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가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을 향해 쓴소리를 쏟았다. 김 목사는 25일 오전 여의도 모 호텔에서 '한나라당의 진로와 새정치수요모임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열린 수요모임 초청 강연에 참석해 수요모임에 보다 개혁적인 색깔을 선명히 나타낼 것을 주문했다.
양측 모두 자신들이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모임의 색깔이 비슷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들은 '2007년 정권교체'란 같은 지향점을 가졌다고 확인하면서도 뉴라이트는 개혁성향의 수요모임 색깔이 퇴색한 점을 질타했고, 수요모임도 뉴라이트가 특정정치세력 모임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는 등 정치세력과 비정치세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진홍 "수요모임, 그동안 자신감 자기확신 부족했고 부정적 이미지 강했다"
먼저 김 목사가 수요모임을 비판했다. 김 목사는 "수요모임은 보수야당인 한나라당 안에서 개혁세력으로서 참신한 역할을 선명히 해야 하는데 당내 불만·불평세력으로 자리매김돼 있다. 이는 여러분에게도 한나라당에도 국민전체에도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이어 "(수요모임은)당내 불만·불평세력이 아니라 국민전체를, 한반도 전체를 상대로 개혁의 깃발을 분명히 드러내야 하고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자신감과 자기확신이 부족했고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수요모임도 맞받아쳤다. 뉴라이트가 너무 정치적 색깔을 강하게 표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병국 의원은 "수요모임과 뉴라이트는 지향하는 게 비슷하다. 수요모임은 제도권 안에서 참보수를 하는 것이고, 뉴라이트는 한나라당의 일부 오염된 요소 때문에 보수 전체가 오해받는 것을 바꿔보자는 취지로 출범했다고 본다"며 "그런데 뉴라이트가 이를 정치적으로 실현시키는 주체를 처음부터 한나라당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정 의원은 "그런 가운데 뉴라이트가 출범했기에 초기에 많은 당내 정치공부모임이 뉴라이트를 모셔다 토론을 했지만 수요모임은 그러지 않았다. 뉴라이트가 정치권과 떨어져 활동해야 토양을 자유롭게 하고 정치권이 하지 못하는 부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지금 생각하면 뉴라이트가 주장하고 추진하는 방향을 모두 한나라당에만 걸고 있는게 아닌가 우려된다. 뉴라이트의 본 취지가 좁혀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병국 '뉴라이트 내 정치지향적 인사 정치진입용 단체 아니냐'
특히 정 의원은 김 목사에게 "단기적 목표인 '정권교체'가 달성된 뒤 뉴라이트의 행보는 무엇이냐. 당장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이냐"고 따진 뒤 "뉴라이트도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뉴라이트 안의)정치지향적인 사람들이 당장 정치권 진입이 어려우니 뉴라이트를 거쳐 진입하려 한다면 이런 일들은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목사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뉴라이트 안의 일부)오염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 단기목표인 정권교체가 되고 나면 (조직이)와해될 수 있고 본연의 순수한 뜻이 오해될 소지도 있다"고 재차 지적한 뒤 "단기적 목표를 완성한 뒤에도 뉴라이트 방향을 명확하게 해 미국의 보수단체들과 같은 일들을 해내야 할 것"이라며 뉴라이트의 정치세력화를 경계했다.그러자 김 목사는 "한나라당만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했다고 생각했다면 뉴라이트는 출범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김 목사는 "'한나라당만으로는 또 실패하겠구나' 해서 출범했고 그런 위기의식이 보편화됐기 때문에 (뉴라이트 출범이)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홍 "한나라당만으로 정권교체 가능하다 생각했다면 출범하지 않았을 것"
김 목사는 "자금도 조직 경험도 없는데 1년만에 이 만큼의 세를 모은 것은 시민들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좌파는 싸우다가도 잘 뭉치는데 우파는 잘 나가다가도 싸운다. 한나라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안되겠구나 해서 시민들이 힘을 모은 것"이라고 반론을 펼친 뒤 "이런 게 뉴라이트의 힘이고 저력이다. 정당정치로 뉴라이트를 생각하면 오해"라고 역설했다.뉴라이트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김목사는 "나는 정치감각이 있고 도덕성이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치를 권한다"며 "단, 정치에 입문할 때는 뉴라이트에서 갖고 있는 직책을 다 내놓고 가기 때문에 혼선이 일어날 수 없다"고 공박했다.
뉴라이트가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 등 보수연구단체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에도 김 목사는 "우리도 여러 재단과 연대하고 있다. 우파진영의 사관학교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양질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교육시켜 선거에 이기고 좌파를 꺾을 전략전술까지 짜서 내보낼 것이다. 앞으로 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3~4월엔 정치권과 연대할 계획, 민주당 국중당과도 연대할 것"
김 목사는 뉴라이트의 정치세력화 우려를 차단하면서도 일단 2007년 정권교체를 위해 더 적극적인 행보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김 목사는 먼저 뉴라이트가 기존의 시민단체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정당도 아니고 앞으로도 정당으로 나가지 않지만 종전의 시민운동단체도 아니다"며 "'통일선진한국건설' '정권교체'란 확실한 정치지향을 지닌 시민정치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1~2월 중 시변 등 뉴라이트 안의 개혁성향의 단체들과 정통보수세력까지 합쳐 연대를 이룬 뒤 3~4월쯤 정치권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한나라당만 생각하지 않고 가능하면 민주당과 국민중심당도 연대해서 정권교체를 하는 데 조직적 결속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범우파세력 연대를 역설하며 "한나라당이 국민중심당과 연대할 가능성은 거의 80%이상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고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선 "자체 갈등요소가 많아 쉽지 않다"고 점쳤다. 그러나 "아직 대선까지 기간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민주당 당명의 역사성을 고려해 통합할 때 당명을 민주당으로 할 정도의 파격적인 예우를 해주고 호남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다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설득력 있고, 이명박 알아주는 일꾼, 손학규 실력있다"
김 목사는 또 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박근혜-이명박-손학규 세 사람의 이탈방지를 요구했다. 김 목사는 "한나라당 후보들 중에도 친한 사람과 덜 친한 사람이 있지만 (박·이·손)세 사람 모두 훌륭하다. 중요한 것은 (세 사람의)후보단일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대 한나라당 후보들 중 지금 세 사람 정도의 수준을 갖췄던 예가 드물지 않았느냐. 세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괜찮을 것 같다"며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실력도 있고 외자도입을 잘했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알아주는 일꾼이고 박 전 대표도 만나서 식사를 해보니 설득력이 있고 보통이 넘더라. 어떤 때는 아침에는 이 사람이 좋았다가 점심때는 저 사람이 좋았다 한다"고 말한 뒤 "뉴라이트는 특정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일후보가 만들어지면 그 사람을 지원한다는 원칙을 설정해 놓았다"고 밝혔다.
김목사는 특히 이 전 시장에 대해서 "청계천을 복원한 것보다 서울시장으로 할일 다 하면서 3조원을 아껴 빚을 갚았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워낙 빚을 많이 져서 빚갚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목사 초청강연엔 수요모임 대표 남경필 의원을 비롯 원희룡 정병국 박형준 진수희 김희정 박승환 김정권 김기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