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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쟁점법안 협상타결로 국회가 20일만에 정상화된 7일 한나라당 내홍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특히 친이(이명박)계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홍준표 원내대표에게 불만을 대놓고 쏟고 있다. 또 한나라당 트로이카 대변인 중 한 사람이자 친이계 모임 '함께 내일로' 소속 차명진 대변인은 전날(6일) 타결된 여야 쟁점법안 협상에 반발해 대변인직 사의를 표명했다.
차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나라도 책임을 지겠다. 대변인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는 일찍부터 법안전쟁을 선포했지만 말 뿐이었고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차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근혜 전 대표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의사당 점거에 속수무책이었고, 믿었던 국회의장님은 모양좋게 합의해 올 것을 주문하며 중립을 선언했다"며 "당내에서조차 좋게 합의하면 될 것을 왜 싸우냐며 맥 빠지는 훈수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친이계인 차 대변인의 이런 비판은 향후 본격적인 당내 계파 갈등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차 대변인은 "지도부는 무릎을 꿇었다"는 표현을 써가며 한나라당 지도부를 성토했다. 차 대변인은 "(원내대표단이)폭력소수의 결재가 있어야만 법안을 통과하겠다는 항복문서에 서명했다"며 "나 역시 대변인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평의원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에 부탁드린다"며 "1월 임시국회에 마지막 기대를 걸겠다"고 말해 쟁점법안 강행처리를 촉구했다.
한편, 박희태 대표는 "이 사안은 대변인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며 차 대변인의 사표를 반려했다고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차 대변인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일단 '사표 반려'로 갈등이 마무리 되는 듯 보이지만 당내 최대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집단 반발도 만만치 않다. 멤버인 심재철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심 의원은 "결과적으로 야당의 불법과 폭력에 동조한 지도부의 자정과 대국민사과를 바란다"며 "이번 토요일(10일)까지 연석회의를 개최하자"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차 대변인 사표가 단독행동이냐, 의견수렴이 된 것이냐'는 물음에 "돌출된 단독행동은 아니다"고 답했다. 친이계가 지도부에 협상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그는 "당 지도부는 아니고, 원내지도부만(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어제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수용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어제도 분명 반발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추인해 달라고 우루루 오던데 '때려 죽여도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