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제주를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북핵 도발과 관련,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아세안 국가들과 공조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일 부아손 부파반 라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브루나이, 인도네시아와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신 아시아 외교' 보폭을 넓힌다.

    특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움직임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환 외교안보 수석으로부터 북한 움직임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차 핵실험에 이어 시험발사를 예고한 사거리 5000km 이상인 ICBM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새로 건설된 장거리미사일 발사기지로 이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려됐던 서해 도발은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북한이 ICBM 발사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마저 단호하게 나오니까 (북한이) 서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발사 시기와 관련해 "약 두 주일 후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의 공조를 확대하는 데 주력한 결과 아세안 국가들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북한과 수교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국가가 많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등 북한과 '우방'으로 불리던 국가들도 북핵문제만큼은 한국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비동맹국인 인도네시아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실험을 강력히 비판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아파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면적으로 심화하자고 합의한 데 이어 아피싯 총리가 '북핵 문제를 곧 열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북핵 문제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공조가 강화됐음을 알렸다.

    청와대는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국가신성장동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아세안 10개국과의 특별정상회의에 전력한다는 방침 아래 북한 도발 움직임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