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수구연합'의 낡은 이념을 대체하고 자유주의 이론에 근거한 21세기 국가 발전상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출범한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가 창립2주년을 맞아 5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은행회관에서 창립기념식 및 후원의 밤 행사를 갖고 '제2의도약'을 선언했다.

    뉴라이트 운동의 사회적 분위기 확산과 맞물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비롯,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나라당 대변인 나경원 의원,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류근일 자유주의연대 상임고문, 유세희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나성린 안민정책포럼 회장, 박범진 전 의원 등 정계와 시민단체 인사 30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내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가 축사에 나서면서 행사장 이곳저곳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취재진과 참석자들로, 시종일관 열띤 분위기속에서진행됐다.

    먼저 축사에 나선 이 전 시장은 자유주의연대 창립2주년을 축하하면서 "2년의 세월이 그리 길진 않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긴 세월을 보낸 것 같다. 우리가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긴 시간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 같다"는 말로 첫 운을 뗐다.

    이 전 시장은 그러면서 "때늦게 진보와 보수가 싸우고 이념적 갈등으로 혼란스런 나라를 보면서 우리의 처지가 참 딱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며 "하루속히 이러한 논쟁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라는 국가적, 확고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해서 선진한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미래에 세계와의 경쟁에서 행복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선진대한민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새로운 보수가 힘을 모아서 새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지금의 이 시대는 혼란스럽지만 남을 비하하는 비판보다는 남을 격려하는 비판, 건강한 비판을 통해서 우리사회가 발전할 수 있어야 하며, 건강한 비판을 하는 뉴라이트가 돼서 건강한 보수가 건강한 선진한국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손 전 지사는 행사장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더니 "오늘 엄청난 행사가 열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소박한 행사"라는 말로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뒤, "우리가 지금 뉴라이트운동에 대해 거는 국민적 기대가 그만큼 큰데에 비하면 오늘 이 행사는 오히려 조촐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뉴라이트운동에 거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손 전 지사는 그러면서 곧바로 선장인 친구 얘기를 꺼내들었다. 손 전 지사는 "선장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저에게 '선장의 역할이 뭔지 아느냐'고 묻더라.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선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배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망망대해에서 우리 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줘야 그 다음 어디로 가고 항로를 결정해서 나갈 수 있다"며 '선장론'을 제기했다. 

    그러더니 손 전 지사는 "노무현 정권이 이렇게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고 국민들을 좌절과 패배의식에 젖게 하는 이런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위치, 세계적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노 정권을 힐난했다. 손 전 지사는 "21세기를 살면서 아직까지 1980년대의 낡은 좌파이념을 갖고 우리나라를 보고, 그 시점에서 항해해 나갈려고 하니 우리는 계속 끊임없는 좌절과 혼란속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노 정권이 좌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음을 강하게 질타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낡은 좌파와 낡은 보수를 뛰어넘는, 우리의 좌표를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이것이 뉴라이트운동의 이념적 좌표 설정의 목표"라면서 "바로 뉴라이트운동이야말로 우리사회가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어디 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운동이며, 여기서부터 우리가 제대로 된 길을 걸어나가자"고 했다.

    손 전 지사는 또 "뉴라이트운동이 한편으론 낡은 좌파를 극복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우리가 구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극구 경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분명 21세기에 살고 있다. 자유주의의 의미는 한편으론 사회주의를 배격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국가가 모든 것을 관장하는 국가주도의 정치체계 사회시스템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이제 개발연대의 낡은 사고 방식, 낡은 행동의 틀을 벗어버리고 과감하게 미래를 향해서 선진한국을 이룩해 나가자"고 했다. 이 전 시장은 별 표정없이 손 전 지사의 축사를 들었다.

    이에 앞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는 인사말 대신, "뉴라이트운동에 대한 국민적 여망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아직도 멀다"면서 '창립2주년을 맞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사실상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신 대표는 결의문을 통해 "▲선진한국을 향한 비전과 정책제시를 통한 정책운동 ▲전교조 민노총 한총련 통일연대 등을 선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규정하고 이들의 시대역행적 이념과 기득권 지키기의 본질을 널리 알리고 강만길 백낙청 리영희 한완상 등 진보의 탈을 쓰고 반지성과 허위의 논리를 펴나가는 핵심인물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작업인 사상운동 등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신 대표는 또 "뉴라이트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커지자 이 흐름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무원칙한 세불리기나 조급한 정치권 줄대기 등 뉴라이트 초기정신에서 일탈한 행위가 나오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뉴라이트의 변질과 퇴색에도 강한 경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신 대표는 이어 "2007년 차기 대선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1987년 민주화체제'라는 구시대를 마감하고 '2008년 선진화체제'라는 신시대를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 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뉴라이트운동 상호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치밀한 준비와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는 축사가 끝난 직후 바로 행사장을 떠났으며, 이어 진행된 행사에서는 우파 정치웹진 '폴리젠'과 그간 자유주의 담론을 주도해 왔던 '뉴라이트닷컴'이 인터넷사이트 통합을 알리는 선포식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