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전제로 북한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미국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북한 측에 제안했다 하더라도 북한이 이를 크게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 전 실장은 “북한이 핵 폐기 의지를 천명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는 상황을 전제 조건으로 북한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면서 “북한이 자신의 핵무기 능력을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쉽게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존 박 선임연구원도 “북한에 미국의 연락사무소 설치가 가능해지려면 북한 측의 강한 비핵화 의지 천명과 함께 핵 폐기를 향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최근 화폐개혁으로 내부가 혼란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북한 내 연락사무소에 미국 관리가 체류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을 원한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의 연락사무소 설치 제안으로는 북한의 체면을 살리는 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북한은 “올 봄 자국의 위성 발사를 미사일 발사로 간주해 비난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이를 문서로 사과하는 조치를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립대학(UVA)의 안찬일 방문교수는 “미국 측이 연락사무소보다 한 단계 위인 이익대표부를 설치하면 어느 정도 외교 관계의 모습을 나타내면서 미국이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많이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북한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