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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4대강 순회탐방에 참가한 그린 리포터와 참가자들 ⓒ 뉴데일리
    ▲ 4대강 순회탐방에 참가한 그린 리포터와 참가자들 ⓒ 뉴데일리

    서울 등촌고 3학년 이정미 양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산다. 이 양이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 서면 가장 먼저 푸른 한강과 만난다. 변함없이 맑게 흐르는 한강. 그런데 오늘 만난 낙동강은 그 한강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지방여행을 많이 못해본 저는 어느 강이나 한강과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 낙동강은 한강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버려진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부나 국민, 환경단체들의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낙동강의 모습을 알리고, 우리가 돌봐야한다고 주위에 알리겠습니다.”

    녹색뉴스포털 그린투데이의 그린 리포터로 4대강 순회탐방에 참가한 이 양은 못내 황폐해가는 낙동강의 모습이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4대강 순회탐방을 마친 그린 리포터와 참가자들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저마다의 느낌을 털어놓았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조영선 리포터는 우포늪을 돌아본 소감을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이 정부의 ‘4대강 살리기’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낙동강을 돌아보니 꼭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 리포터는 지난해 창녕 우포늪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에도 참석했다.

    미국 미시건 주립대에 재학 중인 고영진씨는 “낙동강이 폐수로 오염돼 주민들이 식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하고 “오늘 고령교 주변의 오염된 낙동강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고 씨는 “정부와 지역주민이 최선의 해결책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고 바람을 얘기했다.

    민진호 리포터(경기대)는 “서울에서 늘 ‘4대강 살리기’ 반대의 목소리만 들어왔는데 낙동강의 상태가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아는 만큼 보이듯이, ‘4대강 살리기’가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악(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를 여행한 경험이 있는 박경옥(한국외대)씨는 이날 탐방에 청년봉사단으로 참가했다. 박 씨는 “네덜란드의 운하와 오늘 본 낙동강이 너무 비교가 됐다”며 “네덜란드는 운하를 수송 수단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우리는 왜 그런 생각을 못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한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김효진 리포터(한서대)는 “서울에서 ‘4대강 살리기’ 설명회를 한다기에 참석했더니 강사도 전문가가 아니고 구체적인 내용이나 효과에 대한 설명도 없어 실망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만 내세우고 그에 맞는 홍보를 못 하니 국민들도 왜 ‘4대강 살리기’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 하는 실정”이라며 “구체적인 청사진을 설득력 있게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4대강 살리기’가 국가적 이슈라면 그만큼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줘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온양여고 3학년인 이은희 양은 수능 준비로 바쁜 중에도 참석을 한 그린 리포터. 학교에서 토론연습을 할 때  ‘4대강 살리기’가 주제로 정해지면 반대의 논리를 펴곤 했다는 이 양은 “교사들도 반대 주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양은 “하지만 오늘 낙동강의 오염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방점은 일반 참가자인 안종상 동국대 교수가 찍었다. 안 교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가 이만큼 나무가 들어선 것은 치산(治山)에 힘을 기울인 결과”라고 말하고 “이제 국민들의 에너지를 치수(治水)로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살리기’는 얼마나 투자해 어떻게 살리느냐가 문제인데 방법론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안 교수는 “이 사업이 정치 이슈가 아닌데 투쟁 대상으로 삼는 것이 우스운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치산, 치수가 중요하지만 정치인들의 마음 다스림, 곧 치심(治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