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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이 첫 공판에서 자신의 기구한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을 보였다.
강 회장은 18일 오전 11시 대전지법 403호 법정에서 이 법원 제11형사부(위현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에 대해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부정청탁이나 편법을 사용한 적 없다. 횡령죄라니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경영하면서 통장도 만들지 않았고 돈도 빼돌린 사실이 없다"며 "정말 횡령한 게 있다면 모두 물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일종의 '정치범'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저번 대통령 당선되고서도, 대통령 벗어던지고 나서도 왜 내가 짐을 떠안아야 하느냐"며 "나는 욕심이 없고, 모질게 살아온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는 권력의 부침에 따라 교도소를 오가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한 자신의 신세가 기구한 듯 소리 내 울며, 한창 말을 잇지 못했다.
강 회장은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기업 경영하는 사람 가운데 나 같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라며 "재판받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강 회장은 공판이 끝난 뒤 방청석에서 '회장님 힘내세요'라는 말이 나오자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을 흔들기도 했지만 공판 내내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을 지켜봤다.
강씨의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부에 뇌종양을 이유로 강 회장의 불구속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했다.
강 회장은 2004년 이후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회삿돈 305억원을 임의로 사용하고 자신의 벌금과 추징금 등을 회삿돈으로 내게 해 회사에 36억원의 손해를 끼치는 한편 세금 16억원 가량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차 공판은 내달 2일 오전 10시30분. (대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