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우정당을 자처하는 ‘시스템21’이 12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웨딩문화원에서 창당발기인 전진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가 한국 정당사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정통보수’를 표방하는 ‘시스템21’은 '국민의 함성' 대표 지만원씨가 추진하는 것으로 내년 1~2월경 창당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주최측은 이날 행사에 창당발기인 50여명을 비롯해 5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지씨는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익정당이라고 알려져 있는 한나라당은 실질적으로 우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역사를 부정하고 김일성의 괴뢰역사를 숭배하는 노무현 정부에 효과적으로 저항하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마저 좌로 경도되는 것을 참다 못해 당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깜깜한 이때에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경쟁정당’, ‘대안정당’이 나와야 한나라당도 자극을 받고 희망이 생긴다”고 창당 동기를 밝혔다.

    지씨는 “정치인들의 소위 ‘이벤트성 정치’를 지양하고 실질적으로 국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시스템에 의해 굴러가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리 사회가 좌편향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며 “극우를 표방하는 깃발을 내걸고 사람들을 한 데 묶는데 일조하겠다. 자유민주주의의 국가관이 투철한 우익세력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좌경화, 대한민국의 건국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씨는 “순수 애국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도모하겠다. 일반적으로 창당을 하면 수백억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경유착이 돼야만 당이 운영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경유착을 안해도 운영되는 정당이 한국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깨끗한 정당’의 효시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시스템21은 ▲이승만 건국정신과 박정희 근대화 정신 계승 ▲북한 공산당과 선을 긋고 한미일 우호관계 복원 강화 ▲대북지원금의 남한 절대빈곤층 일자리에 투자 ▲방만한 공공기업 정리 및 세금정책 원상복귀 ▲기업의 자유 최대한 보장 ▲노동시장의 자유경쟁 보장 및 노동폭력 근절 ▲교육규제와 간섭 철폐 ▲수도분할 포함한 노무현 정부의 정책 백지화 등 14개 사안을 주요 정책목표로 세웠다.

    이와 관련,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위원장은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군 출신 시민단체로 정당에 기웃거리거나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좌우를 넘나들면서 소위 정체성이 모호한 기회주의 정당인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나라당 아니면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당내의 오만방자한 마음에 경종을 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극우정당의 출범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이동호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장도 “우파의 노선을 확실하게 걷는 정당이 생긴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전제한 뒤 “지씨 개인의 파장은 예측 못하지만 강력한 우파정당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기존의 우파도 포함하지만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중도성향을 포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명확한 자기 선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진보쪽에 열린우리당, 좌파노조정당으로 민주노동당이 있는 것처럼 보수쪽에도 대중정당인 한나라당 말고 좌파에 철저하고 강경한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는 우파정당이 있어야 한다. 편파적이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우파진영 내에서 서로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한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학자들은 극우정당이 과연 각종 선거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민주노동당의 예에서 보듯이 비례대표제를 잘 활용하면 일정한 의석 확보가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학자들은 한나라당은 대중정당을 표방하고 있어 가능한 한 다수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수 밖에 없다며 극우정당이 나와 좌파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이나 우리 사회의 좌편향 세력과 맞선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며 사회의 다양한 이해를 대변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경보수 일각에서는 극우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실적으로 원내진출이 여의치 않다는 점때문에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스템 21이 극우정당으로 일정한 세력을 확보할 경우 한국의 정치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