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5일 국회의장실에서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협상을 재개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후 김형오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지난달 31일 협상 결렬 이후 닷새만에 협상을 재개했으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과 언론 관계법, 금산분리 완화 문제 등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지난 1일 마련된 `가(假) 합의안'을 수용해줄 것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가 제안한 여야간 쟁점이 없는 95개 법안을 일단 처리하고 쟁점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자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의 경우 한미FTA 비준안을 6월 협의처리로 미루는 대신 금산분리 완화는 2월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언론 관계법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상정하고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이 2월 상정 자체에 반대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다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단독상정과 국회 본회의장 점거로 인한 국회 파행 등에 대해 서로 사과하고,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은 이른 시일내 처리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처럼 이날 여야 협상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6일 열릴 예정인 협상에서도 여야간 팽팽한 신경전 속에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협상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처음에 국정원법 등 사회개혁법안 13개를 양보할 것처럼 하다가 나중에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하자고 하는 등 말을 하도 바꿔 합의를 못했다"고 민주당측의 협상 자세를 비판했다. 민주당 원 원내대표는 "오늘은 각 당의 입장이나 양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한 정도"라며 "시간을 정하지 않았지만 내일 다시 만나 협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는 선진.창조모임의 새 원내대표인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함께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도 동참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이날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농성중이던 민주노동당 의원과 보좌진의 강제해산을 시도해 충돌을 빚었다. 사무처는 경위·방호원 100여명을 동원, 민노당 보좌진을 강제해산한 뒤 보좌진 19명을 경찰에 인계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