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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세력을 모색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4일 신당 건설과 인물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천명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전진코리아(최배근 김윤 김윤식 공동대표) 제2차 범국민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은 의지를 밝혔다.
손 전 지사는 "국민의 간절한 희망대로 새로운 정치의 가치와 비전, 새 중심정당 건설의 방향과 방안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토론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의 한국 정치는 구태와 무능이 지배하고, 이념·세대·지역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당면한 이러한 과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가 절실하다"고 '새 정치, 새 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손 전 지사는 '새로운 정치'의 조건으로 9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인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는 정치 ▲봉사의 정치 ▲국민의 이익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는 정치 ▲선진평화의 정치 ▲융화동진(融和同進.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함)의 정치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을 만드는 일 ▲새로운 주역이 이끌어야 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드림팀'을 구성한 새 정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물대장정' 시작하겠다"
그는 특히 '새로운 주역'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당의 주역은 지식경제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창조적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의 훌륭한 지도자들, 역량 있는 정치인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전문 역량 신진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CEO, 현장의 전문가, 시민운동 지도자, 역량 있는 정치인 누구라도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이면 내가 직접 찾아가 국민을 위해 일하기를 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역량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 '인물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물대장정'과 관련, 손 전 지사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제 인물대장정을 떠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차에 올라타며 "지금 이 차 타고 출발한다"고도 했다. 손 전 지사 캠프의 이수원 공보실장도 "(누구를) 특정해서 얘기한 것 같지는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아울러 범여권이 진행하고 있는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기존 정치권의 통합논의에 국민에게 어떤 희망도 두고 있지 못하다"며 "이제 정치권의 통합논의는 새로운 정치질서 형성으로 승화돼야 한다. 검증된 역량 있는 정치인이 새로운 정당 건설의 새 주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자신의 역할을 '밀알', '불쏘시개', '목수' 등에 비유하며 "난 국민 앞에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출하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새로운 정치질서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 자신을 비우고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 밀알이 돼야 한다면 밀알이 되고, 불쏘시개가 돼야 한다면 불쏘시개가 되고, 목수가 돼야 한다면 목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국환 중도개혁통합신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손 전 지사의 새 정치의 개념이 큰 잣대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기존 정파의 이합집산이나 또는 정치인만의 통합 등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통합신당에서 통합신당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윤 전진코리아 공동대표는 "전진코리아는 한국정치가 근본으로 돌아가고 그 깊이와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을 깊이 새기고, 이를 구현해나가는 데 앞장서겠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새로운 정치질서 창출을 갈망하는 국민의 바람이 허망하게 끝나지 않도록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뚫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인사말 했다.
이계안 민생정치모임 의원은 '샐러드 정당론'을 내세웠다. 이 의원은 "과거 미국사회를 '용광로'사회라고 명명해왔으나, 최근 '샐러드' 사회로 바뀌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는 융합을 통한 단결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인종적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당을 살펴보면 김용갑 의원과 원희룡·고진화 의원이 함께 있지만 당 대표의 리더십으로 지휘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한나라당이 좀 더 샐러드정당 기능을 잘 수행해왔다"며 "샐러드 정당은 기존의 여의도사람(정치인)들끼리 형성한 기존의 폐쇄적이고 강력한 벽(기득권)을 깨고,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중심세력과 새로운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은 "지금 국민에 필요한 건 희망"이라며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지금의 높은 지지도, 멋진 새판짜기도 승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주제발표에서 말했다. 이날 특별강연이 예정됐던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유한대학 학장)은 학교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전진코리아 정영훈 변호사는 마무리 발제를 통해 "코리아가 전진하기 위해서는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거치며 새로운 중심정당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며 "선진한국, 선진코리아를 개척해 나갈 중심정당은 성장동력 창출, 사회안전망 구축,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3대 정책과제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의 전진기지가 될 '선진평화연대'는 다음달 17일 본격적으로 출범한다. 이 때를 맞추기 위해 손 전 지사 측은 지금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새 정당을 위한 인물영입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중심당을 탈당해 통합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신 의원, 민생정치모임의 이계안 제종길 의원이 참석했고, 민생정치모임이 화환을 보냈다.
◆전진코리아=제3의 정치세력인 전진코리아는 중도개혁 성향이고, '비 열린우리당-반 한나라당'을 기치고 내걸고 있다. 이 모임은 최배근 건국대 민족통일연구소장, 김윤 세계경제화포럼 대표,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각 분야의 386 운동권 출신 100여명이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