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광장이 1년 3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일 시민의 품에 안기면서 광장 자리를 약 100년간 지켜온 은행나무들의 행방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세종로 16개 차로를 10개로 줄여 확보한 중앙 공간을 활용해 광장을 만들 때 세종로 중앙분리대의 은행나무 29그루가 사라졌기 때문.

    높이 12~13m의 울창한 은행나무들은 수령이 56년에서 100년까지로,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1910년부터 심어져 적게는 50년, 많게는 100년 세월 동안 세종로의 상징물처럼 인식됐다.

    서울시는 광장 조성 공사에 맞춰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100살짜리 최고령 은행나무를 포함한 15그루는 문화관광부 인근 시민열린마당 앞 보도에, 나머지 14그루는 정부중앙청사 앞에 옮겨 심었다.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세종로와 가까운 곳이 좋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식 후 6개월 이상이 지난 지금은 나무들이 새 토양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시는 밝혔다.

    세종로 은행나무는 원래 일제가 조선시대 육조거리 중심축을 훼손하기 위해 심었던 것으로 오랜 기간 세종로의 상징물처럼 여겨졌지만, 앞으로는 광화문광장이 역사성과 정통성을 가진 새로운 상징물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높이 솟았던 나무들이 사라져 자연스럽게 광화문과 경복궁, 북악산, 북한산을 연결하는 시계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