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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은 "도곡동 땅 실소유자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라는 '소문을 알고 있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대통합추진모임 소속 김동철 의원이 20일 내놓은 1998년 감사원의 포철 특별감사 문답서에서 '도곡동 땅 실소유자가 이명박씨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예, 알고 있다"고 답한 것에 대한 해명이다.
김 전 회장은 20일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시 김광준 기조실 상무가 (도곡동 땅 소유자가) 처남 이름으로 돼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전 시장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해서 (소문 내용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 조사를 받을 때는 정확히 얘기해서 (김 상무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이명박 땅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감사원 조사에서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은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냐'는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김 전 회장은 "그렇다. (내가) 등기부등본을 뜯어봤나 (알 수 없다)"라고 확인했다. 김 의원의 '감사원에서 도곡동 땅이 이 전 시장 소유임을 확인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마치 꼬투리를 잡은 것처럼 증거라고 하는데 무슨 증거가 있나, 소문이지"라고 일축했다.
또 김 전 회장은 박근혜 전 대표측 서청원 고문의 주장에 대해서는 "골프를 칠 때도 도곡동 땅이 이 전 시장 소유라는 소문이 자자하더라고 말해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서 고문쪽에서) 알아봐줄 수 없느냐고 해 어렵지만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뚱딴지같이 '이 전 시장이 3번이나 찾아와서 (매입을) 부탁했다는 허위사실을 기자회견을 하며 퍼트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날 그런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시장 소유인지) 알아봐달라고 해서 알아보려 애썼다. 그런데 방법이 없어서 박종근 의원에게 도저히 알아볼 수 없더라고 했는데 느닷없이 서 고문이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0일부터 28일 사이 차동세 교수, 박종근 의원이 알아봤느냐고 전화가 계속 왔다"고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은 "적당한 때 검찰조사에 나가 서 고문과 엇갈리는 진술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1998년 감사원 조사에서 도곡동 땅을 이 전 시장의 땅이라고 진술했다는데.
▲당시 감사원에서 "도곡동 땅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 전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해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는 땅을 매입한 김광준 상무가 보고를 하면서 "이 땅이 실질적으로 이명박 땅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전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감사원 조사를 받을 때는 땅의 실소유자가 누구냐가 초점이 아니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대통합추진모임 소속의) 김동철 의원은 꼬투리를 잡은 것처럼 (감사원 문답서를) 증거라고 하는데 무슨 증거가 있나, 소문일 뿐이다.
--단지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했나.
▲그렇다. 내가 등기부등본을 떼봤겠나.
--이 전 시장 소유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는 것은 사실인가.
▲그렇다. 그래서 사인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게 (조사의) 초점이 아니어서 '소문이 파다해서 그렇게 알고 있다'는 식으로 정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서청원 고문 주장은 어떻게 된 것인가.
▲골프를 같이 하면서 당시 이런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하니 좀 알아봐 달라고 했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뚱딴지같이 이 전 시장이 3번이나 나를 찾아와서 매입을 부탁했다는 허위사실을 기자회견을 열어 퍼뜨렸다.
--이 전 시장이 3번 찾아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나.
▲골프를 하면서 그런 말은 나오지도 았았다. 당시 감사원에서 여러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만약 이 전 시장의 부탁으로 사줬다면 감사원 감사의 초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감사원 조사 서류가 모두 검찰 중수부로 넘어갔고 그때 관련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검찰에서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 수사는 없었나.
▲그 당시에는 초점이 부지를 비싸게 샀느냐, 커미션을 받았느냐, 압력을 넣었느냐 하는 것들이었다. 이 전 시장 땅인지 아닌지가 아니었다. 감사원이나 검찰이 이에 대해 조사했는지는 모르겠다.
--검찰에 가나.
▲모레(22일)나 다음주나 적당한 때 갈 생각이다. 이 전 시장이 3번이나 나를 찾아와서 부탁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이에 대해 반박할 것이다.
--도곡동 땅이 이 전 시장 소유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는데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 시절에는 정치인이나 부자들은 명의신탁하는 게 흔했다. 도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지 몰라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았다. 이 전 시장도 유명인이었으니 그런 소문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실질 소유자인지 여부를 처남(김재정씨)에게 물어본 것도 아니고 이 전 시장에게 물어본 것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