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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범여권대권후보로 부상하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관련, "정책은 누구나 다 만들수 있지만, 어떻게 효율적으로 계획대로 실천할 수 있는가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여권주자로 누가 거론되든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로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25일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해를 정리하면서 여러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총장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본인이 출마하겠다고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하는 것은 너무 빠른 코멘트가 된다"면서도 "정책을 행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느냐에서 차이가 난다"며 실천력에서의 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나도 정책만들 때 대학교수들로부터 신세를 많이 진다"고 말해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원칙적으로 군복무기한 단축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남북관계가 핵문제로 긴장상태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국민들에게 걱정스러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기우가 든다"며 "가능한 것인지 신중하고 철저하게 검토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아이를 군대보내봤지만 군대에 보낼 자식이 있는 부모나 당사자들은 기간단축된다면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불거진 노 대통령과 고건 전 국무총리 간의 갈등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국민이 볼 때 현 정부의 초대 총리와 대통령간의 설전으로 신뢰감이 떨어지고 불안해하지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자신을 겨냥한 네거티브 캠페인에는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미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 아니냐"면서 "(네거티브 공작을) 해봤던 사람은 또 하고 싶겠지만 국민들이 김대업 공작으로 학습돼있기 때문에 2002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내가 기업 CEO출신이니 막연히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이지 기업활동과 정치활동을 해오면서 어떤 환경에서도 비도덕적으로 지적 받은 일이 한번도 없다"며 "(부정이) 없는 사람은 걱정할게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시장은 "근본적으로 네거티브할 것이 없으니까 '있다, 있다'하는 것으로 전략을 짜는 것 같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고공행진을 계속중인 자신의 지지율과 관련해 이 전 시장은 "국민이 경제, 안보, 사회질서 등 모든 문제에서 총체적인 위기감을 느껴 (해결을) 기대하는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이는 것 같다"며 "한결같은 기대감을 보면서 굉장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내가 인기스타도 아니고 국민들도 얼굴을 보고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국가 위기감에 따른 절실한 상황에서 지지가 나온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이 나를 '일 열심히 하는 사람,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반값아파트' 등 부동산 정책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토지비용을 뺀 주택가라는 개념의 반값아파트도 하나의 방도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뒤, "한번도 집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가야하며, 이러한 무주택자에게는 적정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책임을 정부가 지고 거기에 맞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아주 강하게 갖고 있다"며 "동경, 뉴욕과 같은 국민소득 4만불 국가도시와 1만불인 서울의 아파트값이 같아서야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사실 총괄적으로 좀 아는 편"이라며 자신한 뒤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하나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만 해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너무 자세히 얘기하면 선거공약이 되버리기 때문에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선언도 안한 사람으로서 시기적으로 맞지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나 "국민전부가 잘사는 나라,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 다시말해 부국안민이 목표"라면서 "부동산 정책에서도 잘사는 사람 망하게 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사람은 잘살도록, 잘사는 사람은 더 잘살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내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전 시장은 "선거가 1년이나 남았는데 곧바로 정치행보를 보이면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주지않겠나"며 "금년과 같이 정책을 갖고 국내외를 다니며 직접 확인하고 이를 다듬는데 당분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식출마선언 시기에 대해서도 "여의도(정치권)를 중심으로 보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민생은 위기와 절망속에 있어 해야할 일이 너무 많고 걱정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출마선언하는 것은 분위기가 맞지않다"고 정리했다. 그는 "천천히, 조용히 '했는 둥 마는 둥'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은 신년 사자성어로 한천작우(旱天作雨)를 제시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번 대학신문에서 밀운불우(密雲不雨)라는 2006년도 사자성어로 선정했는데, 한해를 보내는 현실을 정말 잘 표현했다"며 "그걸 보고 2007년을 앞두고는 희망적인 사자성어를 만들었으면하는 생각에서 한천작우를 골라봤다"고 말했다. 한천작우는 맹자(孟子)의 양혜왕장구상편(梁惠王章句上編)에 나오는 구절로 "7,8월 한여름에 가물어 잎이 타고 싹이 말라버리는 상황에서 백성들의 큰 뜻에 의해 비가 내려 싹이 트고 꽃이 핀다는 희망적인 뜻"이라고 이 전 시장은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금년 현실을 표현한 밀운불우와 내년 희망을 뜻하는 한천작우가 연결되는 것 같다"고 '희망'에 의미를 뒀다. 이 전 시장 측은 "폭정에 대해서는 엄중한 벌을 내리며 그 벌은 백성이 내리지만 결국 하늘의 뜻"이라며 '어지러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의 도탄이 지속되면 하늘은 백성의 뜻을 살펴 비를 내린다는 의미'로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