계약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귀띰, 추노가 2010년을 이끌 또 하나의 한류상품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리스크'는 제작사 몫, '열매'는 방송사 차지? = 길 대표는 KBS가 20억원, 초록뱀이 20억원을 내서 별도의 문화전문회사(SPC)를 세운 점도 추노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 ▲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 ⓒ 뉴데일리
    ▲ 길경진 초록뱀미디어 대표 ⓒ 뉴데일리

    "보통 방송사 외주 제작시스템으로 이뤄지는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추노는 KBS와 초록뱀이 설립한 문화전문회사가 드라마 제작을 총괄하고 방송사 광고 수입을 제외한 공중파·케이블 방송권, 해외판권 등 모든 권리를 소유하게 됩니다. 당연히 드라마를 통해 발생되는 수익은 KBS와 초록뱀미디어가 절반씩 나눠갖게 되죠. 따라서 국내 방송 관련 판권은 방송사가 갖고 해외판권만 제작사가 일부 할당받는 기존 드라마에 비해 제작사의 리스크가 감소되는 것은 물론 양사 모두 동일한 책임을 가지고 사업 진행을 할 수 있어 수익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길 대표는 "제작사가 어려움을 겪고 방송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 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리스크는 우리가 지고 과실은 방송사가 가져가는 관행 때문"이라며 "국내 방영권을 방송 3사가 독점하는 현 시스템을 타파, '프로듀서 파견비' '기자재 대여비' 등 필요한 부분은 제작사가 방송사에게 사안별로 지급하고, 대신 재방송료나 케이블 방송권 등 기타 권리를 방송사와 제작사가 공유하는 방법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 겨울에 누더기 옷 입고 촬영…배우·스태프 고생 많아" = 길 대표는 '아이리스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실은 우리가 먼저 KBS 방송에 편성됐었다"며 "갑자기 아이리스가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방송 일정이 밀린 것"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 ▲ 추노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장혁, 이다해, 오지호. ⓒ 뉴데일리
    ▲ 추노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장혁, 이다해, 오지호. ⓒ 뉴데일리

    "(아리리스 제작사)거기도 계약상 올해 안에 다 방송 해야한다는 내부적인 문제가 있었겠죠. 하지만 원래는 우리가 10월 초 방영키로 했던 겁니다. 그래서 촬영도 8월부터 시작하며 부산을 떤 건데…"

    그럼에도 불구 "드라마 성격 자체가 판이하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온 만큼 시청자로부터 아이리스 못지 않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길 대표는 "출연진들이 한 겨울에 누더기 같은 천조각을 입고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며 "시청률도 좋지만 우선 모두가 건강하게 촬영을 마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0회 정도 분량을 미리 찍어 둔 상태지만 연결신 같은 경우는 배우들이 다 찢어진 누더기 옷을 입고 촬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그래도 모든 출연진이 아무런 불평불만도 하지 않고 촬영에 임해줘 너무나 고마울 따름입니다. 특별히 언론이나 방송 관계자 여러분께서도 이번 드라마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어 내외적으로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드라마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