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0일 국회 미디어 관련 법안 처리 지연과 관련, "'언론 악법 반대'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회의장 앞에 앉아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보며 참기 힘든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방통위에서 열린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어제 국회에선 야당 의원들의 원천 봉쇄로 상임위원회 회의가 무산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여야는 3개월간 미디어발전위원회에서 미디어법안을 논의했지만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이전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허송세월을 했다"면서 "이를 보는 국민도 그렇지만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로 안타깝고, 허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0일 방통위에서 열린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0일 방통위에서 열린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미디어 관련 법개정은 이제 결론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데일리


    최 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디어 관련 법 개정은 이제 결론을 맺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도 미디어 산업 발전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는 디지털 방송 전환, IPTV 도입 등이 지연되어 관련 산업 발전이 경쟁국보다 늦어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더 반복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세계 기술발전에 눈감으면 안돼, 더 이상 뒤쳐질 수 없다"

    이어 최 위원장은 "80년대의 낡은 유산인 칸막이 규제로는 미디어 빅뱅 시대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세계 변화, 기술 발전에 눈을 감으면 안된다. 더 이상 시대에 뒤쳐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산업 선진국을 돌아보며 이들이 급변하는 미디어 융합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국가 장래를 걸고 정책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다"면서 "미디어 빅뱅은 자유로운 경쟁체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방송 장악' 논란에 대해서도 최 위원장은 "거듭 강조하지만 정부는 방송을 장악할 의지도 계략도 없다"면서 "무엇보다 국민이 그렇게 놔두질 않을 것이며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못박았다. 그는 "있지도 않고, 의지도 없는 '언론장악'이라는 허상을 붙잡고 정치가 산업의 손발을 묶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미디어 빅뱅을 통해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조속히 열어가고자 했던 간절한 마음만큼, 이를 추진하지 못하는 현실이 유감스럽다"면서 "미디어 관련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주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최 위원장은 하반기 전략으로 ▲ 미디어 산업 혁신 ▲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 주파수 회수․재배치 ▲ 방송통신 해외진출 ▲ IPTV 서비스 활성화 등을 밝힌 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송법·전기통신사업법 등 중점 법안 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들이 아직 처리되지 않아 미디어 산업 발전, 재판매 제도 도입, 요금인가제 완화 등 중요한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고 산업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