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이 졸지에 ‘꼴뚜기’(?)가 됐다. 김 의원이 범여권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 나서겠다면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한나라당은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뛰는 격”이라고 힐난했다.

    대선을 10여개월 앞둔 범여권은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다. 범여권은 내․외부인사 가릴 것 없이 현재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만해도 벌써 1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당 의장 내지 당 최고위원을 한 번이라고 경험했거나, 장관의 경력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당내 중진급 의원이면 모두 한번씩은 자의건 타의건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최고경영자(CEO) 출신이거나 여성이라는 신분도 범여권에선 대선주자로 거론되기에 ‘손색’(?)이 없으며, 거론되는 본인 당사자가 ‘싫다. 아니다’고 해도 범여권 주변에선 ‘군불때기’작업이 본격화된다.

    이런 상황을 빗대 당내 한 중진 의원은 농 섞인 말투로 “나도 그때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면 지금 외부영입인사 1순위로 잠재적 대선주자가 됐을텐데, 그때 마누라 말을 들을 걸…”이라면 쓴웃음을 짓기도 했었다.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원웅 의원을 비롯 현재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전직 당 의장 출신인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의장에다, 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혁규․김두관 의원이 있다. 전 원내대표 출신이자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도 차기 대선주자 예기가 나오면 “왜 나는 끼면 안되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습이며, 10여개월간의 총리직 수행을 통해 국정운영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되는 한명숙 총리가 당 복귀를 통해 대선행보를 염두에 놓고 있다.

    최고경영자 출신인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을 비롯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의 한 축을 꿰차고 있으며,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씨는 잠재적 대선주자 수준을 넘어서 어느새 범여권의 핵심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의건 타의건 올 연말 범여권이 구상하는 대선구도의 밑그림에 이런 저런 이유을 앞세워 짜맞춰가고 있는 모습인데, 범여권이 추진중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 참여 경선)의 ‘반전’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변변한 대선주자 하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링에 많은 사람은 올려놔야 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범여권의 대선경선 과정이 국민의 이목을 끌기 위한 ‘고육책’(?) 측면이 짙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범여권의 한 의원은 “예전 3김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닌데, 3김시대 같았으면…(이게 가능했겠느냐)”이라면서 구심점없이 ‘해메고’ 있는 여권의 현 상황을 자괴했다.

    서민․중산층을 위한 개혁정당,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 백년 정당을 만들겠다던 열린당이 그간 약 3년여기간 동안 수차례 당의장을 바꾸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바꾸고, 당내 인사를 내각에 보냈던 것이 결과론적으로, 잠재적 대권주자를 배출하기 위한 ‘양성소’를 만들려했던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잠재적 대권주자가 확정적 대권주자로 바뀌는 상황이 오면 열린당의 역할도 마무리되고 운명을 다하지 않겠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