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통화기금(IMF)은 3일(한국시간) 한국이 올해는 마이너스 4%의 경제성장률을 보이지만 2010년에는 4.2% 성장으로 급반등,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회복 속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어려움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일년 만에 -4%에서 +4.2%, 무려 8.2%포인트의 빠른 회복 전망이 나온 근거에 주목했다.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한국 경제 급속 회복을 예상한 주요 근거로 정부의 정책 대응을 꼽았다. 그는 "첫째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이 건전하다"면서 "은행권은 충분한 자본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실채권 비중이 아직 낮고 대기업의 재무 상태가 대체로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정책 당국은 이러한 건전한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 포괄적이고 선제적 대응을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 국장은 "중앙은행은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선에서 통화 정책을 적절하게 완화했으며 정부는 2009년 예산에 중요한 경기 부양책을 반영했다"며 "한국 정부는 외부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해 왔으며 금융 및 기업 부문을 지원하고 다른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융권의 급격한 자산축소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일본 중국과 양자간 통화스와프을 체결하는 등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 국장은 또 '올해 -4%, 내년 +4.2% 성장 전망의 의미'를 "-4%는 지난해 4분기 -5.6%라는 이미 발생한 실적치의 반영에 따른 통계적 숫자로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금년은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에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제의 회복시점은 상당히 불확실하지만 일단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한국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리했다.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 역시 "한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하고) 가장 빨리 회복하는 국가가 될 것"라고 내다봤다. 칸 총재는 'IMF 경제 전망이 빈번히 수정되는 등 너무 근시안적인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IMF는 경제전망 정확성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4%라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다소 놀라운 수치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한국이 가장 빨리 회복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기획재정부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육동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정책포털 기고문에서 "한국경제가 2009년에는 세계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지만, 중장기 전망을 기본적으로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세계경제가 회복하면 한국은 경기순환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견실한 성장세를 회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정부 대응이 부족하다거나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세계 각국 정책을 비교 분석하는 IMF에서는 정부 정책대응을 경제 회복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IMF의 설명을 들으니 한편으로는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육 국장은 "정부가 경제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상반기 조기집행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2009년에 IMF 전망보다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 전체 업무계획도 작년말까지 끝냈으며 재정집행 위한 조치도 끝내 급격하게 경제가 위축되는 것을 막기위한 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재정집행을 상당히 속도전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금년도 주요사업비 258조원 가운데 금년 1월 계획이 25조1000억원 투자였지만 실적은 27조6000억원으로 당초 목표대비 110%를 달성했다"며 "앞으로 현장을 검증하고 모니터링하고 막히는 곳, 잘 소통이 안되는 부분에 더 집중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