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신년들어 평균 4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보이며 대선고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파죽지세'를 이끄는 원동력을 여론조사전문가들이나 이 전 시장 캠프측은 '경제'와 '희망'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으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반면, 일각에서는 마땅한 여당 대선주자가 부각되지않은 상황에서 이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은 '거품'이라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뉴데일리는 4일 이 전 시장의 최측근으로 원내에서 '이명박 전도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개인사무실에서 만나 이와 관련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정 의원은 "현재 여론지지율에서 이 전 시장은 이미 국민후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옛날 틀로 바라볼 때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 전 시장 자체가 새로운 유형의 정치인상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마치 케냐 고산에서 뛰던 무명 마라토너가 여러가지 테크닉을 보유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그냥 확 뛰어' 1등을 하는 것처럼, 이 전 시장은 기존 정치틀을 깨는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이 정치스타일에 국민들이 공감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다른 방식', 기존의 틀을 깨는 사람이 이겨왔다"고 덧붙였다.

    "이명박은 국민후보…기존 정치틀 깨는 스타일"
    "경선즈음 엠비노믹스 나온다" 정책 총망라할 듯

    그는 또 이 전 시장의 강세요인으로 "경제가 안좋은 상황에서 국민들이 '오로지 이명박이 경제에 대한 희망이다'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경제난국을 타개하기위해 학자들의 이론경제보다 이 전 시장과 같이 직접 실물경제를 경험해본 사람이어야한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로 정 의원은 '변화된 정치지형'을 꼽았다. 정 의원은 "호남지역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듯 지금은 지역구도도 깨지는 과정"이며 "지역구도뿐 아니라 세대구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 과학도시 건설 등 이미 선보인 대형 공약외에도 이 전 시장은 경선출마선언 즈음 '엠비노믹스(MBnomics)'를 내놓을 것이라고 정 의원은 밝혔다. 이 전 시장 이름의 이니셜과 이코노믹스를 혼합한 엠비노믹스는 보육, 교육, 에너지, 부동산 등 민생문제와 직접 관련된 국가정책을 총망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현재 학자,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 이를 다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거품은 없다…한나라 찍지않던 '제3지대'층 이명박에 쏠려"
    "경선방식, 이젠 후보 유불리 떠난 얘기…대선승리차원에서 접근해야"

    여권후보가 구체화될 경우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빠질 것이라는 소위 '거품론'에 대해 정 의원은 "노 대통령을 찍었던 표가 다온 것같다고들 하지만, 그렇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던 중도성향층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한번도 찍지않았던 수도권, 40대, 화이트칼라로 대표되는 '제 3지대'층, 다시말해 개혁성향으로 상징되는 중도표가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네거티브 캠페인이 있더라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한나라당을 포함한 양대정당의 후보가 아닌 박찬종 전 의원, 이인제 의원, 정몽준 의원 등 '제 3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층이 이 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또 대선 1년전 지지율 1위 주자는 본선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징크스'에 대해서도 "옛날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단지 두개의 케이스만으로 징크스를 얘기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 전 시장과 같은 새로운 정치지도자가 나타나 지지율을 뺏아가지않는 한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일방적인 독주가 한나라당 경선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했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경선과정도 그랬듯 경선기간이 몇달이든 결과는 중간에 결정됐으며, 한나라당도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며 "승패가 너무 일찍 판가름나는 경선판이 국민들에게는 무미건조하게 비쳐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독주를 할 것이라기보다는 제 3자의 입장에서 한나라당의 대선승리라는 측면에서 고민할 때 그렇다"고 전제한 뒤, "경선에 많은 주자들이 더 뛰어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오는 4월 재보궐선거 분위기도 과거와 같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의 '혼자잔치'가 되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대표직을 역임하며 각종 선거에서 '근혜불패'신화를 보여온 박 전 대표측이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반전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은 '오산'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정 의원은 "이 전 시장은 정치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 중 하나인 선거기여도라는 측면이 없는게 흠이었지만, 오히려 재보선이 있다는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보선을 통해 '아, 이명박도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도움이 됐구나'하는 새로운 면을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회의원 많다고 지지율 올라가나…손해뿐인 의원 줄세우기 쓸데없는 일"
    "네거티브 걱정안해…학습효과로 국민, 후보 모두에 안먹힐 것"

    최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줄세우기'를 비판하며 이재오 최고위원을 맹비난한 것과 관련, 정 의원은 "이 전 시장이 뜨니까 자꾸 희생양을 찾는 측면이 있으며, 이 최고위원이 타킷이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 의원은 "줄세우기도 과거의 방식이며 고정관념"이라며 "국회의원들이 많다고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한 셈이다. 그는 "의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언론에서 재미는 있겠지만 실속은 없다"며 "국민들은 후보를 보고 직접 소통하는 것이지, 의원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부정적인 이미지만 주는 의원 줄세우기는 결국 '이익이 아닌 손해'를 남기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위적인 줄세우기가 아니어도 의원들은 당연히 '되는 쪽'을 따라오지 않겠느냐는 자신감과 함께 최근 열린 박 전 대표의 신년인사회에 수십명의 의원들이 몰린 것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캠프인 견지동 안국포럼에 책상도 없다는 정 의원은 "의원들이 (캠프에) 많으면 의사소통만 복잡해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당내 경선방식 논란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이제야말로 후보간의 유불리를 떠난 얘기가 됐다"며 "대선승리차원에서 바라봐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심에서도 이 전 시장이 앞선 것으로 나타난데 대한 지적이다. 정 의원은 "현행 규정이 9개월동안 논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9년 논의했더라도 대선승리에 필요하다면 바꿔야하는 게 아니냐"며 "이는 후보들이 아닌 당에서 결정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을 향해 더욱 거세질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정 의원은 "전혀 걱정안한다"고 여유를 나타냈다. 그는 "국민들도 두번은 속아도 세번은 속지 않을 것이며, 후보역시 거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과거를 통해 익힌 이 두가지 학습효과로 인해 네거티브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네거티브는 비전이 없는 사람에게는 모르겠지만, 희망과 기대가 있는 사람에게는 의미없다"며 "저 사람이 우리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국민의 희망과 기대가 있는 한 네거티브 캠페인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지성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정치인'

    3집앨범까지 낸 대중가수이자 지난 2001년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라는 베스트셀러를 발표한 유명작가, 그리고 행정고시 출신의 서울시 부시장, 2006년 국감NGO모니터단이 선정한 '국정감사 우수의원'. 이 모든 것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가진 모습이다.

    이보다 더 알려진 정 의원의 수식어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최측근'과 '노래하는 국회의원'이다. 인터뷰 도중 '최측근'이라는 말에 정 의원은 "나는 그런 얘기한 적이 없는데, 이 전 시장이 (언론을 통해) 보고 '이 친구가 자가발전하는구나' 생각할 것 같다"며 웃어넘긴다. 곧이어 그는 "우리 사회는 친북반미를 개혁이라고 불러왔지만, 나는 이명박을 개혁으로 본다"면서 "일을 해내고 바꿔내는게 개혁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도 깨치고 있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표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말 두번째 저서인 '최고의 정당 최악의 정당'을 발표하며, 축사도 식순도 없는 '독특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무려 6시간동안 계속된 출판기념회에는 자유롭게 하객들이 드나들었으며, 이들에게 정 의원은 노래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너무 튄다는 비난을 받지않느냐는 물음에 정 의원은 "아직 당직을 한번 맡아본 적이 없어, 나 혼자서 뭘하다보니까 엉뚱해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오해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난 지극히 정상적이고 차분한 사람인데…"라고 한다. 자신의 '기행'에 대한 해명인 셈이다.

    정치인으로서 정 의원의 목표은 '고정관념과 허례허식을 깨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믿는다. 정 의원은 "고정관념을 깨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권력이나 무슨 자리보다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더 욕심이 있다"고 말한다.

    주위사람들을 깜짝 놀라게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날라리'로 불리던 정 의원은 고시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정 의원은 24회 행정고시에 '덜컥' 합격, 자신의 의도대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하니 보통 '괴짜'는 아니다. 그는 "합격했다니까 정말 기절하더라"며 아직도 재미있어했다.

    학창시절 학교 공고란에 '아무개 장학금 받았다. 술집으로 모여라'는 공지 밑에 '정두언도 온다'는 글귀를 붙여 손님을 끌 정도로 정 의원은 '스타대접'을 받기도 했다. 정 의원은 "술이 얼큰히 오르면 식당 테이블을 모아놓고 그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상천외한 일을 생각하는 것은 삶을 윤택하고 활기있게 하는 것 같다"는 정 의원은 "두권의 저서를 펴내고, 글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한다. '4집 앨범'은 언제쯤 발표할 거냐고 물어보니 정 의원은 "노래라는 것이 부르는 사람의 컨디션이 중요한 데, 요즘 너무 술을 많이 마셨다"면서 '프로'답게 "지금 앨범을 생각하는 것은 노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손사래쳤다.

    <주요 경력> 경기고/서울대 무역학과/미국 죠지타운대 정책학석사/국민대 행정학박사/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재학중)/행정고시 24회 합격/국무총리 정보공보비서관/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프로축구단 추진위원장/17대 국회의원(서울 서대문을)/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한나라당 문화예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한국 어린이보호재단 홍보대사/서울 돔구장추진위원/대한민국 락 발전협의회 고문/전국 바둑교실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